지난 9월 20일 서울대교구 한국 순교성인축일 행사에서 김수환 추기경은 세계성체대회를 계기로 전개되는 지속적인 실천운동인「한마음 한몸 운동」의 뜻에 따라 몸소 각막 실명자들을 위해 헌안(獻眼, 두 눈 기증)을 발표했다.
50년대에 프랑스에서도 사람의 헌안 운동은 바로 우리 천주교회가 앞장서서 전개함으로써 큰 성과를 거두었다 이제 한국에서도 사랑의 헌안 운동은 우리 천주교회에서부터 실천해야 하겠다. 이는 바로「한마음 한몸」에 합치되는 참사랑의 실천이기 때문이다.
각막이식 수술은 현재 가톨릭의대부속 강남성모병원 안과에서 필자가 중심이 되어 연간 약 60~80예를 하고 있고 나머지는 40~50예를 기타 몇몇 병원에서 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천주교회가 이번기회에 헌안 운동을 적극 펼 때 기증안부가 없어 각막이식 수술을 못해주는 과거와 같은 딱한 경우는 사라질 것이다.
■각막이식수술
우리 눈의 각막은 원래 투명한 조직이지만 그 배경이 검게 보여 검은자위라고 말하기도 한다.
각막은 눈에서 맨 처음 빛을 받아들이는 중요한 부분으로 만약 투명한 각막이 무슨 원인으로 뿌옇게 혼탁 되면 밖에서 들어오는 빛이 차단되어 망막→시신경→뇌로 전달되지 못 하게돼 결국 실명 상태에 이르게 된다.
각막이 혼탁 되거나 병이 생기는 원인은 유전적으로 두 눈에 변성이 생겨서도 오고 각막에 세균이나 헬페스성 바이러스나 진균의 감염에 의해서도 나타난다. 그 밖에 다치든가 화학물이 튀면 일어나기도 한다.
이런 경우 바로 실명됐다고 단정해 버릴 것이 아니라 정확한 진단 하에 혼탁 된 각막을 떼어내고 대신 맑은 기증안구의 각막을 이식해주면 시력을 되찾을 수 있는 것이다.
■기증안구의 보존기간
각각이식에 사용될 안구는 사망한지 6시간 이내에 적출, 습실 병속에 넣어 섭씨 4도의 냉장고속에 보존하게 되는데 이렇게 보존된 안구는 48시가 이내에 전층 각막 이식수술에 사용해야 한다. 그러나 표층 각막이식 수술에 사용되는 것은 1주일 보존한 것도 가능하다.
종래의 안구 습실 보존법외에 좀 더 보존기간을 연장시키기 위해 특수 보존액인 MIK액에 적출안구의 각막조직을 넣어 섭씨 4도에 보존, 약 2배의 기간 동안 연장하기도 한다. 냉동처리 보존(약 섭씨영하1백 96도)으로는 1년 이상도 건전하게 각막을 유지할 수 있으나 특수한 장치와 많은 유지비용이 필요하다.
■기증안구의 조건
나이는 5~60세의 건강한 눈이면 된다. 5세 이하 어린이 눈은 각막이 얇고 각막반경이 작기 때문에 부적당하고 60세 이상 고령자는 각막내피세포의 변화가 있기 때문에 대체로 전층 각막 이식에는 적합 치 않다.
안구는 교통사고나 심장마비 등으로 사망한 건강한 경우가 가장 좋지만 그밖에 만성질환ㆍ암으로 사망했을 때에도 사용이 가능하다. 그러나 패혈증ㆍ세균혈 증ㆍ백혈병 또는 매독 등이 있어 사망했을 때에는 이식에는 적합하지 않다
또 각막염ㆍ각막혼탁ㆍ녹내장ㆍ포도막염ㆍ안구위축ㆍ전안부의 수술 흔적 또는 종양이 있는 눈도 각막이식에 사용할 수 없다. 그러나 눈 뒤에 생긴 종양ㆍ근시ㆍ난시ㆍ원시사시ㆍ망막질환ㆍ후안부 질환으로 실명된 눈은 각막이 정상이면 각막이식에 적합하다.
■각막이식 수술과 효과
각막이식수술은 미세(微細)안과 수술 중에서도 고도의 기술과 경험을 필요로 한다.
오늘날 수술현미경외 등장으로 모든 수술기계와 봉합재료가 이에 적용하는 미세한 것으로 개량되었으며 이 때문에 각막이식수술은 좀 더 정확하고 능숙한 방법으로 발전됐다. 각막이식이 적응되는 각막질환의 폭도 넓어졌으며 선택된 증례에는 성공률이거의1백%에 접근하고 있다.
■헌안 운동에 참여해야
안과의사의 수술기술이 좋고 아무리 설비가 잘 되어있어도 기증안구가 없으면 각막이식수술은 할 수가 없다. 우리나라의 양안실명인구는 약15만평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 중에서 약10%인 1만 2천평은 각막혼탁 때문에 실명된 자로서 각막이식이 필요한 환자이다. 한쪽 눈만 각막질환으로 실명된 인구까지 포함하면 3만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이 많은 환자가 기증안구가 없이 현대의학의 혜택도 못 받고 매일 매일을 암흑 속에서 살아야만 한다는 것은 우리 모두가 깊이 생각해볼 문제이다. 우리는 언젠가 죽게되며 죽은 다음에는 썩어서 한줌의 흙으로 돌아가게 된다. 우리 육신이 죽어 썩기 전에 자기의 눈이나 실명한 이웃을 위해 기증하고 간다면 이는 바로 참된 이웃사랑의 실천인 것이다.
오늘날 헌안 운동은 진실된 인간의 참다운 동기 때문에 기독교ㆍ불교와 같은 대표적인 종교들은 물론 그밖에 유신론자ㆍ무신론자를 막론하고 사회의 넓은 각계각층에서 사람의 이웃선물로 점차 계몽되어 번져나가고 있다.
안 은행은 사망 후 불쌍한 실명자를 위해 자기 안구를 기증하려는 사람들로부터 등록을 받게 되여 등록자가 사망하면 눈을 적출해두었다가 각막이식이 필요한 병원에 무료로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미국에는 1944년에 현대식으로 운영하게 된「뉴욕 안 은행」을 비롯 1백개소 이상 안 은행이 활발히 기능을 발휘하고 있으며 다른 선진국가에서도 안 은행들이 적극적인 국민의 이해와 헌안 운동의 참여로 인해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자진 기증안구의 수효가 늘고 있어 최근에는 다른 나라에까지 보내주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세계적인 추세와는 달리 우리나라에서 안 은행의 운영이 잘되지 않았던 원인은 바로 현안 하는 사람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1967년 가톨릭의대 부속 성모병원 안과에「중앙 안 은행」이 설치 된 이래 상당수의 실적을 쌓았다. 79년엔 경희대학교 의료원 안과에「라이온스 안 은행」이 설치되고 80년에 수도국군통합병원 안과에도 군인환자를 위한 안 은행이 설치됐다.
장차 적극적으로 안 은행이 고루 설립되어 큰 혜택을 모든 국민이 받기위해서는 무엇보다 국민개개인의 참다운 이해와 보람 있는 사람의 실천이 앞서야 할 것이므로 거듭 헌안 운동에 적극 참여할 것을 호소하고 기대하는 것이다.
헌안에 뜻이 있는 사람은 서울서초구 반포동 강남성모병원안과(전화593~9121, 5141)영동포구 여의도 성모병원안과(전화789~1114)로 연락하면 헌안 신청카드를 우송한다. 신청카드가 없더라도 편지로 주소, 성명나이, 성별 등을 적어 보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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