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세주 그리스도의 강생 2천년을 뜻깊게 준비하기 위한 특별 성모성년이 선포됐다. 6월 7일 성신 강림대축일을 기해 개막되는 이번 성모성년은 내년 8월 15일 성모 승천 대축일까지 계속된다. 교회사상 2번째로 맞이하는 성모성년을 거룩하게 지내기 위해 성모회칙「구세주의 어머니」를 중심으로 성모성년의 의의를 알아보고 신자들의 실천사항을 소개하고자 수원 가톨릭대 교수 이정운 신부의 특별논단을 연재한다.

(편집자 註)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금년도(1987) 1월 1일 천주의 모친 성마리아 대축일이며 세계 평화의 날 미사 강론을 통해 교회사상 두번째 성모성년(聖母聖年)을 선포하셨다. 이 성년은 1987년 6월 7일 성신강림 대축일에 시작하여 1988년 8월 15일 성모몽소 승천 대축일에 끝나게 됨으로써 14개월간이 이번 성모성년 기간으로 정해졌다. 이 성년은 이례적인 성년이다.

첫번째 성모성년은 성모님의 원죄없이 잉태되신 무염시태(無染始胎=죄없는 잉태)교리가 신조(信條)로 선포된지 1백주년을 기념하여 교황 삐오 12세는 1953년 12월 8일부터 1954년 12월 8일까지 12개월의 이례적인 성모성년을 선포했던 것이다.

이때에 한국적 상황은 동족상쟁의 비극이 일어난 후에 포성이 그치고 전쟁으로 폐허되고, 부모와 친척 가족들 그리고 친구 등 수많은 군인들 그리고 부모 잃은 고아와 길 잃고 헤매는 사람들의 뼈아픈 고통과 어느 곳에 의지할데 없어 방황과 슬픔을 가늠할 수 없는 쓰라린 상처로 이 땅은 신음하고 있었다. 이번 성모성년은 첫 번 성모성년이후 34년 만에 두번째 맞이하는 성모성년이다. 개중에는 첫번째 성년을 맞이하였을 때 지난날을 회상하며 감격해하는 신자들도 있을 것이나 대부분의 신자들은 성모성년이 생애에 처음맞는 성년이 될 것이다. 그러므로 첫번 성모성년 한국주교회의 교서를 간단히 회고하며 두번째 선포된 성모성년의 의미와 성년 중 실천방안을 열거하고 교황청 내사원 성년대사규정을 설명하고, 이 논고를 맺고자 한다.

첫번 성모성년(1953년 12월 8일-1954년 12월 8일): 영복의 면류관

교황 삐오 12세는 1953년 9월 8일 성모성탄 축일에 『영복의 면류관』(fulgens corona)을 반포하셨다. 이에따라「성모성년」한국주교단 공동교서를 1954년 2월 16일, 17일 양일간 개최되었던 한국주교회의는 성모성년 교서를 동년 2월 18일에 회의 직후에 반포하였다. 이교서는 전란으로 상처를 받고 있는 교우들에게 성년의 축복을 전하고「특히 전란으로 인하여 물질상 타격을 받은 교우들에게 동정을 표시한다」하며 주교단의 애정을 전했다. 그리고 실천지침을 명했다. 그 내용을 먼저 대략 간추려 본다.

① 교황성하의 의향을 따라 성모께 대한 신심함양에 힘쓸 것과, 모든 본당 신부에게 성모축일과 매주 토요일에(특히 성모공경 특별행사를 가지라고 명하고, 지정성당 참배는 전국의 모든 성당을 정했었다.)

어느 곳에서든지 교회가 인정하여 경신례(敬神禮)가 이루어 지는 곳은 모두 성년지정 성당이 되었다. 또한 전국적인 성년대회가 10월 6일, 7일, 8일 3일간 거행될 것을 정하고 대회를 추진할 중앙위원회가 결성되었다.

② 세계 교회 안에서 5월 23일을 「아이들의 기도일」로 정한 날에 교황성하의 뜻을 따라「세계 평화」를 위해 기도하여 줄 것을 요청했다.

③ 그리고 단식과 금육의 관면이 전쟁동안에는 내려졌으나 성년을 잘 지내도록 하기 위해 단식과 금육의 관면을 해소하고 단식과 금육의 관습이 종전대로 이루어지게 하였다. 그리고 전쟁 후에는 주일을 지키는 일에나, 교리공부나, 성사생활에 있어 종전대로 돌아가게 하였고 성년동안에는 「성모호칭 기도」끝에 따로「원죄없이 잉태되신 올림을 받으신 모후여」를 호칭하도록 하고, 교회의 간행물의 구독을 권장했다.

④ 끝으로 무염시태 성모마리아의 특별한 보호하심과 한국순교 복자들께 한국가톨릭교회를 보호하여 주시기를 기도하면서 4가지의 실천사항을 명하고, 성모성년 중에 전대사를 명시하고 교황 삐오 12세의 성모성년 기도문을 전국에 배포하였다.

제2차 성모성년(-구세주의 어머니)

가. 의미: 요한 바오로 2세 교황께서는 이번 성년의 의미를 당신의 칙서(Mater Redemproris)에서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맥을 따라 그리스도와 교회의 신비 안에 하느님의 모친께서 특별히 계심을 강조하기 위함(구세주의 어머니 40항)」이라고 성년선포의 기본 뜻을 밝히며,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기본적 목적에 부응하여 교회가 생동적으로 살아 항해중에 있는 인류가 좌초되거나 표류 또는 침몰되지 않게 하시고자 함이다.

이는 현대 세계 안에서의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가 나아가야하는 좌표가 바로 그리스도의 세상 구원의 의지를 실천하고 생활하는데 있는 것이다. 십자가에 달려서 죽기까지 당신 자신을 비우시고 낮추시어 사람이 되셨고, 우리와 함께 사셨던 그리스도의 신비를 수용하는 응답을 전인적(全人的)으로 해야하는 그리스도 신자들의 나아갈 지표를 확고히 해야하기 위함이며, 이는 다툼과 분쟁 속에 좌초되고 있는 전 인류의 시련을 막아, 모두가 같은 주님, 같은 성령 안에서 살다가 성모님과 같이 「영광의 면류」관을 받게하기 위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