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의 시작은 광야에서 구원의 길을 외치는 소리로써 막을 올린다. 그 소리는 하늘나라가 다가왔으니 죄를 뉘우치고 세례를 받으라는 소리였다. 이 소리는 온 이스라엘 땅에 울려 퍼지는 소리였고 온 세상 사람들의 마음에 찌르렁 울리는 힘찬 소리였다. 구원의소리가 광야에서 들려온 것이다.
당시의 세계는 그리스인들이 지성으로 정교하게 갈고 닦은 예술과 학문의 세계를 창조하여 사람들은 세련된 문화인이 사는 땅이었다. 한편 로마대국은 그 고대 문화세계를 강력한 군사력으로 정복하고 로마시민이 된 자격은 인간의 최고영예로 간주하고 있었다. 이때 하느님의 백성으로 자처하던 유대아의 땅은 로마군에 점령되어 식민의 멍에를 목에 쓰고 있었고 유대아의 세속적 왕국은 솔로몬이후부터 쇠퇴일로를 걸으면서 한 번도 머리를 들어보지 못하고 있었다. 유대아 땅은 가히 광야나 마찬가지였다. 이때는 로마의 황제 티베리우스가 세계를 통치하고 있었고 유대아의 땅은 로마인총독 본시오 빌라도가 총독으로 있었다. 기원년으로 28년이나 29년경이었다. 본시오 빌라도 밑에 로마에 아부하는 헤로데일가의 3형제가 유대아 땅을 4분하여 지방을 분봉받아 분봉왕으로 있었다. 역사를 통하여 하느님의 백성의 정신적 종교적 지도자구실을 하던 이스라엘의 대제관직도 가아파라는 여우같이 교활한 자의 손에 들어가 하느님의 백성들은 그야말로 보호자 없이 광야에서 헤매고 있었다. 그들은 즈가리야가 말한 대로「우리를 미워하는 자들의 손아귀에서의 구원」을 목마르게 기다렸고 다윗의 후예에게 약속한 구세주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었다.
이때에 하느님의 말씀이 즈가리야의 아들 요한에게 내렸다 요한은 광야에서 외쳤다: 회개 하여라, 하늘나라가 다가왔다. 마카베오 형제들이 민족의 영웅으로 나타나 잠시동안 외군을 쳐 이기고 일부 유대아 왕국을 재건했던 것과는 달리 요한은 하느님의 말씀을 받자옵고 하늘나라를 예고한 것이다. 이 말씀은 앞으로 예수그리스도가 하느님 나라를 이 땅에 세우고 그 사도들을 통하여 세상 방방곡곡에 그 메시지를 전하게 될 그러한 말씀이었다. 일찍이 예언자 예러미야를 통하여 하느님의 말씀이 계셨다: 내가 너를 점지해 주기 전에 너를 뽑아 세웠다. 네가 세상에 떨어지기 전에 나는 너를 만방에 내 말을 전할 요르단강주위의 지방에서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였다. 예수 그리스도는 온 팔레스티나에 그 말씀을 심었다.
마침내는 그 제자들이 이 복음의 말씀을 온 세상에 울려 퍼지게 할 것이다. 이 말씀을 듣는 땅은 비옥하게 될 것이며 이 말씀을 경멸하는 땅은 불모의 광야로 남아있을 것이다. 요한이 광야에서 부르짖은 하느님의 말씀은 하늘나라를 받아들일 준비를 하라는 말씀이었다. 그것은 회개하고 죄의 용서를 받으라는 내용이었다. 회개는 마음을 고쳐먹는 것을 말한다.
세속에 쏠렸던 마음을 돌려서 하느님께로 향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니 회개는 하늘나라를 받아들이는 기본자세이다. 죄를 뉘우치고 사함을 받는 것은 표가 있어야한다. 그 표로 요한은 요르단강물에서 세례를 받으라고 외친다. 요르단 강은 이스라엘민족이 약속된 땅으로 들어갈 때에 물이 양쪽으로 갈라져 기적적으로 건너간 강이며(여호 3장 16), 엘리야가 하늘로 올라갔다는 강이며(열왕하 2장11) 시리아사람 나아만이 몸을 일곱 번 씻고 문둥병을 고친 곳이 이 강물이었다(열왕하5장14). 주님께서도 이 강물에서 세례를 받으며 하느님의 아들로서 이 세상을 구원할 사명을 받는 사령장을 받은 곳이다. 그래서 요르단 강은 사람이 세례를 받고 깨끗하게 되어 하느님나라에 들어가는 상징이 되었고 인간이 최후행복에 이르는 마지막 건너야할 강물로 상징된다. 하느님의 말씀이 요르단에서 바다건너 이방인들의 땅으로, 여기서 로마를 중심으로 온 세상으로, 그리고 마침내는 행복의 나라 하늘나라로 보무도 당당히 행진하는 광경을 일찍이 예언자 이사야는 탄탄한 고속도로가 개설되는 광경을 미리 보았던 것이다: 광야에서 외치는 소리가 들려온다. 주님의 길을 닦고 그 길을 고르게 하여라. 모든 골짜기는 메우고 높은 산, 작은 언덕 깎아내리고, 굽은 길은 곧바로, 험한 길은 고르게 하여라. 이에 중생이 하느님의 구원을 보리라.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