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께 감사드리고 이웃에게 감사하는 마음이 저의 신앙생활 모토지요. 저의 지나온 삶을 뒤돌아봐도 감사할줄 모르고, 기도하지 않고 살아갈때 온갖 이기심과 교만이 싹트더군요』
하루에도 몇번씩 묵주기도를 하며 살아가는 신앙인 송재구(요한ㆍ48세)씨. 그는 요새말로 제법 출세한(?)목포시장이라는 직함을 가진 지방관리이다.
그러나 송시장은 항상 자신은 하느님과 성모님「빽」만 믿고 사는 아주 힘없는 행정인임을 자처한다.
목포시청내 그의 집무실 옆 조그마한 골방에는 성서와 묵주 그리고 장괘들이 비밀스레 마련되어있다 78년 그가 처음 영세한후 지금까지 매일같이 묵주기도를 하게된 것은 시간이나 장소에 구애됨이 없이 자유롭게 기도할 수 있다는 이점외에도 성모님의 겸손을 아주 잘 본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골방에서 남몰래 바치는 그의 기도지향 또한 다양하다. 어려운 시행정일에서부터 거짓말하는 직원, 승진못해 낙담하고있는직원, 시집못간 노처녀직원 등에 이르기까지.
그가 바치는 기도의 기간도 조금씩 다르다. 보통 하나의 지향을 두고 일주일정도 하다가 안되면 3개월까지 연장하기도 한단다 또한 그는 지향한 기도가 이루어 지면 당사자들에게 찾아가 넌젓이 오른쪽 호주머니에서 묵주를 꺼내보이며 성모님의 위력을 한참 설교하고는 한바탕 웃기도 한다.
묵주시장 송재구씨. 그의 독특한 묵주기도 생활의 밑바탕에는 또다른 체험이있다.
『묵주기도라는게 보통기도가 아니더군요. 묵주안에는 성모공경뿐만 아니라 예수님의 강생과 수난 그리고 부활의 신비가 한줄에 꿰어져 있더군요』
조상대대로 신자라곤 한사람도 없는 전통적인 무교집안에서 살아온 그가 세례를 받은 것은 전북 임실군수로 재직중이던 지난 78년 성탄날. 누구의 인도도 없이 순전히 자의로 하느님의 자녀가된 그는『당시 저는 절망의 늪에 빠져 있었지요. 가난한 국민들은 희망을 잃고 있었고 그들을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미약하기 짝이없었어요』라고 회고했다.
혼자서 고민하던 송시장은 마침내 사직 하기로 결심하고 출퇴근을 하던 중 어느날 우연히 임실본당 전대복신부를 만나 교리를 배우고 세례를 받았다. 그후부터 그는 자신이 하느님을 믿고 나서 절망의 늪에서 벗어났음을 감사하며 처음에는 집무실에 십자고상을 걸어두고 책상위엔 성모상을 모셔두기도 했다.
그러나 부하직원들이나 내방객들이 유난히 부담스러워해서 지금은 자신만이 볼 수있는「골방」에 모셔두고 있다.
또한 그는 자신이 성모님에 의한 묵주기도의 은총을 체험한 뒤부터 고창서울ㆍ여수등 부임지마다 직장내의 숨은 신자들을 찾아내어 로사리오 기도모임을 만들기도 했다.이 모임이 점차 전국각지에 있는 내무공무원신자들에게 확산되자 송시장은 로사리오회의 초대회장직을 맡기도했다.
꾸르실료, MㆍE 등 교회내 신심활동이나 교육을 빠짐없이 받은 그는 이웃전교에도 힘써 현재까지 8명의 대자를 두고 있다.
또한 그의 독특한 기도생활에 매료돼 입교영세한 직원들도 여러명이 있다고 주위사람들은 입을 모으기도 하지만 송씨 자신은 결코 이웃에게 신앙의 모범이 된 적이 없다고 발뺌한다.『예수님도 탁월한 행정가였지요. 억압받고 가난한백성들을 위해 십자가에 못박힌 예수님을 조금씩 닮아가는게 저의 신앙생활의 모토지요』
부인 최용숙(데레사)씨 사이에 야고보군과 필립군을 둔 신앙의 가장이기도 한 송시장은 두자녀중 한명이 꼭「하느님의 종」으로 일하기를 희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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