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자 올림픽 참가 정복신 선수
공기권총부분 금메달 유망주
"특별 배려보다 일번적 관심 필요해요"
고난과 역경딛고 이룩한 인간승리
어릴 때 소아마비를 앓아 비록 휠체어에 의지하고 있으니 서울 장애자올림픽대회 공기권총 부분 금메달 유망주 정복신(안나ㆍ29세)씨.
운전ㆍ피아노 등 다방면에 재능이 있는 정복신씨는 지난해부터 사격을 본격적으로 배우기 시작했다.
『무절제한 연습 시간의 확대보다는 절제된 노력이 필요합니다』라고 말하는 정복신씨는 하루 5시간씩의 강훈련을 받고 있다. 그녀가 장애자 올림픽에 출전하게 된 것은 지난 3월에 있었던 선발전에 참가, 여성으로는 유일하게 합격하였기 때문.
『장애자 올림픽이 너무 가시적 효과만을 노리는 행사일변도라는 비판적인면도 있지만, 신앙인으로서 한 단계 높은 차원에서 의미를 찾고 싶어요. 행사위주라는 벽이 있지만, 이 올림픽을 통해 장애자가 올바로 인식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정복신씨는 강조했다.
또한 그녀는 『장애자에게 필요한 것은 도와준다는 동정심이나 특별한 배려가 아니라 인간 서로에게 가지는 보편적인 관심』이라고 덧붙였다.
잠실본당 신자로 본당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정복신씨는 교회 공동체를 통해 장애자올림픽을 알리기 위해 본장에 곰두리 배지를 보급하는 한편 훠꼴라레를 중심으로 홍보에 힘쓰고 있다.
10월 27일 시합을 가질 예정인 그녀는 체력과 건강관리에 힘쓰며 마지막 훈련에 온힘을 기울이고 있다.
정복신씨는 『사격선수로서의 연륜이 너무 짧아서 수준 높은 외국선수들과 겨루어 이길 수 있을는지 걱정이 된다』며 『요즈음은 매일 미사를 드리지는 못하지만, 기도로 어려움들을 극복한다』고 말했다.
사격선수 팀은 모두 15명. 누나처럼 친구처럼 선수들과 함께 훈련을 받으면서 팀 정신을 길러온 그들은 훈련 중에 느끼는 어려움들을 함께 나누고 있다.
『신앙인다운 삶으로 함께 지내는 선수들에게 주님을 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그녀는 『성실히 연습에 임하고 결과는 모두 하느님의 뜻에 맡기고 싶다』며 밝게 웃었다.
정립회관에서 훈련을 받고 있는 장애자올림픽 대표선수들은 모두 합숙훈련을 받고 있지만 홍일점인 그녀는 매일 출 퇴근한다.
장애자올림픽 선수로서 일반인들의 무관심을 먼저 제시한 그녀는 회관 내에 선수들을 위한 위탁시설 및 휴식공간이 거의 없는 현 상황에 아쉬움을 표했다.
◆「사회복지정책」맹인박사 이익섭씨
"장애자 복지개선에 헌신하고 싶어"
美 시카고 대학서 학위취득
『솔직히 말해서 맹인이 박사학위를 받았다는 사실 이「뉴스」가 된다는 것이 언찮습니다. 현실은 인정 하지만 맹인 박사자체가 신비화되면 될수록 일반인들과의 괴리는 더 커지기 때문입니다』
지난 8월 26일 미국 시카고 대학교에서 사회복지정책분야 박사학위를 취득, 국내에서는 이 분야의 맹인박사 제1호를 기록한 이익섭(요셉ㆍ서울홍제동본당)씨는 자신은 할 수 있는 일을 했을 뿐이며 한 번도 그것을 특별하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잘라 말한다.
그러나 누가 뭐라 하든 아직까지는 이익섭씨의 박사학위가「대단한 일」로 받아들여지는 것은 사실이다
「맹인」이라는 말이 갖는 선입견을 십분 배제 한다고 해도 시카고대학교에서 조차 그 분야의 맹인박사는 이익섭씨가 처음이었고「영세민 가족구조와 공공구조와의 함수관계」라는 박사학위논문은 미국 51개주의 인구자료를 총수합, 복잡한 통계와 음성화기계가 부착된 최첨단 컴퓨터를 활용해 얻은 각고의 결실이 있기 때문이다.
서울사대부국 5학년 때 실명한 중도장애자 이익섭씨가 공부하는 삶을 결심한 것은 연세대학교 신학과를 졸업하고 79년 4월 가톨릭 맹인선교회를 창립하면서부터.
맹인선교회 활동으로「큰 하느님」과 처지가 비슷한「벗」들의 문제를깊이 절감한 이익섭씨는 맹인이라는 자신의 상황과 직접대면, 이상을 표출한다는 의지 하에『근본적인 사회변화와 개혁을 추구 하겠다』는 포부를 품고 81년 30살의 나이로 미국행을 결심했다.
피츠버그 시카고대학으로 이어지는 7년간의 미국유학생활은「볼 수 없다」는 것 외에「말을 모른다」는 이중의 고통이 가세, 이 씨의 한계상황을 절감케 했지만 한국에 비해 장애자교육이 1백년이상 앞서있고 또 개인의 고유성을 인정해주는 독특한 미국의 문화 때문에 별 어려움 없이 덤벼들 수 있었다고 한다.
한강성심병원 수간호원시절에 맹인선교 회장이었던 부군을 만나결혼, 이틀 만에 같이 미국으로 떠난 부인 김종애 (사비나ㆍ35) 씨의 진실한 사랑이 무엇보다 큰 힘이 된 것도 부인 할 수 없는 사실이다.
시키고 시절 시험 3개를 꼭 통과해야 한다는 강박관념과 맹인이라는 초조감에 쫓겨 일종의 심장마비 중세를 보이기도 했던 이익섭씨는 부활전날 성금요일 고백 성사를 보면서「예수의 삶이 우울과 눈물의 투쟁뿐 아니라 승리의 환희」라는 점을 깨닫고「획기적인 소생의 힘」을 얻었다.
부인 김종애씨 표현대로「이제 어려운 일은 한고비 넘기고 무엇인가 일을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한국에 돌아온 이익섭씨는 자신의 모교인 연세대학교에서 시간강사로 강의를 맡는 한편 대통령 직속기구로 설립된「장애자 복지대책위원회」위원으로 참가, 그간 별러왔던「사회변화」의 이상을 현실화시키려 하고 있다.
장애자올림픽 조직위원회를 방문했을 때 장애자 올림픽이 왜 서울올림픽보다 나중에 열리느냐고 항의를 하기도한 이익섭씨는『장애자에 대한 인식교양 등 장애자올림픽의 기여도는 상당히 크지만 좀 더 근본적인 시각에서 장애자에 대한 접근을 시도해야 한다』고 날카롭게 말했다.
이익섭씨는 아직 장애자의 총 숫자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한국의 장애자 복지현실과 관련△「우리」라는 공감대부족에서 오는「이념적 차원 」△자신의 차원에 머물고 있는「사회보장제도 개선」△사회과학적인 차원의 문제인식부족△사회 인사들의 적극적인 참여부족 등을 근본적인 문제로 지적했다.
바로 이런 맥락에서 교회의 참여를 높이평가 하는 이익섭씨는『장애자복지개선을 위한 거시적 미시적 접근 중 교회는 미시적 접근을 담당하는데 중요한 몫을 할 수 있다』면서『개인과 개인이 만나 전인격적인 교류를 이뤄나가는 일은 거시적인 정책차원에서만은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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