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방황 끝에 고희를 넘어 가톨릭으로 개종, 안착한 최백용(72ㆍ요한)씨. 진리를 찾기 위해 개신교ㆍ불교ㆍ여호와의 증인을 두루 거친 최백용씨는 이제 평온함 속에서 여생을 주님의 일꾼으로 특히 이단방지를 위해 바치겠다고 다짐한다.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방법으로 집요하게 선교활동을 펼치며 가톨릭신자들을 공략하고 있는 여호와의 증인에서 감독자(개신교 목사에 해당)로 활동하다가 탈퇴, 「이단방지선교회」를 설립한 최백용씨는 지난 10월 5일 명동대성당에서 김수환 추기경 주례로 영세 입교했다. 대부는 그를 가톨릭과 인연을 맺어준 주순직(요셉ㆍ구로3동 본당)씨.
『여호와의 증인에서 가톨릭 신자를 선교활동의 주 대상으로 삼는 것은 가톨릭 신자들이 성서지식이 약하기 때문이죠』현재 최백용씨는『손자병법에 적을 알고 나를 알아야 백전백승한다』며 고령의 나이에도 불구, 각 본당을 돌며 강연을 통해 가톨릭 신자들이 더 이상 이단의 미혹에 빠지지 않도록 주지시키고 있다. 지난 주교회의 추계 정기총회 기간 중에는 주교들에게 자신의 체험담을 강의, 감명을 주기도 했다.
여호와의 증인 신자들은 일주일에 적어도 5시간 이상씩 철저한 교육을 받은 뒤 주로 가정방문을 통해 전교하고 있다. 이들은 상대방의 관상 보는 법부터 대화법등 30가지이상의 선교방법을 갖고 상대방에게 접근한다.
여호와의 증인 신자들 중에는 90%이상이 기성종교 신자들이고 이중 가톨릭신자 출신 비율이 70%이상이나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은 여러 자료를 통해 이미 알려진 사실.
여호와의 증인에서 4백명 이상을 혼자 입교시켰다는 최백용씨는『여호와의 증인의 실태를 잘 알아 더 이상 그곳에 빠져드는 신자가 없어야 할 뿐만 아니라 이미 빠진 신자도 하루빨리 벗어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최백용씨는 가톨릭으로 개종하기까지의 삶은 갈등과 번민으로 점철된 드라마 같은 인생이었다.
철저한 유교가정에서 자라 늦게까지 성서를 접하지 못했던 최씨는 직업이 의사인 관계로 사람을 수술하고 진료하며 연구하는 속에서 인체의 신비에 의문을 갖고 종교와 인연을 맺었다.
「나를 누가 세상에 보냈나」「내가 세상에 온 목적은?」「사후(死後)에 영혼이 있는가」등 의문이 꼬리를 물면서 자신의 나약함을 느껴 개신교를 찾은 최씨는 집사ㆍ장로로 봉사하며 성서공부, 신학교 강의를 들으며 의문을 풀려고 애를 썼다.
신학자간 성서해석이 일치하지 않은데다 전지전능하신 하느님이 창조한 우주 내에 왜 악이 존재하는지 갈수록 갈등이 심해진 그는 과도한 독서와 수면부족으로 신경쇠약에 걸려 정신병원에 입원까지 했다.
혹시 불교에는 진리가 있을까싶어 전 재산을 헐값에 정리하고 66년 입산한 그는 3년간 불경을 외우고 참선을 했으나 점점 좌절감만 느껴 69년 다시 빈털터리로 세속에 돌아와 이번에는 신흥종교의 문을 두드렸다.
여호와의 증인에서「감독자」까지 올랐으나 이내 잘못된 종교임을 깨달아 빠져나오려했지만 상당한 시간의 걸렸다. 50세가 넘은 늙은 총각으로 뒤늦게 여호와의 증인에서 만나 결혼한 아내 권정자씨의 마음을 돌리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공산당처럼 폐쇄적인이 조직에서 자칫 불만을 토로했다가는 제명처분을 당해요. 아내를 설득해 마음을 돌리는데 10년 이상이 걸렸어요. 그동안 나는 몸이 아프다는 핑계로 두문불출, 성서를 읽고 묵상ㆍ기도하며 하느님과 대화하는 가운데 의문을 풀었지요』
25세 연하의 아내를 잃고 싶지 않은 인간적인 마음을 실토한 그는 결국 86년 아내와 함께 탈퇴, 「이단방지선교회」를 설립하고「여호와의 증인은 이렇다」등의 책과 팜플렛을 펴내 이단에 빠지는 이가 없도록 홍보해나갔다.
개신교를 다시 찾았으나 목사들의 세속적인생활에 갈등을 느끼던 차에 그의 책을 보고 여호와의 증인에 대해 알아보고자 찾아온 영세대부 주순직(요셉)씨와 만나 가톨릭과 인연을 맺었다.
『사람을 보고 교회에 나가면 안 된다는 것을 알지만 불완전한 인간이기에 어쩔 수가 없네요』가톨릭성직자의 겸손한 태도에 호감을 느꼈던 그는 가톨릭에 대한 의문도 풀면서 통신교리를 배워 드디어 지난10월5일 영세, 입교하게 된 것이다.
각 본당을 돌며 신자들을 각성시키는 강연과 아울러「이단방지선교회」활동을 그대로 해도 좋다는 교구의 허락을 받았다는 최씨는『왜 가톨릭이 성서를 등한시해 이단에 신자를 빼앗깁니까? 그러니까「여호와의 증인」에서 가톨릭을 만만하게 보는게 아닙니까』라며 강하게 반문한다.
신흥종교의 강한 도전 속에서 살고 있는 현실, 특히 전교주일을 맞아 우리의 전교자세를 다시 한 번 반성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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