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대표 아스트라다 선수
“하느님이 서울까지 인도”
낙하산사고로 척추 다져
「투표환」으로 자신감 얻어
『개막행렬에 끼어 올림픽 메인스타디움에 들어서는 순간 무척 기분이 좋았습니다. 태어나서 그렇게 환영받아 보기는 처음이었습니다』
제8회 서울 장애자올림픽대회 투포환경기에 미국대표로 출전하는 척추장애자 아놀드 멘도사 아스트라다(사진ㆍArnold Mendosa Astradaㆍ42)씨는 처음 만나는 한국국민들이 무척 친절하다며 아저씨 같은 푸근한 얼굴에 친근한 웃음을 담았다.
10월 16일 오전 10시 봉헌된 장애자올림픽 가톨릭관 개막미사에 휠체어를 타고 참례한 아스트라다씨는「미사도 참 아름다웠다」고 느낌을 말했다.
「용감한 군인이었던 아스트라다씨가 장애를 입은 것은 낙하산이 펴지지 않은 채로 비행기에서 떨어져 척추를 크게 다친 지난 81년부터 상이군인협회에 소속돼 있던 아스트라다씨는 협회의 권유로 장애자올림픽 선수단에 가입, 85년부터 운동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투원반과 투창을 했으나 결과가 좋지 않아 투포환으로 종목을 변경, 비록 휠체어를 탔으나 거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힘을 바탕으로 좋은 기록을 거듭 낼 수 있었고 이에 따라 서서히 삶의 의욕도 싹트기 시작했다고.
운동권유를 받았을 때만해도 장애자인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으리라고 전혀 생각하지 못했었다고 말하는 아스트라다씨는『그러나 투포환을 하면서부터 자신감을 얻었고 하느님이 나를 다시 당신의 도구로 쓰려하신다는 것을 느꼈다』고 밝혔다.
아스트라다씨는 하느님이 서울까지 이끌어 주셨기 때문에「금메달」도 그분의 뜻에 달렸다고 경기결과에 대해 초연한 태도를 보이면서 가톨릭관에서 선물로 준 초록색 끈의 나무묵주를 양손에 꼭 쥐었다.
◆4명의 동창생 자원봉사자
“장애자의 밝은 모습에 감동”
원주 출신, 현재 본당도 같아
서울올림픽 때도 함께 봉사
『같이 봉사를 하니까 어릴 때 생각이 나서 더욱 즐거워요』라며 서로를 바라보는 4명의 여고동창생 홍순자(젤뚜르다)씨 신문자(아녜스)씨, 신금자(안젤라)씨, 손정자(엘리사벳)씨.
원주국민학교 원주여자중학교 원주여자고등학교를 함께 다녔고 똑같이 서울 신천동본당에서 레지오마리애 활동을 하고 있는 이들은 이번 장애자올림픽에도 나란히 숙소담당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영국ㆍ프랑스ㆍ튀니지아ㆍ뉴질랜드선수촌에서 각각 봉사하는 그들은 같은 아파트에 이웃하고 살면서 함께 출퇴근한다.
장애자올림픽 선수촌봉사를 하면서『무엇보다 그늘이 없이 환하고 밝은 모습의 선수들을 만난다는 것이 제일 기뻤다』고 말하는 홍순자씨는『특히 개막식 때 그들의 밝은 모습에 큰 감동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88 서울올림픽에 비해 서울 장애자올림픽 선수촌은 평수가 좁아 일하기가 힘들고 노동량도 많지만 훨씬 기쁜 마음으로 열심히 봉사한다고 이들은 입을 모았다.
『한 영국선수가 문을 열고 있어서 도움을 주고 싶다는 의사를 표시하자 그는 완강히 거절 하면서 입에 열쇠를 문채 문고리를 돌리고 안으로 들어가더군요. 그 선수의 의지가 새삼 놀라왔어요』라고 에피소드를 말하는 신문자씨의 표정은 무척이나 밝다.
주위에서 가까이 접해보지 못했던 장애자들을 볼 때 솔직히 놀라고 당황했다는 신금자씨는『봉사를 통해 모든 것을 뛰어넘는 형제애를 느꼈다』고 말했다.
서울올림픽에 이어 계속 봉사를 해오고 있는 이들은 가족들에게 미안한 마음때문에 더욱 부지런히 가사 일에 힘쓰고 있다며 환히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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