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ㆍ서ㆍ남ㆍ북의 신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주님의 성체안에 하나되는 기쁨을 나누는 현장에는 교구의 벽도, 영ㆍ호남의 지역감정도, 도시와 농촌, 계층간 격차도 찾아볼 수 없었다. 10월 16일 대전 공설운동장에서 개최된 한국성체대회는 평화와 나눔ㆍ일치를 갈구하는 6만여 신자들의 열기로 가득했다.
나눔의 삶 증언
○…이번 대회가 세계성체대회 준비와 함께 한마음 한몸운동의 본격적인 전개를 알리는 자리였음이 대회내용중에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미사전 행사에서 한마음 한몸운동의 구체적인 방법을 실천하고 있는 헌혈자ㆍ결연자ㆍ입양자ㆍ개안자 대표들의 특별입장 및 증언이 바로 그것.
특히 입양어린이 2명과 함께 입장한 김정순씨(마리아)는 무의탁자 3명의 결연을 포함, 모두 5명을 결염ㆍ입양, 함께 사는 나눔의 삶을 증언, 참가자들로부터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남북통일염원 공감
○…2부 핵심미사는 팡파르가 울려퍼지면서 태극기와 성체대회기를 선두로 교구기ㆍ단체기ㆍ십자가ㆍ사제단의 입장으로 시작됐다.
입당성가 「세계 성체대회노래」는 신자들에게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았는지 합창소리가 작아 아쉬움을 주기도. 반면 영광송에서는 전 신자가 합송하기전 이색적으로 「우리의 소원은 통일」노래가 삽입돼 남북통일의 염원을 더욱 진하게 느끼게 해주었다.
○…제물봉헌 역시 한마음 한몸운동의 내용을 담은 헌혈ㆍ헌안ㆍ입양ㆍ결연ㆍ언미ㆍ의생ㆍ봉사ㆍ우애ㆍ기도카드와 제물이 차례로 봉헌돼 눈길을 끌었다. 특히 「우애」는 북한선교위가 남북으로 갈라진 민족으로서 이산가족 명단 자료와 연길교구에 소속된 연변의 가난한 14개교회 교포신자들의 신앙을 기억, 우리 사제와 함께 미사를 봉헌할 수 있도록 정성이 담긴 제의와 미사경본을 봉헌, 의미를 한층 깊게했다.
한편 이날 봉헌금은 9천9백29만여원으로 집계됐는데 이 헌금은 한마음 한몸운동을 위한 기금으로 도움이 필요한 이웃을 위해 사용한다.
○…제대가까이에는 장애자석이 마련돼 장애자에 대한 관심도를 나타냈는데 이 장애자석에는 시종 카메라맨들의 셔터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수시로 들이대는 카메라를 곤욕스러워하며 손을 내젓는 한 장애자의 소리없는 호소는 보는 이로 하여금 가슴이 저미는 듯한 아픔을 느끼게 했다.
일일이 감사인사
○…김수환 추기경은 이날 행사를 마무리지으면서 참가한 모든 신자들은 물론 이번 행사를 치를수 있도록 각종 도움을 주었던 정부 각부처와 군당국ㆍ시ㆍ경찰 및 대전시민 모두에게 일일이 감사의 뜻을 표하는 등 어버이로서의 인사를 잊지 않았다.
또한 김추기경이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피선10주년을 축하하는 인사말을 하자 신자들도 열렬한 박수로 호응, 교황대사 이반 디아스 대주교의 『이 열렬한 박수들을 특급 항공우편으로 교황청에 보내겠다』는 농담을 자아내게 했다.
구름십자가 출현
○…행사가 거의 끝날무렵 행사장 동편하능레 나타난 구름 십자가는 6만신자들을 가슴 두근거리게 하기에 충분했다.
구름이 만들어낸 이 십자가는 약 5분가량 그 형태를 유지했고 이어 일부 신자들은 『태양이 돌며 푸른 빛으로 변했다』며 술렁이기 시작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진위를 가리기 앞서 일부에서는 신자들이 「기적을 바라는 타성」에 젖은 것은 아닌가 우려를 했다.
질서있는 퇴장
○…미사가 끝나면서 대회장의 동ㆍ서ㆍ남ㆍ북의 4군데서 「서울에서 만납시다」를 담은 에드벌룬과 풍선들이 떠올라 아쉬운 석별의 시간을 알렸다. 참가신자들은 하늘 높이 떠로은 애드벌룬을 향해 두손을 들어 작별의 인사를 나누며 질서있게 퇴장을 준비했다.
성체안에 하나를 이루는 가톨릭신자들은 뒤끝이 깨끗한 것이 역시 특징인듯 신자들이 퇴장한 대회장은 티끌하나 없이 깨끗해 『역시 가톨릭 신자』라는 칭찬을 들었다.
○…교회내 크고 작은 행사때마다 차량지원과 봉사활동을 펴온 가톨릭운전기사사도회는 이번 행사에서도 교통정리와 주차안내를 맡아 질서와 안전에 책임을 다했다.
서울ㆍ대전ㆍ대구ㆍ인천교구 운전기사도회원 1백26명으로 구성된 봉사반은 대전시내 곳곳에서 교통정리와 주차안내를 하면서 밝은 웃음과 힘찬 손짓으로 각 교구의 신자들을 환영해 흐뭇함을 더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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