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헤미아(지금의 체코 슬로바키아) 출신 요한 네뽀묵 성인은 고백성사를 통해 들은 내용을 폭로하라는 왕의 명령을 거부하다 순교를 당했다.
이 성인의 초상은 보통 검은 사제복 위에 짧은 흰옷을 걸치고 영대를 맨 모습이다. 고백성사를 주기위해 채비를 차린 것이다.
거기다 오른손에는 십자가를 들고 왼손으로는 입에 손가락을 대고 입을 다물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고백의 비밀을 지키다 순교한 모습을 담았기 때문이다.
이 성인은 1350년 보헤미아 지방「네뽀묵」에서 태어났다. 사제가 된 후 특히 고백성사를 잘 주었다고 한다. 그때 보헤미아를 통치하던 빈체슬라오 1세 왕은 성질이 난폭했다. 반대로 왕비 요한나는 경건한 사람으로 하느님을 섬기며 요한 성인을 고백신부로 삼았다.
어느날 왕은 요한을 불러 왕비가 무슨 고백을 했는지 말하라고 명한다. 요한은 『성스러운 고백의 비밀을 누설한다는 것은 하느님께서 엄히 금하신다』면서 끝내 버티다 순교당했다. 요한 네뽀묵 성인뿐 아니라 가톨릭교회에 고백의 비밀을 지키다 순교를 당하거나 억울한 누명을 사제가 덮어쓰거나 곤욕을 치른 예는 너무나 많다. 그러나 2천여년 전 예수님이 고백성사를 세우신 후 단한번도 고백의 내용이 누설된 적이 없다. 끝까지 사제직에 충실히 머물지 못한 사제나 신앙을 버린 사제도 고백의 비밀은 충실히 지켰다.
요즘 경찰이나 검찰도 몰랐던 사실을 사제들이 어떻게 알았을까? 고백성사를 듣고 알아낸게 아닐까? 하는 어처구니없는 소리들을 한다. 인간은 약해도 하느님의 충실하고 막강한 섭리로 지금까지 비밀이 지켜졌고 세상 끝날까지 지켜질 것을 굳게 믿는 가톨릭신자들은 아무 주저나 두려움이나 염려없이 고백소에 들어간다. 오늘의 사제들도 고백의 비밀을 누설하기보다는 차라리 자기의 목숨을 내놓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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