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4억 장애인들의 사랑과 꿈이 한껏 꽃피워진「제8회 서울 장애자올림픽」이 국민 모두에게 짙은 감동을 안겨주고 24일 막을 내렸다.
서울 명동성당 앞에 활활 타오르던 장애자올림픽 성화도 24일 오후 5시 30분 꺼졌고 장애자 올림픽 기간 동안 매일 계속된「장애자를 위한 미사」도 같은 날 조순창 신부 주례로 마지막 봉헌됐다.
서울 장애자올림픽은「서울올림픽의 그늘에 가린 전시행정」「장애자복지가 선행되지 않은 껍데기 올림픽」이라는 불협화음을 안고 출발했지만 결과적으로 일반인들이 가지고 있던 장애자에 대한 고정관념에「변화의 계기」를 마련했다는 것이 교회안팎 의 목소리다.
사상유래 없이 61개국에서 4천 2백 20명의 선수가 참가, 최대 규모로 펼쳐진 서울장애자 올림픽은「극복과도전의 올림픽」이라는 말대로 정신ㆍ지체장애의 한계를 통해「인간 승리의 현장」을 보여준 것은 물론 외국 선수들의 거리낌 없는 행동과 밝은 표정 활기찬 경기로 한국국민들에게 전에는 생각해보지 못한「새로운 장애자상」을 던져 주었다. 딸 소라(6세ㆍ로사리아)와 함께 장애자 올림픽을 구경하고온 박정애(마리안나ㆍ부천본당) 씨는『경기를 보면서 장애자들도 우리와 같은 평등한 인간이라는 사실을 피부로 느꼈다. 장애에 아랑곳하지 않는 활력 있는 몸짓은「신선한 충격」이었다』고 느낌을 밝혔다.
이런 사실은「자녀들의 산 교육장」인 장애자올림픽을 놓치지 않기 위해 가족이나 학교ㆍ 단체단위로 관람객이 속속 증가, 폐막일을 하루 앞 둔 23일에는 9만6천명이라는 경기 개막이래 최대관중을 기록했다는데서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이런 분위기는 선수촌 안에서도 똑같이 반영됐는데 가톨릭관 봉사를 맡은 ME부부 유영숙(안나) 씨는『서울 올림픽에 비해 규모ㆍ시설은 미비하지만 훨씬 따뜻한 느낌을 받았다』면서『봉사하면서 마치 한 형제 같은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서울올림픽에 비해 매스컴의 상대적 무관심과 함께 한편으로는 경기운영ㆍ선수촌 운영에서 많은 허점을 노출,「곁두리대회」라는 항간의 우려가 그대로 나타나기도 했다.
국기ㆍ국가가 없는 초라한 시상식을 필두로 허술한 보안ㆍ영어ㆍ일어로 제한된 선수촌 언어봉사ㆍ식당문제 등이 지적됐는데 자마이카에서 온 펜테코스탈(女휄체어ㆍPentecostal) 코치는『첫날 경기 스케줄이 자주 바꾸어 혼란스러웠다』고 어려움을 털어 놓았다.
장애자 올림픽과 관련, 교회는 특별성화를 안치하고 미사를 봉헌하는 등「대외적인 인식계몽」에 나서는 한편, 선수촌내에서는 가톨릭관 운영과 가톨릭여성연합회 자원봉사를 통해 선수개개인과「진솔한 만남」을 갖기도 했다.
여성연합회원이 숙소 봉사를 맡았던 케냐의 투포환 은메달 리스트 루시 완지루(Lucy Wanjiru) 선수는『열심히 일하는 봉사자들의 모습에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장애자올림픽은 한편으로는 그동안 장애자 문제에「강 건너 불 보듯」무관심해왔던 사회와 교회 양자에게 풀어나가야 할 많은 숙제를 남겨준 것 또한 사실이다.
당당한 독립인인 장애자의 인권을 제도적으로 보장해줄「장애자복지」가 활발히 이뤄 져야 한다는 것이 당사자들의 바람인데△장애인이 직접 참여하는 행정부서인「장애자 복지청 신설」△고용을 보장할「장애인 고용촉진법」제정△의료재활보장 등이 주로 제기되고 있다.
이와 함께 그간 소규모단체를 중심으로 장애자시설을 운영, 사회보다 한발 앞서 장애자 에 대한 지속적 관심을 가져온 교회도 장애자에 대한 진정한 관심을 바탕으로 실질적 인「장애자사목」을 펼쳐나가야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가톨릭 사회복지회 재활사업부 배숙희 수녀는『장애자도 생활인이기 때문에 능력에 따라 취업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배려가 있어야한다』면서『교회도 피상적인 동정ㆍ관심에서 벗어나 본당을 중심으로 지역사회 장애자들에게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부탁했다.
한편 이번 장애자 올림픽 선수촌 종교관 운영에 가톨릭측에서는 서울대교구 사목국의 주관 하에 송광섭 신부를 대표로 25명의 운영인원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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