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
4월 23일 즉 사백주일 날, 한국 교구장인 뮤뗄 주교가 1906년 창간때부터 내가 경영해 온 교구의 신문인 경향신문 사무실로 들어왔다. 그때는 오전 8시였는데 나는 막 파이프에 불을 붙이고 사진틀을 짜려고 하던 중이었다.
주교님은 『주교님이 되셨습니다. 축하드립니다.』라고 말하며 나를 포옹하고 손에 들고 있던 전보를 나에게 건네주었는데 그것은 그 전날「빠리」에서 보낸 것으로 「드망즈 플뢰리 주교」란 내용이 었다. 성신강림주일 다음 월요일, 즉 6월 5일, 나는 1900년부터 1906년까지 6년동안 교수로 있었던 용산신학교에서 피정을 시작했다. 그리고 성삼주일인 동시에 성 바르나바 첨계날이기도 한 6월 11일 일요일. 나는 밀로 주교이며 지금까지 한국교구장이었고 앞으로는 서울교구장인 구스타브 뮤뗄 주교님에 의해 주교로 성성되었다. 두 주교가 보좌했는데 하나는 라파니의 명의 주교이고 북만주교구장인 라루이에 주교이며 또 하나는 젤라의 명의 교구로 분할하고 아드라스의 명의주교로 초대 대성하 재위 8년인 1911년 4월 8일자였고, 메리 델발 추기경의 서명이 함께 있었다.
6월 15일 나는 용산신학교에서 첫 주교미사를 집전했고 성체거동을 주관했다.
6월 24일 토요일 용산에서 나의 첫번째 서품식을 주례했는데 서품자들은 모두 나의 제자들이었다.
■1911년
6월 26일 월요일
오늘 아침에 급행열차편으로 서울을 출발했다. 역까지 배웅나온 뮤뗄 주교와 여러 선교사들, 그리고 많은 교사들, 그리고 많은 교우들에게 작별 인사를 했다. 나는 대합실에서 예식용 망토를 입고, 역광장에서 거기에 모여있는 많은 군중들에게 주교 강복을 주면서 광장을 한바퀴 돌았다. 본당까지의 행렬은 엄청 났으나 질서정연했다. 성당으로 가는길 전체가 장식되어 있었다. 나는 우선 주교댁으로 임시 빌린 집으로 들어갔다. 거기서 주교 중백의를 입고 본당의 바깔문으로 갔는데 그곳에서 흰 제의를 입고 고베르 신부가 주교영접예식에 따라 나를 맞이하였다.
중앙제대에 무릎을 끓고 잠시 기도를 드린후 영성체 주교 지팡이를 쥐고 성당을 가득채운 군중들에게 간단한 연설을 했다. 이어서 나는 선교사들로부터 순명서원을 받았고 영성체 난간에 무릎을 끓은 교우들에게 주교 반지를 친구(親口) 시켰다. 주교 강복으로 이 첫번째 의식을 끝맺었다.
6월 27일 화요일
주교좌성당이 된 루르드의 성모성당에서 첫번째 미사를 드렸다.
6월 29일 목요일
나는 베르모델 신부를 부주교로 임명하고 선교사들의 권한을 공포하는 첫번째 회담을 발송했다.
7월 2일 토요일 성모당고첨례
대구에 와서 첫번째로 맞는 일요일이다. 나는 루르드의 성모에게「만약 교구를 분할 할 때 받는 교구기금에 의지하지 않고 첫째 주교관을 건설하고 둘째 신학교를 건설하고 셋째 주교좌성당을 증축할 수 있게 해주신다면 주교관을 위해 예정된 대지 내의 가장 훌륭한 장소에 루르드 동굴과 가능한 한 유사한 동굴을 세워드리겠다」고 공식으로 서약했다. 이 서약서는 내가 직접 세 개의 사본을 만들었고 여기에 나와 참석한 선교사들 그리고 유지교우들이 서명했다. 사본은 루르드의 성모상 아래인 성당의 중앙제단 뒤에 놓았으며 세번째 사본은 루르드로 보냈다. 또 그 문서를 복사해 모든 선교사들에게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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