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아란 바다와 푸른 하늘을 바라보며 내일의 푸른 꿈을 키우는 제주도의 어린이들이 주교님을 뵈었다.
6월 13일 오후 3시 주교관에서 제주교구장 김창렬 주교님을 뵈온 박미나(중앙본당ㆍ제주북국교6)ㆍ현하나(광양본당ㆍ제주광양국교6)ㆍ고광일(중앙본당ㆍ제주남국교6)ㆍ이승협(광양본당ㆍ광양국교6)군 등 어린이 4명은 1시간 30분가량 주교님께 여러 가지 궁금한 것을 여쭈어 보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주교님을 가까이서 뵙기는 처음이라, 약간 얼떨떨해요.
▲하하, 나도 어린이들과 이렇게 마주 앉기는 처음이라 얼떨떨한데…(어린이들이 거의 동시에「아!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군대나 중앙의료원ㆍ신학교같은데서 일하느라 본당사목은 거의 못해봐 여러분 같은 어린이와는 별로 만나지 못했지.
지금 생각하면 그게 아쉬워…그러나 신문사 덕택에 이렇게 만나게 돼 참 감사한 일이지.
-어디서 나셨습니까. 또 언제 신부님이 되셨어요?
▲고향은 황해도야, 신부생활은 대략 30년 했지. 주교된지는 3년반쯤 됐어.
-어렸을 때 음식을 가려서 먹지는 않으셨어요?
▲주는대로 먹었지 뭐, 좋고 나쁜 것이 어디 있겠어, 없어서 못 먹었지, 일제시대였으니까.
-혼자 사시니까 쓸쓸하지 않으셨어요.
▲아니, 좋지. 신부 두 분과 함께 사니까 셋이서 사는 셈이지, 혼자 살았다면 좀 쓸쓸했을지 모르겠어.
-주교님이 되는데 힘들지 않았어요?
▲시험치는 것도 아니고, 무슨 벼슬자리도 아니라 힘들진 않았어, 그러나 바르게 잘 사는 것은 어려워, 그건 누구나 마찬가지로 다 어려워. 너희 부모님들도 물론이지. 더우기나 신앙생활 한다는게 쉬운 일은 아니니까. 그러나 신앙 생활 속엔 기쁨도 참 많단다.
-열심히 기도하면 예수님이 목소리를 들려 주신다던데…
▲에이-. 누가 그러더냐?
예수님을 모시던 사도들도 예수님이 일단 승천하신 후엔 목소리를 못들었어. 우리는 죽을 때까지 소리로 듣는게 아니야. 믿음으로 듣는게지.
-주교님이 되셨으니 신부님일 때보다 책임이 더 무거우실 텐데.
▲책임이 무겁기는…범위가 좀 넓을 따름이지. 모든 사람이 다 책임이 무거워, 여기 신부님들이 다른 어떤 교구의 신부보다 열심히 일하시기에 내게 벅찬 일은 거의 없어.
-내일 일요일은 쉬십니까?
▲아니 제주도 동쪽에 있는 섬 우도에 있는 작은 공소에 가서 미사드려. 부활대축일에도 갔는데 신자가 7~8명 왔더라. (주교님은 거의 매주 일요일마다 공소 미사를 집전하신다.)
-지금은 성모성년인데 저희가 어떻게 생활하는 것이 좋습니까?
▲좋은 질문이야.(주교님은 성녀에 대해 물으시고 나서 성년에 하느님께서 구원의 은총을 무한히 내려주신다고 말씀하셨다.) 묵주의 기도를 많이 해야해. 소화 데레사 성녀ㆍ비안네 성인께서 하신 말씀이 있어. 다른 성인ㆍ성녀께 기도하면 효과가 늦게 나타나나, 성모님께 기도하면 즉시 효과가 나타난다고 하셨어. 나도 같은 생각이야.
기쁘고 슬프고 어렵고 쉽고할 때, 곧 모든 때 성모님께 말씀드리고 기도드려. 너희가 지금보다 더 어렸을 때 조그마한 일을 다 어머님께 말씀드리지 않았었니. 그렇게하면 되지….
전에 묵주기도 1단하던 어린이는 5단을 바치도록 하고…. 바쁠땐 성모송 한번이라도 하도록 해야지.
난 기도할 때 제일 기쁘고 행복하단다. 주교 모자 주교 반지도 모두 휴가보내고 성모님께 그냥 의탁한단다.
-좋으신 말씀 감사합니다. 더 해주시고 싶은 말씀은 없으세요.
▲왜, 있지. 감사하는 생활을 해. 공기 좋고 물 좋고…, 어디든지 파면 맑은 물이 풍풍 쏟아지는 제주도, 이 곳의 공기는 또 얼마나 맑으냐, 이밖에도 생활주변에 감사할 일이 끝없이 많지.
눈에 보이는 것에 감사할 줄 모른다면 어떻게 보이지 않는 것에 감사 하겠느냐.
주교님은 어린이들이 돌아갈 때, 책받침 크기의 성모상본과 동화책 한권씩을 일일이 나눠주시고 아이스크림 등 맛있는 과자들을 먹고 가라고 다둑거려 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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