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사회로부터 도피해있던 수많은 신흥종교들이 80년대 이후 그간의 폐쇄성과 소극성을 탈피, 대도시로 몰려들면서 본격적인 포교활동을 전개, 그 교세가 날로 창궐하고 있다. 특히 가톨릭에 대한 신흥종교들이 도전은 집요하기까지 하지만 이에 대한 교회당국의 대비책은 거의 전무, 대부분의 신자들은 무방비상태로 그들앞에 노출되어있는 실정이다. 신흥종교의 교리가 가톨릭교회의 교리나 신앙을 자칫 오도시킬 수 있고 또 실제로 그 위험성이 경고되고 있는 가운데 본보는 오랫동안 신흥종교와 그 실태를 연구해온 노길명 교수의 연구논문을 24회에 걸쳐 게재, 신흥종교들의 도전에 올발로 대처하기위한 대비책을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자註)
일반적으로 신흥종교라고 하면, 충청남도의 계룡산이나 전라북도의 모악산을 연상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신홍종교를 사회와는 격리된 채 깊은 산속에 은거해 있는 밀교(密敎) 내지는 사이비종교라고 인식하고 있으며, 자신의 종교나 삶과는 무관한 것으로 생각한다.
실제로, 70년대말까지는 대다수의 신흥종교들이 깊은 산속이나 지방에 은거한채 자신들만의 공동체적 삶을 이어온 것이 사실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양상은 큰변화를 나타내기 시작하고 있다, 과거 사회로부터 도피해있던 수많은 신흥 종교들은 80년대 이후 대도시로 몰려들고 있으며, 그간의 폐쇄성과 소극성을 탈피하여 본격적인 선교활동을 전개하기 시작하고 있다. 이제 신흥종교는 저멀리 있는 종교들이 아니라, 최근에는 새로운 형태의 신흥종교들이 가히 가속적이라고 할 정도로 발생하고 있다.
현재 한국에는 10여개 계통의 자생 신흥종교들과, 수십개의 외래 신흥종교들이 산재해있다. 이들의 종파수는 이미 4백개를 넘고 있으며, 신자의 수효는 3백만명 이상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외국의 학자들은 이러한 현상을 보고 한국울「신흥종교의 왕국」이라고 부르기까지 한다. 기성종교까지 포함한다면, 한국사회는「종교백화점」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다종교상황에 접어들고 있는 것이다.
가톨릭에 대한 신흥종교의 도전은 방관하기 어려운 수준에 도달하고 있다. 영호와의 증인 신자들은 「천주교 교우의 집」이라는 가톨릭 신자의 문패를 선교대상의 표지로 삼고 있으며, 통일교ㆍ몰몬교ㆍ애천교회 등 그리스도계 신흥종교의 대학생들은 성서지식이 부족한 가톨릭 대학생들을 자신들의 성서연구회에 가입시키기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다. 또한 비롯한 민족종교 서클들이 민족 자주의식의 확산에 따라 적극적인 포교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남묘호렝겟교」라는 주문으로 모든 질병을 치유하며 사업을 번창시킬 수 있다는 일련정총을 비롯한 일본계통의 신흥종교들은 영세민지역에서 가톨릭 신자들을 적극 포섭하고 있다. 이밖에도 치유ㆍ방언ㆍ신비적 체험들을 강조하는 그리스도 계통의 신흥종교들 또한 가톨릭 신자들에게 적극적인 선교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가톨릭은 이러한 현상에 대해 그동안 침묵으로 일관해 왔다. 가톨릭교회는 개신교처럼 대책위원회는 개신교처럼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거나 연구기관을 설립한 일이 없으며, 그들을 상대로 성명서를 발표하거나 논쟁을 전개한 경우도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신흥종교에서는「점잖은 가톨릭」이야말로 가장 높다고 고백하기도 한다. 실제로 여러 종파들을 연구해보면 거기에는 영세했거나 성당에 다닌 경험을 가진 신자들이 놀랄만큼 많은 것으로 나타난다. 경우에 따라서는 그 비율이 과반수를 훨씬 넘기까지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의 원인은 신자 개개인의 신학적 무지와도 관련되지만, 근원적으로는 교회 당국의 무관에 기인하는바가 보다 큰 것으로 생각된다.
이와 같은 한국교회의 방관적인 태도와는 달리, 교황청에서는 이미 이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기 시작하였다. 1985년 교황청 비그리스도교 사무국에서는 전 세계의 성직자ㆍ수도자ㆍ편신도를에게 비록 선의의 경우라도 통일교가 주관하거나 후원하는 단체나 활동에는 일체 참여하지 말라는 특별지시를 내렸으며, 교황청 크리스찬일치 사무국에서는「크리스찬 교파들의 활동에 관한 보고서」를 통해 각 지역 교회들은 신흥종교의 도전에 보다 적극적인 관심과 대책을 가질 것을 촉구하였다. 교황청의 이러한 태도표명은 신흥종교의 도전이 더 이상 방관할 수 만은 없는 상태에 와 있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
물론 제2차 바티칸 공의회에서 채택된「비그리스도교에 관한 선언」에서도 나타나고 있는 바와같이, 가톨릭교회는 이들 종교에서 발견되는 옳고 성스런운 것은 아무것도 배척하지 않는다. 가톨릭교회는 그들의 생활과 행동의 양식뿐만 아니라, 그들의 규율과 교리도 거짓없는 종경으로 살펴보면서, 지혜화 사랑으로 서로 대화하고 협조하기를 권하고 있다. 또한 그들안에서 발견되는 정신적 내지 윤리적인 선과 사회적 내지 문화적인 가치를 긍정하고 지키며 발전시키기를 신자들에게 권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황청이 이들에 대해 심각한 태도를 공식적으로 표명하고 있는 것은 이들의 교리가 가톨릭교회의 기존 교리나 신앙을 자칫 오도시킬수 있다는 점과, 이들이 제기하고 있는 사회적인 문제들이 경우에 따라서는 대단히 크고 심각하다는 점 때문이다.
신흥종교의 도전에 대해 올바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그들을 정확히 파악해야만 한다. 그러나 그러한 파악에 있어서는 어떠한 편견도 개입되어서는 안된다. 유사종교ㆍ사이비종교ㆍ사교ㆍ이단 등으로 그들을 매도하려고만 한다면 그들이 갖고있는 선과 가치마저도 부정하는 것이 될 수 있으며, 그들의 도전에 대한 올바른 응전도 될 수 없는 것이다. 오히려 그들이 제기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정확히 찾아내어 그것을 교회의 자기갱신의 방법과 교회가 지향해 나아가야 할 방향정립에 포함시키는 것이 보다 올바른 응전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이제부터 제한된 지면을 통해서나마 한국신흥종교의 계보와 유형 및 교리와 활동상황, 그들이 나타내는 기능과 역기능, 그리고 그들에 대한 교회의 대처방안 등을 살펴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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