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의지의 한계를 보여주었던「장애자 올림픽」을 계기로 교회 안팎에서 장애자에 대한 관심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사회보다 한발 앞서 장애자에 대한 사랑을 실천해온 교회도 이제는 장애자에 대한 인식을 한 차원 높여 본격적인「장애자사목」의 방향을 제시해 나가야할 시점에 다다랐다. 이에 본지는「교회 장애자복지 현황」과「장애자사목의 방향」을 2회에 걸쳐 기획으로 다뤄본다.
교회 안에서「장애자」에 대한 인식이 구체화된 것은 UN이「심신 장애자의 해」를 선포한 198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주교회는 5월 17일을 장애자일로 제정하고 특별메시지를 발표, 그동안 교회 안에서 조차 소외돼왔던 장애자에 대한 관심에 불을 당겼다.
■장애자 시설 현장
그때부터 시작, 7년의 역사를 갖는 교회의 장애자복지는 그간 장족의 발전을 거듭, 81년 당시 20여개소에 불과하던 장애자시설이 50여개소로 늘어났다. 이 같은 양적인 팽창과 함께 지난 85년 7월「전국 장애자복지협의회」가 결성된 것을 필두로 인천ㆍ광주ㆍ부산ㆍ서울 등지에 교구 장애자복지협의회가 생겨나 장애자복지에 뼈대를 이루는 「조직화」가 병행됐다. 또한 동시에 「제1회 장애자복지대회」「장애 1일 체험」등 사회의 관심을 모으는 대규모 행사가 연이어져 장애자복지에 대한 회의 관심은 한껏 무르익는 느낌이었다. 물론 여기에는 83년「장애자 종합복지관」을 영원한 도움의 성모수녀회에 위탁운영 한 것을 시작으로「노틀담 장애자 직업교육원」「성분도 장애자 직업재활원」으로 이어진 일련의 시의 위탁운영이 하나의 가속을 붙인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러나 이 같은 외형적 성장에 비해 전체교구를 통틀어 장애자복지가 제대로 뿌리내리며 균형 있게 성장하고 있느냐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86년 11월「한국 주교회의 인성회」자료집에 따르면 전체 장애자 시설의 35.2%가 서울대교구에, 11.8%가 광주대교구에 소재, 대도시교구에 집중해 있다는 구족적인 문제를 보여주고 있다. 85년 사회복지관을 설립한 전주교구, 최근 심신장애자시설「천사들의 집」을 기공한 원주교구 등 지방교구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으나 관계자들은 『가난한 지방교구가 갖는「재정적 한계」와「인식부족」때문에 어려움이 많다』고 난색을 표하는 실정이다.
장애자복지는「장애자」라는 특수성과 교회라는 상황을 동시에 안고 있기 때문에 한걸음 더들어가 보면 말 못할 어려움이 많이 있고 아주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가장 활발한 모습을 보이는 서울대교구 경우 사회복지회 산하에 17개 시설이 들어가 있는데 정신지체ㆍ언어ㆍ시각ㆍ청각장애ㆍ지체장애등 장애의 종류가 다양한 만큼 시설현황도 저마다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크게는 서울대교구가 4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한「직업재활」에 초점을 둔 시설들과「보호ㆍ수용시설」ㆍ시의 보조를 받는「기관시설」ㆍ「기도공동체」ㆍ「시각장애단체ㆍ시설」로 나눌 수 있다.
이 가운데 기도공동체 출연은 교회적인 특성을 가장 잘 드러낸 경우로「사랑의 고리」「작은 예수회」등을 꼽을 수 있다. 작은예수회 박성구 신부는『뇌성마비ㆍ지체장애등 다양한 형태의 중증(重症)장애자들이 한꺼번에 모여 생활하는데는 기도공동체 성격이 가장 적절할 것 같았다』면서『간혹 장애자들 중에는 수도생활에 깊은 뜻을 가진 사람들도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제도적 측면
대규모의 기관시설부터 3~4명이 사는 작은 시설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관계하고 있는 교회의 장애자복지는 현재 이런 시설ㆍ단체들을「교회」라는 테두리 안에서 자연스럽게 묶어주고「방향성」을 제시해줄 제도적인 배려를 바라고 있다.
서울대교구의 경우 사회복지 안에「재활사업부」가 있고 장애자복지협의회가 별도로 설립돼 있지만 영역이 불분명해 행사 일정이 겹치는 등 일관성 있는 체계가 아쉬운 상황이다. 이와 관련, 한 관계자는『각 장애자시설들이 소속감이 분명치 않고 명확한 방향제시가 따르지 않기 때문에 그 시설의 책임자가 누구냐에 따라 좌우지되는 일이 종종 눈에 띄고 최악의 경우에는「분가(分家)」하거나 해체되는 경우도 있다』고 걱정스럽게 말했다.
■재정적인 면
이와 함께 시설운영의 필수요소인「재정문제」도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 시설들을 후원회를 조직, 재정문제를 풀어나가고 있는데 그 절대적 수가 모자라 안정적인「보금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셋집을 전전하거나 현황유지에도 빠듯한 실정이다. 서울대교구의 경우「자선주일헌금」과「나눔의 바자회」등에서 얻어지는 수익금을 시설에 나누고 있지만 근본적인 재정문제를 해결해주지 못하고 있다. 재활사업부의 배숙희 수녀는 애와 관련,『후원회들이 눈으로 장애의 정도가 한눈에 드러나는 지체장애자 보호시설에는 많이 모이는 반면 재활시설에는 상대적으로 지원이 약하다』고 현황을 밝혔다.
■봉사자 현황
교회 내 장애자 복지시설 및 공동체가 가지는 공통적인 문제의 하나는 봉사자문제.
장애자들과 함께 빛을 심는 삶을 꾸려가겠다고 봉사를 지원하는 많은 봉사자들은 무한정한 노동량과 무관심으로 6개월 내지 1년 안에 장애자 복지시설을 떠나는 예가 허다하다.
『대부분의 봉사자를 지원하는 젊은이들은 봉사라는 환상을 쫓아 지원하지만 봉사자들에 대한 영성적인 지도가 없는 현실에서 젊은이들은 상처를 안은 채 떠난다』고 한관계자는 지적했다.
현재 교회 내 봉사자는 임시봉사자와 상주봉사자ㆍ유급봉사자와 무급봉사자로 구분된다.
임시봉사자는 단체 혹은 개인별로 일정기간동안 시설에서 필요한 근로ㆍ교육 등의 봉사를 맡는다. 장애자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젊은층과 주부를 대상으로 확산되고 있으나 체계적인 봉사의 차원에는 전혀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상주봉사자의 경우, 늘어나는 복지시설에 비해 봉사자의 수는 절대다수가 부족하며 상주봉사자의 후생복지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지적했다.
24시간 내내 근무내용의 한계와 범위가 없고 봉사자들을 위한 후원회는 전혀 조직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장애자들의 재활을 도울 봉사자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라파엘의 집 총무 김무웅씨는『의료보험 등의 복지혜택조차 갖추어지지 않은 시설도 많다』면서『봉사자들의 건강문제ㆍ교육문제 등을 관장할 행정적인 제도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유급봉사자와 무급봉사자를 구분해 볼 때, 교회 내 사회복지시설에 유급 봉사자는 정부의 보조를 받는 기관을 제외하고는 거의 없다고 관계자들은 말하고 있다.
특수교육을 받고 소양을 갖춘 전문인들이 주가 되는 유급봉사자는 장애자에게 적절한 재활서비스를 제공하지만 재활교육보다는 수용형태에 머무르는 현 교회 내 사회복지시설의 현실에서 유급봉사 차원은 요원한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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