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탈의 유형 (1)
신흥종교의 역기능이나 또는 신흥종교가 일으키는 일탈행위는 대체로 종단의 역사가 짧은 초기과정에서 발생한다. 종단의 교리ㆍ의례 (儀禮)ㆍ조직 등이 어느 정도 제도화되고 나면, 초기의 열광성은 점차 감소되고 사회와의 관계도 비교적 안정을 찾게 된다. 특히 창시자가 사망 한 이후에는 광신적인 신행(信行)이나 집단의 구심점이 약화되어 일탈행위를 일으킬 소지는 그만큼 줄어들게 된다.
일반적으로 신흥종교 내부의 비리나 일탈행위는 사회에 잘 노출되지 않고 있다.
그것은 대부분의 비리나 일탈행위가 폐쇄적이고 사회도 피적인 종단들에서 발생하며 그러한 종단들은 창시자와 신자들의 관계가 강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흥종교 내부의 비리나 일탈행위가 사회에 알려지고 거기에 따라 사회적인 비난과 제재가 가해지게 되면 그것은 당사자는 물론 그 종단의 생명마저도 끊어버리는 결과를 가져 오게 된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소멸된 신흥종교의 사례들은 수없이 많다. 그러나 이러 대부분의 경우에는 제도화과정을 거치면서 보다 안정된 모습을 찾게 된다.
그 동안 신흥종교 내부의 비리나 그들이 저지른 일탈행위는 매스 미디어에 의해 여러 차례 보도되곤 하였다. 그 중에는 실제와는 달리 신흥종교에 대한 편견과 오해에서 빚어진 것들도 있지만 대개의 경우에는 사실로 확인되었다.
그 내용을 유형별로 살펴보면 대체로 다음과 같은 몇 가지로 분류된다.
그 하나는 폭력과 살인행위이다. 이러한 유형의 일탈행위가 발생하는 것은 신흥종교 초기에 나타나는 구조적 성격과 관련된다.
신비주의적 경향이 강한 신흥종교에서는 난치병이나 불치병환자들을 치료할 수 있다고 선전한다. 많은 경우, 이들은 환자가 병을 앓고 있는 것은 마귀나 사악한 정령(精靈)이 환자에게 씌여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면서 환자에게 접해 있는 마귀나 정령을 내쫓기 위한 방법으로 환자를 심하게 주무르거나 구타하기도 한다. 이러한 과도한 안수(按手)나 안찰(按察)로 인한 과실치사의 경우는 대부분 그리스도계 신흥종교들에게서 발생한다. 또한 신비주의적 성향이 강한 신흥종교에서는 오랫동안의 금식기도나 단식을 통한 수련을 강조하기도 하는데, 이 역시 건강을 해치고 경우에 따라서는 생명마저도 잃게 만드는 결과를 가져 오게 된다.
폐쇄적이고 사회도피적인 일부 신흥종교에서는 종단의 유지를 위해 폭력이나 살인행위를 저지르기도 한다. 사회에 대한 피해의식이 강한 신흥종교에서는 자신들의 공동체를 유지하기 위해 깊은 산속이나 또는 특정지역으로 옮겨가 생활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자신들의 비밀결사체적 조직을 유지하면서 독 닥쳐올 말세에 대비하고 지상천국에 참여하는 데에만 일차적인 관심을 갖는다. 이러한 종단에서는 기존신자의 종단이탈은 종단자체를 붕괴시키고 더 나아가서는 남아있는 신자들의 지상천국 참여마저도 저지케 하는 반(反) 종단적 행위로 간주된다. 뿐만 아니라, 그러한 행위는 종단 내부의 비밀을 외부로 노출시킬 위험한 것으로 인식되기도 한다. 이 경우, 대개의 종단에서는 신심이 약하다고 판단되는 신자들에게 엄격한 제재나 처벌을 가하며, 심한 경우에는 폭력과 살인행위까지도 나타낸다. 제일시대에 용문산에 존재하였던 백백교에서 3백여명의 신자들을 학살하였던 것은 이러한 경우의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신흥종교에서는 흔히 일어나는 또 다른 문제점으로는 재물수탈행위가 있다. 일반인들이 인식하는 것과는 달리, 신흥종교에서 신자들에게 재물을 강탈하거나 요구하는 경우는 대단히 드물다. 대개의 경우, 재물헌납은 열성적인 신자들의 자발적인 행위로 이루어진다. 그러나 시한부 말세론을 강조하거나 현세기복적인 성향이 강한 일부 종단에서는 곧 닥쳐올 말세의 심판을 면하고 지상천국에 참여하거나 또는 형세에서 복을 받을 수 있는 조건으로서 재물헌납을 강요하기도 한다. 이러한 사례들로서는 자신이 동방연맹의 맹주로 등극하게 될 것이라면서 관직을 팔았던 보천교의 창시자 차경석의 행위, 곧 닥칠 말세심판을 면하기 위해서는 딸과 재산을 바치라고 하였던 용화교의 교주 서백일의 행위, 자신은 고급 승용차를 갖고 있으면서 어린 신자들에게는 껌팔이와 행상을 시켰던 동방교의 교주 노광공의 행위, 소위「천국행 티켓」을 판매하다가 교주가 구속되었던 천국복음 전도회 등 적지 않다. 60년대 초「천년성」에 들어간다고 하여 자신의 모든 재산을 헌납하고 신앙촌에 입주하였던 전도관 신자들의 경우도 이와 유사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일부 신흥종교에서는 기존 사회질서를 거부함으로써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기도 한다. 이러한 점은 시한부 말세론을 강조하는 신흥종교나, 모든 생활을 종단활동에만 전력하도록 요구하는 신흥종교들에게서 보다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일부 신흥종교들이「부모 형제가 모두 원수요 사탄이다」라고 강조하면서 비신자가족 성원과의 관계를 멀리하도록 가르치거나, 학교생활이나 직장생활을 포기하도록 가르치는 것, 그리고 국가에 대한 충성이나 국민으로서의 의무를 우상숭배행위로 규정하는 것 등은 기존 사회질서를 파괴시키는 일탈행위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유형의 사례로는 이미 지적하였던 바와 같이 비신자인 남편과는 관계를 멀리하고 특정 직업은 포기하며 고등학교이상의 교육은 받을 필요가 없고 병역의무와 교련교육은 거부해야 한다고 가르치는 것으로 알려진 여호와의 증인, 과거 TV를 통해 보도되었던 대순진리회 부녀자들의 가출, 일부 일본계 신흥종교들에게서 나타나는 일본민족신 신앙과 일본을 향해 절을 하는 소위 동방요배 및 일본어로 된 주문의 독경, 초기 몰몬교에서의 일부다처제(一夫多妻制)채택 등 수 없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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