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탈의 유형 (2)
일부 종단에 해당되는 것이기는 하지만 신흥종교에서 흔히 발생하는 일탈행위의 또 다른 유형으로는 성적 문란행위를 빼 놓을 수 없다. 사실 신흥종교에서 성 문제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것은 많은 조사연구에서도 지적된 바 있으며, 매스 미디어를 통해서도 여러 차례 보도되기까지 하였다.
그러나 신흥종교에서의 성적 일탈행위는 대부분 사회와는 격리된 채 폐쇄적인 생활을 하는 종단에서 발생하고 있는 그 내용도 당사자들의 프라이버시와 관련된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그에 관한 실상이 제대로 밝혀지는 경우는 많지 않다. 또한 사회에 알려진 내용을 중에는 사실과는 달리, 신흥종교에 대한 편견과 오해에서 빚어진 것도 적지 않다.
그 동안 신흥종교에서의 성적 문란행위가 보도됨으로써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던 사례들은 수 없이 많다. 예를 들면, 첩을 40여명이나 두고 있으면서도 신자들로부터 딸을 상납 받아 다시 교단간부들에게 하시하곤 하였던 백백교의 교주 전연예, 집단나체예배를 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던 대동교를 비롯한 여러 종단들, 교주가 3백여명의 여인들을 여수좌(女首座)라는 명칭으로 거느리고 있으면서도 말세의 심판을 면하기 위해서는 딸을 바치라고 요구하다가 결국에는 교주가 신자에 의해 피살되었던 용화교, 수십명의 여신도들을 추행하다가 구속되었던 일원산기도원의 교주 김성복과 칠사도교의 교주 예성길, 12명의 처녀들을 관장(官長)이라는 교주의 친위간부로 임명하고 여신도들을 겁탈하다가 구속된 팔영산 기도원의 교주 전병도, 한때 혼음보도와 여신도추행소문으로 사회적인 큰 물의를 빚었고 최근에는 교주의 장남이 엽색행각과 연예인인질소동을 벌임으로써 또다시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전도관(천부교희) 등 그 사례들은 일일이 지적할 수 없을 만큼 많다.
이러한 사례들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신흥종교에서의 성적 일탈행위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의 유형으로 대별되어 진다.
그 첫째는 종단 내에서 막강한 권력을 가진 교주가 여신도들을 추행하거나 겁탈하는 경우이다. 이러한 유형은 대체로 사회와 격리되었거나 폐쇄적인 종단들에서 나타난다.
둘째는 신흥종교 신자들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여신도들의 사회적 배경과 심리적 성격이 결합함으로써 나타나는 경우이다. 신흥종교 신자들 가운데에는 남편과 사별하거나 이혼 또는 별거중인 여성들이 상당히 많으며, 남편이 있다고 하더라도 가정생활과 사회생활에 염증이나 불만을 느끼고 있는 자들이 많다. 정신분석학자들에 따르면, 이들은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불만을 성적 방종에 의해 풀어 보려는 심리를 갖게 되는데, 이들이 그 대상성(代償性)을 종교의식이나 신자들 간의 접촉에서 찾게 될 때 성적 일탈행위가 발생하게 된다고 한다. 정신분석학자들은 일부 신흥종교에서 종교의식 때 상징적인 성행위가 표출되고 있는 것은 이러한 이유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셋째로는 성 심리의 미숙에서 나타나는 경우이다. 정신분석학자들은 무의식의 세계에서는 신(神)이나 교주가 부모의 상징으로 받아들여진다고 설명한다. 신흥종교의 교주가 흔히「아버지」또는「어머니」로 불리워지는 것은 이 때문이라는 것이다. 또한 신흥종교에서는 교주가 신이나 메시아로 신앙된다. 이 경우 신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치겠다는 다짐은 결국 그 대상이 교주에게로 전이(轉移)되게 마련인 것이다. 이것을 정신분석학자들은 유아기에 흔히 있는 근친상간(近親相姦)의 환상이 잘 처리되지 못하고 있다가, 그것이 신 또는 교주라는 상징적인 부(父)에게 전이되어 원망성취(願望成就)를 이루는 유아기적 성 심리의 표출이라고 설명한다. 이들은 신흥종교의 교주가 미남이거나 정력적인 모습을 갖고 있을 경우 여신자들이 증가하는 것은 이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넷째로는 집단최면이나 집단히스테리현상에서 발생하는 경우이다. 이 경우의 성적 일탈행위는 흔히 집단나체예배로 나타난다. 집단나체예배는 대동교ㆍ용화교ㆍ시온산제국ㆍ칠사도교 등 10여개의 종단에서 행해졌던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러한 했위는 대부분의 경우, 시끄럽고 요란스러운 예배가 절정을 이룬 광란적 상태에서 나타난다.
하나의 예를 들면 광란적 예배로 인한 엑스타시상황에서 교주가 인간이 의복을 차용하게된 것은 원죄 때문이며 자신들은 이미 죄사함을 얻어 하느님이 창조해주신 본연의 모습을 가릴 필요가 없다고 설교하면서 먼저 옷을 벗으면 나머지 신자들도 부끄러움을 전혀 느끼지 않으면서 따라서 옷을 벗게 된다는 것이다.
다섯째로는 교리에서 파생되는 경우이다. 이경우의 대표적인 것은 혼음행위이다. 신흥종교에서의 혼음은 대개의 경우 그릇된「음양도수」(陰陽度數) 이론이나 원죄론에서 비롯된다. 원래 음양도수란 동양종교에서 말하는 우주의 운행법칙을 뜻한다. 즉, 양(陽)의 시대인 선천세계가 지나가면 음(陰)의 시대인 후천세계가 도래하게 된다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일부 신흥종교에서는 지상천국 세계인 후천세계가 속히 도래하기 위해서는 선천과 후천이 부딪치는 말세가 빨리 와야 하고 그것을 위해서는 교주(陽)와 신도(陰)간의 일정한 성 횟수가 이루어져 한다고 설명함으로써 성적일탈행위를 조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사례는 백백교와 용화교에서 발생하였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원죄론에 따른 혼음은「피가금 교리」또는「생수(生水) 가름교리」라고 하는데 주로 그리스도계 신흥종교일부에서 나타난다. 이들은 인간의 원죄는 인간의 피를 통해 유전되는 것으로 설명한다. 따라서 원죄를 깨끗이 씻기 위해서는 깨끗한 피의주입을 받아야하는데, 깨끗한 피는 오직 메시아인 교주만이 갖고 있기 때문에 교주와의 성관계, 그리고 그러한 관계를 가진 자와의 성관계를 통해서만 죄 사함을 얻을 수 있고 이 죄악세상을 선한 세상으로 바꿀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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