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ㆍ19와 5ㆍ16의 혼란기요, 「보리고개」로 굶주림에 시달렸던 1961년 처녀의 몸으로 나환우를 위한 봉사의 길에 투신했던 한 동정녀가 마지막 순간까지 나환우들을 위해 바쳤다.
베다니아원ㆍ삼청농장으로 불리는 왜관본당 삼청공소 전교사 김춘연(데레사) 동정녀는 지난 7월 24일 오후4시경 삼천포→진주간 국도상에서 3박 4일간의 공소 주일학교 산간학교를 마치고 귀가하던중 불의의 교통사고로 선종, 삼청동 마을 전체를 울음바다로 만들었다.
26년동안 삼청공소 나환우 주민들의 상담자요, 전교상 주일학교 교사로서 마을의 정신적 지주로 살아온 김데레사 여사는 27일 장례미사후 故人의 유지를 쫓은 유족(대표ㆍ마산 성지여고 교감 김서곤氏)들의 결정에 따라 공소 뒷산 나환우공동묘지에 뭍힘으로써 신앙의 불모지를 신자마을로 바꾼 생전의 삶보다 더 귀하게 죽어서도 나환우들의 가슴속에 살아있는 신앙인으로 영원히 남게됐다.
사회의 냉대는 물론 가족에게서 조차 버림받고 상처받았던 나환우들을 위해 평생을 바친 김데레사 여사는 1929년 10월 13일 경북 선산군 왜관읍 낙산동 가마골에서 출생, 순심여중고의 전신인 소화여자 국민학교를 졸업한 후 독학으로 교리공부에 전념한데 이어 61년부터 남도광신부를 도와 삼청공소 전교사로 일해왔다.
김데레사 여사는 삼청공소에서 50여세대 주민들의 의식계통과 더불어 교리교육을 실시, 대부분의 주민을 일교시켰으며 특히 2세교육에 주력, 수년전부터 매년 10여명의 대학진학자를 배출하는 한편 마을 청소년들을 위한 산간학교를 다녀오는 길이 마지막 봉사로 기록됐다.
왜관 수도원장 서경윤 신부 등 성베네딕또 수도회소속신부와 사촌동생 김경식(대구계 산동주임), 조카 이재명(대구토마스본당 주임) 신부 등 친척신부 및 수도자, 엠마 프라이징거 여사 등 신자와 주민 7백여명의 오열속에 봉헌된 김데레사 여사의 장례미사에는 「어머님이 돌아가셨다」며 특별 휴가를 받아 온 군인들과 삼청공소 출신 청년 10여명이 객지에서 달려와 참석자들을 더욱 숙연케 했다.
장례미사후 주민들은 꽃으로 아름답게 장식한 꽃상여를 메고 생전의 김데레사 여사 가 정들고 애정 깃든 마을 구석구석을 돌고돌아 하직인사를 한후 공소 뒷산 장지에 시신을 안장했다.
공소회장 이창룡(사베리오)씨는 장례미사 후 영결식에서 「김선생님 몰래 회갑잔치준비를 해 온 저희들의 정성을 끝내 사양하신 것은 남모르게 선행을 해오신 생전의 겸손함을 그대로 보여주시는 듯 하다」며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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