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산지방에 순교의 피를 흘리면서까지 복음의 씨앗을 뿌리고 가꾸려는 선조들의 깊은 신앙심은 자연스레 후손들에게 이어져 문산본당은 적어도 일제치하에서 해방되기전까지는 본당신부들을 중심으로 신앙공동체를 형성, 급속한 발전을 이룩하였다.
본당역사의 오래된 깊이를 자랑하는 他본당들이 주로 외국인선교사들에 의해 발전된 것과는 달리 문산본당은 초창기부터 한국인 신부들이 본당을 육성, 발전시킨 것도 주목할만하다.
이러한 가운데 문산본당은 서부경남지방의 방인사제들을 위한 수좌성당으로서 그 역사를 위한 수좌성당으로서 그 역사를 찬연히 빛내왔다.
신자들의 투철한 신앙심과 사제에 대한 지극한 존경심, 그리고 인재를 양성키위한 본당신부의 헌신적인 노력 등이 한데 어우러져 지금까지 50여명의 성직자와 수도자를 배출한 것이다.
특히 사제에 대한 존경심과 순명정신은 문산본당 초창기에 본당회장으로서 평신도 사도직 수행에 있어 오늘날도 귀감이되고 있는 허종규씨의 일화에서 엿 볼 수 있다.
문산본당 5대주임으로 부임한 김영제 신부 시절 때 허종규 회장은 2층주택을 짓고 친구들과 마을사람들을 초청, 집들이 잔치를 벌였다.
사순절기간동안 벌어진 이 잔치에 친구들은 흥에 겨워 허회장 몰래 기생을 불러들여 함께 놀다가 이 소식이 본당주임 김신부의 귀에 들어갔다. 교회의 성직자 권위주의 사상과 쾌락을 멀리하는 배타적 결백증의 고고함이 팽배해 있을 당시 김신부의 분노는 대단하였다.
김신부는 허회장에게 보속으로 초대교회에서나 볼 수 있었던「석고대죄」란 엄청난 벌을 내렸다.
이 벌은 허회장이 사순절 기간동안 매일 미사에 참여, 성당 출입구 밖에서 거적을 깔고엎드려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는 것이었다.
요즈음은 상상도 못할 일이지만 허회장은 섧은 내색 하나 하지않고 보속을 감내, 석고대죄가 끝나는 날 김신부와 하나되어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이같은 사제들에 대한 존경심은 어느덧 문산본당 신자 하나하나의 가슴속에 막연하게나마 사제에의 길로 향하고 싶은 싹을 움트게 하지않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또한 이필경 신부를 비롯 역대본당 신부들은 신자들의 재교육은 물론 청년ㆍ학생들에게 성경과 교리 등을 가르쳐주며 신앙생활을 심화시켰으며 공동체 단합을 위해 체육대회ㆍ피정 등 여러행사를 개최했다.
그래서 이들에게 있어서 성당은 신앙생활의 장소로서 뿐만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커다란 비중을 차지, 어느 다른 생활로 눈돌릴 수 없게끔 했다. 그러기에 청년학생들은 교회에서의 활동이 곧 삶의 전부였으며 자연 사제의 생활은 가장 이상적인 자신의 미래상으로 부각되었던 것이다.
이 본당출신 정영규 신부(마산교구 진해 경화동본당 주임)는『국민학교 시절 초저녁부터 밤늦게까지 열린 성탄절 연극행사에 참여한 것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면서『이같은 행사에 참여한 것이 성소의 길을 책하는데 많은 영향을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김영제 신부는 동정생활을 갈망하던 제을녀ㆍ김또분 등 6명을 회원으로 받아들여「성모성심원」을 설립하여 미래에 수도회의 창설을 꿈꾸는 등 성소의 터전을 더욱 굳게 닦았다.
복음화 역군으로서 본당활동에 적극 참여한 이들은 후일 김신부가 밀양으로 부임했을 당시 함께 이주, 침체되었던 이지방 교세를 부흥시키는데 괄목할만한 활동을 하였다.
밀양소재 육군병원에 봉사의 손길을 뻗쳤으며 성모성심 병원을 개설, 지역사회 의료봉사에 아낌없이 투신했다.
그후 이들은 2대 대구교구장 문제만 주교로부터 수녀원 인가를 받았으나 김영제 기도신부가 타본당으로 부임하는 바람에 1956년 해산돼 한국순교복자수녀회에 편입했다.
그러나 서부 경남지방의 성소의 터전으로서의 역사를 자랑하는 문산본당은 70년대부터 몰아친 산업화의 물결에 밀려 젊은층들이 도시로 빠져나가 성소의 맥이 끊어져 보는 이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하고있다.
본당주임 장병욱 신부는『이 지방 성소의 밑거름을 다져온 문산본당이 도시화의 물결에 밀려 그 역할을 다시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면서『이에 대한 뚜렷한 대책도 세울수 없는 형편』이라고 안스러워했다.
기금까지 배출된 성직자 명단은 다음과 같다.
주재용(선종) 이경만(선종) 이성만(선종) 장순도(선종) 박삼세(선종) 김동욱(은퇴) 김재석(선종) 조순업(선종) 강찬형(대구 대덕주임) 제찬규(미주 교포사목) 정삼규(마산 양덕주임) 김유재(선종) 강영철 원필호(미주 교포사목) 윤상학(일본) 제찬석(차원 양곡주임) 정영규(진해 경화주임) 강효식(프란치스꼬회) 유영봉(마산교구 사목국장) 유봉호(부산양정주임) 김평겸(부산 구포주임) 이기환(부산 사상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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