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은 추상적인 개념이나 이념과는 거리가 멀다. 공장의 노동자나 도시의 한 모퉁이를 추위에 떨며 돌아 나오는 도시빈민들 만의 현실은 더욱 아니다. 인권은 너와 내가 살아가는 이 땅에서 부유한 자, 배고픈 자, 구분 없이 지켜가야 하는 의무이다. 제7회 인권주일을 맞아 교회 서적 속에 나타난 크리스챤적인 인권의 모습을 살펴본다.
교회가 인권에 대해 관심을 보인 것을 1891년 반포된「노동헌장」으로 인권은 인간에 대한 근본적 관심으로부터 출발한다.
「쓸데없는 소리 말라/산이 산을 그리워하던가, 된장이 된장을 그리워하던가/양파가 양파를 그리워하던가/쓸데없는 소리 말라/사람만이 사람을 그리워한다」(김지하서의「검은 산 하얀 땅」중에서)
「노동헌장」으로 시작된 일련의 사회교리들은 그리스도로부터 오는 완전한 자유와 해방을 강조하며, 서적에도 반영된다. 즉, 인권은 모든 이의 현실ㆍ구체적인 삶이라는 점에서 시작해 예수 그리스도가 오셔서 선포한 해방과 민중의 고통을 그리고 있는 둘째단계로 하느님의 모습으로 창조된 인간과「나」가 확대된 공동체의 모습으로 확대된다.
예수 그리스도의 인권해방의 모습은 성서를 중심으로 폭력이나 무기가 아니라 고통을 참아 받는 민중의 모습들로 묵상집, 시집에 등장한다.
「이 종의 또 하나의 이름은/<원죄 없는 어린양(=그리스도)!>/우리에게 생명을 주러 왔다네, 그는 /백성이 해방되길 바란다네」(중략)
「민중이 겪는 이 고통/가실 줄 모르는 이 괴로움/새로운 땅을 선언하네/부활한 민중! 이라고」(까를로스 메스떼르저「종의 노래 중」에서).
그리스도께서 억압받는 사람의 해방을 위해서는 선포한 복음을 수행해야 하는 교회는 인권의 정상화를 위해 정치적ㆍ경제적ㆍ사회적 약자의 권리를 지키는 일에서 시작된다.
교회서적에서도 인간의 인격적 자유와 존엄이 무시되고 구조의 부산물로 여겨지는 현실을 알리고 방향을 바꾸어가는 일련의 운동들을 담는 것을 이 하나의 주류를 형성하고 있다.
특히 라틴 아메리카를 중심으로 한 인권회복을 위한 교회의 투쟁 및 해방신학의 소개들을 가장 많다.「해방신학의 올바른 이해」「민중의 외침」「정의에의 굶주림」「민중의 힘」등의 서적들은 교회가 인권의 위상을 회복해가는 모습들을 달고 있다.
군부독재에서 비폭력으로 민주주의를 얻은 필리핀의 혁명증언록「민중의 힘」서문에서는「그리스도인으로서 평화와 정의와 자유의 길에서 살기로 결심한 어느 민중들의 이야기를 전한다」고 밝히고 있다.
인권을 누린다는 것의 본질은 나를 강요하는 마음ㆍ소유욕의 노예가 되는 상황들을 과감하게 내던지는 것이다. 하느님의 모상대로 창조된 인간에게 부여된 인권의 핵심은 사회와 관계된 공동체성이다.
「밀가루로 만들어진 빵이 있다/그것을 먹는다 부족함 없이/그러나 밀가루 빵만으로는 부족하다/인간은 우정을 나누고 사랑을 받아야만 성장한다/(중략)여기 검은 빵이 있다/이웃의 아픔을 나누고 고통을 나눌 때/우리는 성장한다/(김수환 추기경의「하얀 빵 검은 빵」중에서)
교회서적들은 크리스챤적 입장에서 인권회복을 위해 해야 하는 일은 매일의 삶 속에서 자신을 내놓아 그리스도를 닮아야 한다고 곳곳에서 강조한다.
「생명 없는 육신으로 십자가에 내리워진 예수께서는/(중략)정의, 자유 그리고 사랑 안에서/모든 사람이 형제와 누이 되고/같은 아버지의 자녀가 되는/그런 세상을 만다는 것이 하느님의 계획임을/알게 된, 그런 사람들이다/(중략)그들은, 예수처럼, /정의로운 세계를/꿈꾸고/그것을 세우기 위하여/각오해야 하는 위험도/감수 할 것이다」(레오나르도 보프저ㆍ「십자가의 길」, 「정의의 길」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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