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아, 기름 발리운자
1. 우리가 이미 살펴보듯이 복음사가 마태오는 그의 복음 첫머리에서『예수를 그리스도라고 부른다.』(마태오1, 16)는 말로 마리아의 아들 예수의 족보를 마무리합니다. 「그리스도」라는 말은 히브리어「메시아」에 해당되는 회랍말인데「기름 발리운자」를 뜻합니다. 하느님의 선민 이스라엘은 메시아약속의 성취를 기다리면서 세대를 거듭하여 살아왔습니다. 그의 오십은 계약의 역사로 준비되었습니다. 메시아 즉 하느님의 파견을 받은「기름 발리운자」는 계약의 백성의 부름을 성취시키게 되어 있었습니다. 그 백성에게는 계시를 통해 하느님 자신에 대한 진리, 그리고 그분의 구원계획에 대한 진리를 아는 특권이 허락됐습니다.
예수는 그리스도
2. 나자렛의 예수에게「그리스도」라는 이름을 붙이는 것은 사도들과 초대교회가 그분 안에 계약의 하느님의 계획과 이스라엘의 기대가 실현된 것을 알게 된 증거입니다. 베드로가 오순절에 예루살렘 주민들과 축제를 위해 올라온 순례자들에게 처음으로 성령의 감도를 받아『이스라엘의 백성은 분명히 알아두시오 여러분이 십자가에 못 박아 죽인 이 예수를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주님이 되게 하셨고 그리스도가 되게 하셨습니다』(사도행전2, 36)라고 선포한 것은 바로 이것입니다.
왕ㆍ사제ㆍ예언직
3. 베드로의 담화와 마태오의 족보는 우리가 앞으로 다루게 될 구약의「메시아-그리스도」라는 용어의 풍부한 내용을 다시 한 번 보여줍니다.
「기름 바름」이라는 생각 내포한「메시아」라는 말은 이스라엘에서 사용됐고-우리가 알고 있는 대로 구약에서 신약으로 넘어온, 기름으로 도유한다는 것과 관련해서만 이해될 수 있습니다. 옛 계약의 역사에서 이 기름 바름은 하느님에 의해 왕ㆍ사제 또는 예언자의 직분과 품위에 부름 받은 이들이 받았습니다. 그러므로 메시아-그리스도에 관한 진리는 삼중「직분」의 성서적 맥락에서 이해돼야 합니다. 그 직분은 구약에서 하느님 백성을 인도하거나 대표할 처지에 있었던 이들에게 부여됐습니다. 현재 우리는 왕으로서의 그리스도의 직분과 품위에 대한 묵상에 머물고자 합니다.
조상 다윗의 왕위를…
4. 천사 가브리엘이 마리아가 구세주의 어머니로 선택됐음을 알릴 때 천사는 마리아에게 그 아들의 왕직을 말한 것입니다.『주 하느님께서 그에게 조상다윗의 왕위를 주시어 야곱의 후손을 영원히 다스리는 왕이 되겠고 그의 나라는 끝이 없을 것이다』(루까1, 32-33).
이 말은 다윗 왕에게 한 약속과 맞아들어 가는 것 같습니다.『…네가 살만큼 다 살고 난 다음, 네 몸에서 난 자식 하나를 후계자로 삼을터이니 그가 국권을 튼튼히 하고 나에게 집을 지어 바쳐 나의 이름을 빛낼 것이며, 나는 그의 나라를 영원히 든든하게 하리라. 내가 친히 그의 아비가 되고 그는 내 아들이 되리라』(사무엘하7, 12-14). 이 약속은 다윗의 아들이며 직접 후계자인 솔로몬에게서 어느 정도 성취됐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약속의 완전한 의미는 지상왕국의 한계를 훨씬 넘고 먼 미래뿐 아니라 시간과 공간, 역사를 초월하는 실재까지도 바라봅니다.『나는 그의 나라를 영원히 든든하게 다지리라』(사무엘하7, 13).
다윗의 자손 예수
5. 성모영보에서 예수는 그 오랜 약속이 성취되는 분으로서 제시됩니다. 이렇게 왕이신 그리스도에 대한 진리는「메시아적 왕」이라는(메시아-왕의)성서적 전통 속에 자리 잡습니다. 우리에게 나자렛의 예수의 사명에 대해 말해주고 그의 가르침을 우리에게 전수해주는 복음 속에서 흔히 이런 형태로 그것이 발견됩니다. 이에 대한 예수자신의 태도가 의미심장합니다.
예를 들면 눈먼 거지 바르티메오가『다윗의 자손이신 예수님,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마르코10, 47)라며 그분께 도와달라고 외칠 때 입니다. 이때까지 이런 호칭이 한 번도 자기에게 붙여진 적이 없었는데 예수는 바르티메오가 자기에게 말한 대로 인정했습니다. 필요할 때 그분의 그 의미를 밝히려고 마음 씁니다. 사실 바리세이들에게 돌아서서 그들에게 그분이 묻습니다.『「너희는 그리스도를 어떻게 생각하느냐? 그는 누구의 자손이겠느냐?」그들이「다윗의 자손입니다」하고 대답하자 예수께서 다시 물으셨다.「그러면 다윗이성령의 감화를 받아 그를 주님이라고 부른 것을 어떻게 된 일이냐? 주 하느님께서 내 주님께 이르신 말씀, 내가 네 원수를 네발아래 굴복시킬 때까지 너는 내 오른편에 앉아 있어라(시편109/110, 1)고 다윗이 읊지 않았느냐?」「다윗이 그리스도를 주님이라고 불렀는데 그리스도가 어떻게 다윗의 자손이 되겠느냐?」』(마태오22, 4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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