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영원한 의미와 인류구원의 새로운 길을 가르치는 진리가 있어야 한다. 영원한 진리, 초자연적인 진리의 가르침이 있어야 한다. 이것은 자연과학적인 진리도 아니요 철학적인 진리도 아니다. 이러한 가르침은 생명의 주인공이시며 영원한 존재자의 가르침이어야 한다. 이 가르침은 인간의 지능으로는 해결할 수 없고 또 그것을 알아들을 수도 없는 초월적인 가르침이다. 이것은 곧 하느님의 가르침이다
하느님의 가르침 담은 성경
이 하느님의 가르침이 기록된 책은 곧 성경이다.
기초신학에서는 성경을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성서는 직접 성령의 감도로 기록된 하느님의 말씀이다」
성서와 일반 다른 책과의 차이는 그것의 기록동기가 성령의 감도하심으로 되어진 것이고 따라서 그 내용도 하느님의 가르침이라는데 있다.
그러므로 성서가 무엇인지 올바로 알기 위해서는「성령의 감도」(Inspiratio) 의 뜻을 알아야 한다.
감도(感導)란 말은 일반적으로 하느님의 은총으로 우리의 생활 속에서 하느님의 뜻을 깨닫고 풍성한 생활을 하게하는 일종의 「도움의 은총」이라고 한다. 프란치스꼬 살레시오 성인은 이렇게 말했다.
『감도는 우리의 마음을 성덕으로 이끌고 충동을 주는 하느님의 사랑과 보호하심이며 드디어는 영원한 善에로 우리를 인도하는 하느님의 도우심이다』 (그의 저서,「신심생활의 입문) 2장 18절)
한마디로 감도는 하느님의 은총으로 우리의 마음과 지능을 진리에로 이끌어주시는 하느님의 은혜이다. 성서기록에 있어서 성령의 감도는 보통 세 가지로 분류한다.
1) 성서 기록자의 의지를 움직이는 감도이다. 특정한 인간에게 하느님의 말씀을 기록할 수 있도록 그의 의지를 움직이게 하는 감도이다. 다시 말해서 성서를 기록하지 않으면 안되도록 마음을 충동하는 감도이다.
그러니까 성서의 기자는 벌써 하느님으로부터 마음의 움직임을 먼저 받고 그 분의 가르침을 기록한다는 뜻이다.
2) 성서 기록자의 지능을 비추시는 감도이다. 이것을 「지능의 조명(照明)」이라고도 한다. 하느님의 말씀을 기록하는 과정에 있어서 하느님이 원하시는 그 내용을 구상해서 표현하도록 성서 기자의 지능을 비추시는 감도이다.
3) 기록되는 내용에 그릇됨이 없도록 보호해주는 성령의 비추심이다. 하느님의 말씀을 기록하는 과정에 있어서 인간적인 오류가 없도록 진리에로 이끌어주시는 성령의 은혜이다.
성령 感導로 진리에 인도돼
이렇게 3가지의 감도를 통해서 기록된 책이 곧 성경이다. 기록되지 않고 내려오는 하느님의 가르침을 성전(聖傳) 이라고 한다. (이 성전에 대해서는 다음에 자세한 설명이 나온다)
성서는 기록된 책이다.
『저 역시 이 모든 일들을 처음부터 자세히 조사해 둔 바 있으므로 그것을 순서대로 정리하여 각하께 써 보내 드리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였읍니다. 그러하오니 이 글을 보시고 이미 듣고 배우신 것들이 틀림없는 사실이라는 것을 알아 주시기 바랍니다』 (루까1장3~4절)
사도 요한은 이렇게 기록했다.
『이것은 자기 눈으로 직접 본 사람의 증언이다. 그러므로 이 증언은 참되며 이 증언을 하는 사람은 자기 말이 틀림없는 사실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요한 19장 35절)
여기서 요한은 한 인간적인 증거를 말한다. 그래서 감도는「계시」와는 그 의미가 다르다. 감도에는 언제나 하느님의 계시가 따르는 것이 아니고 인간 자연지식도 감도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감도에 대해서 교황 레오 13세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하느님께서 초자연적인 능력으로 사실들을 기록하도록 성서 기자들을 충동하시고 움직이시고 기록하는 그들을 보호한다. 그들로 하여금 당신이 명하시는 모든 것을 또 그것만을 상기하여 충실히 기록하기를 원하고 또 그것을 틀림없는 사실로 표현하도록 도와주신다. 만일 그렇지 않다면 하느님께서는 성서의 저자가 될 수 없다』 (1893년에 반포하신「Providentissim-us」 회칙에서)
여기서 교황님의 가르침은 성서의 저자와 기자가 전연 다르다는 것을 말씀하신다. 성서를 기록한 사람을 우리는「성서의 저자」라고 하지 않고「성서 기자」라고 한다.
기자는 어떤 사실을 보도하기 위해서 기록하는 사람이지 그 내용을 직접 만든 저자는 아니다. 예컨대「올림픽 취재기자」라고 했을 때 그 기자는 올림픽에서 일어난 객관적인 사실을 기록하는 사람이지 그 내용을 스스로 만든 사람이 아니다.
성서의 저자는 하느님
그러므로 성서의 내용은 하느님의 말씀이고 그 내용의 저자는 하느님 자신이시다. 그 내용을 우리에게 기록해서 전해주는 과정에 있어서 성령의 감도하심이 따라야 한다.
따라서 성서를 기록한 사람은 자신의 생각을 쓴 것이 아니고 하느님의 가르침을 쓴 것이기 때문에 그것을 쓸 수 있도록 충동을 받고 그 내용을 알아들을 수 있도록 지능을 밝혀주시고 기록되는 그 내용이 잘못이 없도록 인도하는 것이 소위「성령의 감도」라고 한다.
소위「성령의 감도」로 기록된 책이 성경이기 때문에 이 세상 그 많은 다른 책과는 그 내용이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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