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거동을 못하는 그날까지 푸른죄수복을 입고 소년원에서 복역하고 있는 청소년들을 위해서 일할 겁니다.…저는 그들을 제자식처럼 생각해 왔습니다』
18년이란 긴 시간동안 소년원 재소자들을 위해서 헌신해온 인천 제물포본당 장헌우(필립보ㆍ57세)씨는 소년원 재소자들에 대한 막을수 없는 애정을 이렇게 표현했다.
장씨가 소년원 재소자들에게 따뜻한 눈길을 주게된 시기는 장씨의 지금까지의 인생여로중 가장 힘들었던 사건을 겪던 때였다.
1969년 12월 장씨에겐 엄청난 시련이 닥쳤다. 이 당시까지만 해도 장씨는 국내에서 캡슐을 처음으로 개발하는등 인천지역에서 확장일로에 있던 제약회사의 사장이었다. 그러나 약사법위반이란 억울한 누명으로 서울구치소에 수감되면서부터 장씨의 삶의 행로는 바뀌게 된것이다.
구치소생활을 하는동안 장씨는 도산된 회사의 소식과 오갈데 없게된 가족의 소식을 들으면서 가장으로서의 억울함과 분노,그리고 쓰라림을 겪어야만 했다.
반면에 이런 와중에서 장씨는 신앙에 눈뜨게 됐고,얼마후에는 면희오는 가족들에게 영세입교를 권하고 본인은 착실한 기도생활을 하는 신앙인으로 변모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5개월 미결수생활을 마치고 출소한 장씨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끼니조차 해결하기 힘든 생활고였다.
장씨는 이때 삶의 전환점이 되는 기도체험을 했다고 한다.
『저는 허탈감에 빠져 무작정 지리도 모르는 명동성당을 찾아가 성모상앞에서 자신의 의지로 세상을 살아가는 것에 대한 포기선언격인기도를 했습니다. 그때부터 이상하리만치 안정된 마음이들었고 또 무엇인가 일할 의욕과 짧은 교도소생활을 하면서 알게된 연고가 없는 재소자들에 대한 연민의 정이 싹텄습니다』고 장씨는 그때의 경험을 회고했다.
이 순간부터 장헌우씨는 주위사람들의 말처럼 마치 미친듯이 낮에는 재소자들을 방문하고 밤에는 생활고를 이기기 위한 일과 연구를 하기 시작했다. 이런 생활이 18년이 지난 지금가지 이어져왔으며 그 노력의 결실로「인천교구 교도소 후원회」가 창설됐고 85년도 법무부주관 교정부분 자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장씨가 재소자 방문을 시작했을때 상황은 그렇게 평탄하지만은 못했다. 주변사람들의『자기 끼니도 해결 못하는 사람이』『교무금도 제대로 내지 못하는 사람이 』하는 혹평에 시달려야 했고 또 실제로 재소자들에게 찾아갈때 빈손으로 갈수 없어 그것을 마련하는 고생까지 같이해야 했기 때문이다.
70년부터 개인적으로 재소자 방문을 시작한 장씨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인력과후원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성당에 찾아다니며 도움을 요청하기 시작했다. 점차 뜻있는 사람이 모이기 시작했고 급기야는 75년에 인천교구교도소후원회가 탄생,지도신부도 모시게 됐다.
장씨의 재소자 방문은 가족들의 협조도 무시 못 할 부분이었다. 가족들은 어려운처지에서 장씨가 재소자들에게 관심 갖는것을 투정한마디없이 뭣일을 도와줬다. 차비가 없어 소년원방문을 어려워할때「어린딸이 내미는 때묻은 돈」은 장씨 집안 분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
장씨는 재소자들을 만날때 친자식처럼 생각하고 그들과 인격적인 교류가 될수있도록 노력했다. 왜냐하면 재소자들에게 믿음을 강요하게 되면 이들이 출소할때 교도소에서 얻은「모든것」을 남겨두고간다는 사실을 잘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장씨는 이들과 대화하면서 친해질수있어 즐겁기도 했지만 이들의 어려운점을 알고도 뒷처리를 해주지 못할때 큰 괴로움을 느꼈었다고 고백한다.
장씨는 18년간의 소년원재소자들을 방문한것을 종합하면서『교도소의 행정은 교화보다는 격리에 있는것을 많이 보여왓다』면서『따라서 재소자들에게 관심을 갖고 봉사하는 이들이 많이 나타나길바란다』고 강조하고『특히 성장기라는 인생의 중요한 시점에 푸른 죄수복을 입고 복역하는 소년수를 위해서 많은 사목자와 봉사자가 필요하다』고 요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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