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이들이 유독 많이 모여 사는 땅 성남시.
서울의 남단 경계에 위치하는 성남은 현재 60만의 인구를 가졌으나 67~68년까지만 해도 불과 6천명의 인구뿐이었다.
서울의 철거민들이 대거 수송돼오면서 급팽창한 것이다.
아직까지 세인의 뇌리에 생생한「광주대단지 유혈사태」의 상처를 안고 있는 이 인공도시는 70년대에 들어서면서 공당들이 들어서기 시작, 현재 노동자 수만 해도 10여만에 이른다.
이 땅은 골짜기를 미처 메우지 못하고 산과 언덕을 깎지도, 비탈진 산골길을 넓히지도 못한 채 아스팔트만 번듯하게 깔아 외모만 도시 흉내를 내었으나 높낮이 구배가 심해 겨울에는 자동차가 다니기도 어려울 뿐 아니라 노인들이 다니기도 쉽지 않다.
세례자 요한처럼, 이 삭만 한 땅을 찾아와 복음을 실천하면서 예수 그리스도의 빛을 비추고 있는「만남의 집 공동체」(원장ㆍ이영숙 소피아 수녀).
만남의 집에는 9명의 수녀가 극빈자ㆍ붕괴된 가정ㆍ무의무탁 환자들을 찾아 나서고 있다.
수녀들은 기계에 손이 잘린 젊은이가 회사로부터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법적 절차를 밟아 주는가 하면, 의료보험도 의료보호대상자도 되지 못해 병원문턱을 넘을 수없는 환자들을 데리고 자선병원을 찾기도 하면서 중학교생들에겐 학비도 지원해 준다.
무엇보다 수녀들은 서울과 인접해있다는 이유 때문에 유달리 방세가 비싼 이곳에서, 아이가2~3명만 딸려도 방을 얻을 수 없는 이들에게 싼값(형편에 맞게 월 1만원 정도)에 방을 임대해줘 가정이 유지되도록 지원하기도 한다.
77년부터 시작해온 이 극빈자사목은 이제 조직화되어 노동자들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조건 마련과 노동현장 복음화를 위한「노동사목」ㆍ가정으로부터 내쫓겨진 아이들을 위한「무위탁자 공동체」ㆍ화자와 굶는 이들을 찾아 나서는「극빈자 방문」그리고 노동자 맞벌이부부들을 위한「탁아소」등 체계를 갖추고 있다.
현재「노동사목」에는 매주 2백여명의 노동자들이 찾아오고 있는데 수녀들은 이들에게 노동에 관한 교회의 가르침과 신앙교육을 하고 있으며 예비자 교리반도 개설하고 있다.
「극빈자 방문」팀은 한 의사들의 도움을 얻어 매주 40여명의 환자들에게 거의 무료로(약값 1천원씩만 받음)치료해주고 있으며「탁아소」는 부모들이 일하는 시간동안 1백20여명의 어린이들을 말아 돌보고 있다.
그런데 23명의 붕괴가정의 어린이들이 생활하는「무의탁자 공동체」는 적지 않는 문제를 안고 있다.
현재 4개의 방이 있는 반 양옥ㆍ반 한옥의 집에서 생활하는 아이들의 사춘기가 되어가고 있는데 이들을 남녀로 분리해서 생활케 하려면 별도의 집이 마련되어야하기 때문.
77년 혼자서 성남에 와 성남에서도 가장 빈민촌중의 하나였던 상대원 1동에 자리 잡으면서 빈민과 노동자들을 만나는 일부터 시작했던 만남의집이 소피아 원장수녀(52ㆍ포교 성 베네딕도회)는『88올림픽이 우리에게 남기고간 짐이 너무 커요』라고 어려움을 털어놓았다.
이 소피아 수녀는 서유럽(특히 서독)의 후원자들이 올림픽을 통해 한국을 이해하자 이제까지의 도움을 손길을 아프리카의 빈민국으로 옮겨버렸다는 것.
이로 인해 운영비의 3분의 2가량을 외국후원자들에 의존하던「만남의 집」은 재정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해「만남의 집」총수지(收支)규모는 1억 2천만원. 내역으로는 외국후원자 7천여만원, 포교 성 베네딕또 수녀회 3천만원, 국내추천자 2천만원이었다.
국내 후원자래야「만남의 집」에서 일하는 수녀들의 친인척들이 거의대부분으로 수녀들은 휴가 때가 되면 바쁘게 친척들에게 손을 벌리는 판이다.
수녀 아홉명의 생활비는 수녀들 중 인근 상대원본당서 소임 맡은 수녀2명의 봉급 30여만이 고작이다.
이로 인해서인지「만남의 집」수녀의 한 친척이 5년 전 수녀원에 넘겨준 냉장고속에는 찬 바람과 배추 반포기만 덩그러니 남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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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 계좌번호=213~21~0472~960 이영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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