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지」나「예술성」어느 하나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 조잡한 영화들이 범람하고 있는 현실에 도전, 「좋은 영화 보여주기」를 계속하고 있는 모임ㆍ단체들이 있다.
정기 영화감상회를 주최하고 있는 서강대학교 커뮤니케이션센터(소장ㆍ커스튼 신부) 보라매 청소년 영화 아카데미의「YMCA」들이 손꼽히는 단체들.
이들은 청소년ㆍ젊은층을 대상으로 헐리우드류의 사업영화를 탈피한 좋은 영화들을 선정, 비디오로 상영하고 있는데 커뮤니케이션센터와 YMCA는 단순한 상영을 넘어선「평가」의 장까지 마련 좋은 영화를 가려볼 수 있는 근본적인 시각을 기르도록 돕고 있다.
서강대 커뮤니케이션센터는 지난83년 대학가에서는 처음으로 정기적인 영화감상회를 시작, 그 이후로 동국대학교, 외국어대학 등에서 영화감상회를 시작할 정도로 이 분야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현재 17회에 이르고 있는 정기 영화감상회는 서스펜스의 거장 알프레드 히치콕감독을 필두로 한 감독별 뮤지컬 등「장르별」, 남미ㆍ동구 등「지역별」3가지 접근 방식으로 미국영화에 식상한 관객들에게 다양하고 수준 높은 외국영화들을 선보여 왔다.
특히 87년부터는 그간 비평의 대상에서 조차 제의될 정도로 무시되 온 한국영화의 제자리를 찾기 위해 임권택ㆍ이장호 등 80년대 부상한 한국 감독들을 초빙한「한국영화와의 만남」을 시도, 현대한국영화사 비평작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커뮤니케이션센터의 강한섭씨는『이제는 소련ㆍ동구권 영화 등 그동안 금기시돼온 영화들도 손쉽게 볼 수 있기 때문에「다양한 영화상영」에 치중해온 센터의 활동이 전환돼야할 시점』이라면서『한국영화사 등 각 부분의 비평작업을 심화하고 비디오가 전가정의 30%나 보급됐다는 점을 가안, 좀 더 적극적인 방법으로 센터프로그램 대여등도 고려하고 있다』고 계획을 밝혔다.
보라매 청소년회관은 별도로 명화를 접하기 어려운 청소년들을 위해 주일 오전 12시~2시까지 영화비디오를 상영하고 있다.
프로그램 초점이 여가시간활용에 있기 때문에 평가회 등은 도입하고 있지 않으나 그간「철도원」「레미제라블」「벤허」등을 상영, 매회 마다 80명의 인원이 들어찰 정도로 호응을 얻었다.
YMCA는 87년 12월 중ㆍ고생이 참가한 청소년 영화아카데미를 시작, 매기마다 1백명 정도의 수료생을 배출했는데 영화평론가ㆍ감독ㆍ촬영기사ㆍ학자 등을 초청, 영화의 발생ㆍ제작과정 등의 강의를 들은 후 영화상영ㆍ토론을 연결하는 입체적 구성방식을 취하고 있다.
수료한 학생들이「청소년 영상클럽」을 만들어 슬라이드제작ㆍ영화비평 등을 직접해내고 있다.
주로 공식적인 영화사영의 공간을 제공하는 이 단체들과 함께 84년 7월 7일 국립극장 소극장의 제1회「작은 영화제」를 필두로 활성화된 영화모임들은 기존 영화에 대한 문제제기에 그치지 않고 8~16미리의 소형영화를 직접 배급하는 적극적인 면모로 주목을 끌고 있다.
「각 대학 영화서클」「서울영화집단」「영화마당우리」「동성영화연구회」등의 영화청년모임이 대표적인 예로 이들은 △세계를 올바로 보는데 도움을 주는 영화 △사실을 보여주는 영화 △관객과 직접 만나는 영화를 지향하며 오락위주의 헐리우드식 영화를 거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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