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1만 3천여명의 어린 생명이 부모로부터 버림받고 있으며 이들의 절반이상이 외국에 입양되고 있는 우리사회의 현실 속에서 한국 가톨릭교회가 세계성체대회 한마음 한몸 운동을 일환으로 추진 중인 입양 결연사업은 일반에게 자못 큰 관심과 기대를 안겨주고 있다.
현재 국내에는 공식 인가를 받은 입양 알선기관이 홀트아동복지회ㆍ대한사회복지회ㆍ동방아동복지회ㆍ한국사회봉사회 등 4개 기관이 있다. 이들 기관은 주로 해외입양을 담당하고 있으며, 규정상 국내입양을 의무적으로 취급하고 있는 실정이다.
보사부가 지난 10월 18일 국회 보사위에 보고한 국정감사자료에 따르면 1950년 이후 지금까지 이들 4대 입양기관을 통해 해외에 입양된 한국 어린이수는 모두 10만 7천 9백 51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4대 입양기관을 통한 국내가정입양아는 2만 4천 8백 5명으로, 국내와 해외입양비율이 18.7%대 81.3%로 해외입양이 4배 이상 높았다.
이런 상황 속에서 한국 가톨릭교회는 국내입양을 적극 전개해 나가겠다는 의지로 서울가톨릭 사회복지회 내에 입양 결연부를 지난 9월 15일 개설했다. 입양 결연부는 현재 정릉에 일시위탁보호시설을 준비 중에 있으며 내년부터 국내입양전담기관으로서의 정식인가와 더불어 본격적인 입양결연사업에 들어간다.
보사부 아동복지과 박연씨는『정부에서도 국내입양활성화를 위해 국내입양전담기관을 구상하고 있었는데 때마침 가톨릭에서 세계성체대회를 기해 입양결연사업을 편다고 해 적극 밀어줄 계획』이라고 밝히고 아울러『기아들의 대부분이 미혼모의 아기라는 점을 감안, 정부는 미혼모발생 예방과 보호에 우선적인 관심을 둘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가톨릭의 입양 결연사업은 기존의 입양 알선기관과는 달리 국내입양전담기관으로 처음으로 문을 연다는 점에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으며 그 역할이 기대되고 있다.
우리나라 입양사업은 6ㆍ25전쟁으로 인한 전쟁혼혈고아의 보호를 목적으로 인도적 차원에서 시작됐다.
지금은 전쟁고아가 없어진 반면 미혼모와 결손가정에서 파생된 아동의 문제가 사회문제로 크게 대두되고 있고 더욱이 이 아동들의 대부분이 앞서의 지적처럼 국내입양이 아닌 해외입양으로 인해 부정적인측면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는 실정이다. 해외 입양시 2천 5백~4천 달러, 국내 입양시는 30~50만원 정도의 수수료를 받고 있는 입양 알선 기관들이 수수료가 비싼 해외입양을 위해 수출아기확보에 경쟁하다시피 한다는 보도가 얼마 전에 매스컴을 떠들썩하게 한바있다.
이와 관련, 홀트아동복지회 이지숙 아동복지부 부장은『해외이양문제는 그동안 도외시돼왔던 문제에 이제사 눈을 돌려 문제를 인식했다는 측면에서 고무적인 현상』이라면서『해외입양문제를 이제 우리 모두의 책임으로 인식한 만큼 앞으로 해결의 방안도 나오리라본다』고 말했다.
사실 그동안 우리의 경제적 형편 사회적 여건상 입양대상 아동들을 국내가정에 받아들이기는 어려웠었다. 이제 이같이 해외입양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면서 우리아기를 우리가 키우고 미혼모가 아기를 버리지 않도록 도와주는 모임이 결성할 정도로 인식의 변화가 왔다.
그러나 무엇보다 국내입양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국내 양부모의 입양아에 대한 태도와 개념이 변화되고 또 국내 양부모가정도 늘어 이에 대한 권리주장도 당당히 해나갈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아직까지 우리의 입양태도는 입양아에게 가정의 보호와 사랑을 주기위한 목적보다 가문의 대를 있기 위한 것이 상례였다. 신생아이면서 건강하고 예쁜 남자아이를 더 원하고 입양사실을 비밀로 하여 친자로 입적하는 등 어른중심으로 진행돼왔다. 입양 알선기관을 통한 국내입양아동중 지금껏 친자가 아닌「양자」로 호적에 올려 진 예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반해 외국입양아의 경우 공개적으로 양자로 입적하며 남녀 구별 없이 장애아도 받아들이는 등 양부모의 태도가 아동 중심적이라는 것. 이런 경우 친자로 호적에 입적했다가 법의 보호를 받기 어려운 것과는 달리 양자법에 의해 합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세계성체대회 준비위 한관계자는『가문을 이어간다는 것은 조상에 대한 충실성이며 좋은 가치 중의 하나이지만 우리는 세례를 통해 더 큰 유산을 받은 상속자』라고 전제, 하느님가문에 입양된 이들로서 지상적인 것을 뛰어넘을 줄 알아야한다고 강조했다.『부모위주로 마음에 드는 아이를 데려다 양자로 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가장 보호와 사랑이 필요한 아이를 찾아나서는 길이 바로 예수그리스도를 양식으로 받아 모시는 우리의 행동이 아니겠느냐』고 그는 덧붙였다.
또 사회복지회 입양결연부 조용원 부장은『입양대상아동의 대부분이 미혼모아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올바른 성교육을 통해 미혼모 발생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도록 교회와 사회가 적극 나서야한다』고 주장했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