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잘 알려진 독일의 원조기구「미제레올」은 독일교회가 그들의 민족이 저지른 잘못, 즉 유태인 학살에 대한 참회와 함께 그들이 전쟁중 원조 받았던 것에 대한 감사의 표현으로 1950년대말 생겼다.
매 사순절동안 새옷 안사고 생필품을 절약하고심지어 양말까지 꿰매신는 신자들의 희생ㆍ절약으로 모아진 헌금을 사회교육과 인간개발을 위한 협력의 기금으로 전세계에 보내고있는 이 미제레올로부터 한국교회는 많은 혜택을 입었다.
이제는 우리도 받는 교회가 아닌 보답하는 교회, 주는 교회로 전환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게 일고있다.
한마음 한몸이 헌미운동은 바로 이 미제레올처럼 세상과 인간의 발전을 돕는 교회의 기금을 조성하려는 것이다. 헌미운동을 통해 봉헌된 헌금은 국내뿐아니라 해외원조에 적절히 사용될 것이다.
「원조」의 형태에는▲구호(救護) ▲사회복지 ▲사회개발 ▲사회운동적인 차원등 4가지로 구분되며 이 4가지 형태가 조화를 이루는것이 바람직하다.
구호적 성격은 우리가 흔히 알고있는 불우이웃돕기 차원이며 사회복지적 성격은 만성적 도움이 필요한 치료적 차원을 말한다. 또 사회개발적 성격은 스스로 자신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개선적 차원이고 사회운동분야는 빈곤과 불의의 근분적인 제거적 차원을 일컫는다.
이 원조형태에 따른 국내의 현행 지원 방법을보면 긴급구호시는 인성회전국 사무국이 각 교구 협조하에 시행하고있다. 복지사업은 각 교구 인성회ㆍ사회복지회가 사순절 헌금 자선주일 헌금을 배정하고 있고 또 복지시설 나름대로 후원회 조직을 통한조달과 함께 정부지원을 받기도한다.
개발사업분야는 자체부담과 함께 일부 외국원조에 의존하고 있으며, 사회운동분야는 여러가지 이유로 국내 원조가 전무하고 외국원조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게 본다면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원조ㆍ지원이 고전적 의미인 불우이웃돕기와 복지시설 후원의 차원에 머물뿐 사회개발과 운동분야에까지는 그 손길이미치지 못하고 있음을 알수 있다. 오히려 사회 구조적 모순을 지적하며 근본적인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사회운동분야는 도외시당하는 경향이다.
따라서 이번 세계성체대회를 기해 펼치는 한마음한몸운동의 헌금모금도 중요하지만 이와함께 원조의 개념에 대한 신자들의 의식변화 및 교육도 병행해야한다고 한마음한몸운동 헌미헌금위원회 전문위원인 전국인성회 최재선 사무국장은 강조했다.
특히 개발원조에 대한 교회의 가르침은 교황 바오로 6세의「민족들의 발전촉진에 관한 회칙」(1967년)에 그 기본적인 내용을 담고 있으며 이 회직 반포후 선진국에서 제3세계의 개발원조를 위한 해외원조기구들이 우후죽순처럼 설치됐다.
원조에 대한 이론적 발전이 이처럼 교회의 사회교리와 밀접히 관련됨에 따라 기존의 해외원조기구들도 시행착오를 거치며 구호ㆍ자선의 차원에서 개발사회운동 분야로 원조의 형태를 변화했다. 세상과 인간에 대한 교회의 헌신이 구체적으로 드러나는 모습의 하나가 원조이기때문이다. 이를 넓은 의미로「인간발전」이라 부를수 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도 최근「사회적 관심」회칙(87년 12월 30일)에서 인간발전의 문제들에 대한 교회의 의무를 특히 연대의 정신으로 가난한 이들에 대한 우선적인 선택의 정신으로 실천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즉 원조는 주는자와 받는자간의 수직관계가 아니라 수평관계ㆍ연대임을 강조한것이다.
교회로부터 공식 인준을 받은 선진국의 해외원조기구로는 우리가 6ㆍ25이후 많은 도움을 받은 미국가톨릭구제회(CRS) 독일 미제레올, 네덜란드 세베모, 영국 CAFOD, 프랑스CCFD, 아일랜드 TROCARE, 카나다 CCODP, 호주 ACR 등을 대표적으로 꼽을수 있다. 또 선진국의 원조는 자국내ㆍ해외로 분리, 조화를 이루고있으나 우리의 경우 국내자원도 산발적으로 운영돼있어 이를 하나로 묶어주는 기구가 필요하다.
이들 해외원조기구들의 기금 모금 방법은 교회자체에서 기금을 내놓는 경우도 있으나 사순절운동을 통한 헌금이 주류를 이룬다.
우리도 사순절이되면 각 가정에서 한 숟가락의 쌀을 모아 가난한 이들을 돕는 풍습이 있다. 우리집안식구에게 꼭 필요한 일용할 양식을 이웃과 나눈다는 의미의 이 미풍을 신앙차원에서 활성화 하자는 것이 한마음한몸헌미운동이다.
일부에서『아직 한국교회가 자립을 못했는데, 국내에도 돌보지 못하는 가난한 이웃이 얼마나 많은데 무슨 해외원조냐』고반론을 제기하면서 해외원조가 아직도 우리에게 시기상조라고 주장한다.
이에대해 세계성체대회준비위관계자 및 뜻있는 신자들은『교회가 갖출것은 다갖춘뒤 이웃을 돕는다면 영원히 그 시기는 안 올것』이라면서『나눔은 우리에게 꼭 필요한것을 나누는 것이지 쓰고 남은 것을 주는 것이 아니라』며 성서에 나오는「과부의 헌금」을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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