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에서의 혼인잔치가 끝난 다음 예수의 일행은 어떻게 되었는가. 요한 복음서는 다만 다음과 같이 전하고 있다. 『이 일이 있은뒤에 예수께서는 어머니와 형제들과 제자들과 함께 가파르나움에 내려가셨다』고. 이 보고는 예수께서 가파르나움에 가셨을때는 어머니, 형제들 그리고 제자들과 함께 계셨다는 사실을 말해줄뿐이지 잔치가 끝나자 가파르나움으로 직행하셨다는것은 아니다. 가나를 중심으로 가파르나움은 북동쪽으로 가야하고 나자렛은 남동쪽 반대 방향으로 가야한다. 그러니까 가나는 가파르나움과 나자렛 중간에 위치한다고 볼수 있다. 요한이 가파르나움 출신이고 필립보는 가파르나움에서 멀지않은 벳사이다 출신이며 베드로와 안드레아는 어부로서 어촌인 가파르나움이나 벳사이다 두 어촌중 한곳 출신이다. 그리고 예수께서 어머니와 형제들과 제자들과 가파르나움에 가서 별로 하는일 없이 그저 며칠동안 머물렀다는것으로 보아 여행목적지가 가파르나움이 아니었다. 요한복음서는 거기서 과원제에 참석하기 위하여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셨다고 하였다. 그렇다면 그들은 가나에서 혼인잔치가 끝나고 자기집으로 돌아갔다가 예루살렘을 같이가기로약속하고 가파르나움에서 만나기로 하였던것이다. 예수께서 나자렛에서 예루살렘으로 가시는데 가파르나움을 들리면 먼길을 돌아가셔야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파르나움으로 가신것은 아마도 요한의 초청으로 요한의집을 방문하시기 위한 것이었을 것이다. 이 집에서 요한의 형이며 나중에 예수의 제자가될 야고보를 만날것이며, 요한의 부모 제베데오와 살로메를 만난것이다.
이 두 사람은 예수의 전교생활을 헌신적으로 도울사람들이다. 그리고 예수께서는 이 곳 가파르나움을 거주지로 삼을 것이다(마태 4장13)이 가파르움여행을 기록하여 전한것은 요한뿐이라는것을 알아 들을만하다.
일행중에는 예수의 형제들도 함께 있었다고했는데 이형제들 문제는 앞으로 따로 다루기로 하고 하여튼 그들은 예루살렘으로 함께갈 채비를 하고 있었다. 유대아인들의 민족 명절인 과월제가 가까와 왔기때문이었다. 예수의 이번 예루살렘행은 요한의 복음 기술에서 대단히 중요하다. 예수님의 3년간의 공생활이 예루살렘에서 시작하여 예루살렘에서 끝나도 톡짜여졌다. 이것은 구제도의 청산에서 시작하여 새제도의 완성으로 끝나는 것을 의미한다.
이와같은 안목에서 며칠전의 가나에서의「포도주기적」은 각별한 뜻을 가진다. 어머니 마리아의 요청으로 예물에서 새 술로 변화되는과정은 옛계약에서 새 계약으로 넘어가는 구세사를 보여주는 전주곡이었다.
니꼬데모와의 대화에서 예수께서는 이 점을 강조하실것이다.『누구든지 새로 나지않으면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할것이다』(요한3장1~21). 사마리아 여인과의 대화에서 예수께서는 목마르지 않는 생명수를 약속하고 영적이고 진리에 읿각한 하느님예배시대의 도래를 알려주실 것이다(요한4장1~42).
예수의예루살렘 첫 방문은 두 가지 사건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하나는 성전에서 새속을 내쫓는 성전정화의 행동이고 둘째는 유대아인 지도층과의 논쟁이다. 과월절 축제에는 모든 사람이 사방에서 성도 예루살렘으로 몰려든다. 그들은 성전에 희생제물을 바쳐야 했다.
그러니 이들에게 공급할 크고 작은 희생동물도 사람들의 수만큼이나 성도에 몰려들었다. 성전주위는 동물시장으로 북적대기 시작했다. 양들의 매매우는 소리, 항소와 암송아지까지 등장하여 울어대고 비둘기들의 꾸루룩 소리, 이 동물들을 파견 장사치들의 고함소리, 하느님을 예배한다는 성전은 경배행위의 제도 잘못때문에 완전히 시장터로 변하였다. 사람들은 안티오카아, 알렉산드리아, 키레네, 로마등지에서 세계 각 곳에서 모여들었다. 이들이 제물용 동물을 사려면 돈을 바꾸어야 한다. 그러니 돈을 바꾸어주는 환전상들이 또한 들끊는다.
이런 환경에서는 선조들이 경건하게 마련한 과월제를 종교적인 분위기에서 지낼수가 없다. 예수께서 예루살렘에 임성했을때에 이런광경을 보셨던 것이다. 이런 소동은 성전관리 책임들의 묵인이 없으면 있을수 없는 일이였다. 도대체 이 사람들은 성전을 돈벌이하는 장터로 만들려는것인가. 울화통이 터지지 않을수 없는 노릇이었다. 그뿐인가 성전은 당시 재건중이었다. 여기저기 받침대가 있었을 것이고 공사판을 별로놓았을것이다. 하느님의 분노가 폭발할만하다 성전은 하느님이 현존하여 계시는 성막으로 조상때부터 속인은 발길조차 들여밀 수 없는 엄숙한 곳이다. 그곳은 하느님을 찬미하고 기도하는 집이라는것은 상식에 속한 일이었다. 그런데 이 무슨 광경이란 말인가. 예수는 손에 줄을 채찍삼아 양떼 소떼등 동물들을 몰아내고 환전상들의 상을 들러메치며 속인들을 내쫓으셨다. 처음이자 마지막 예수의 폭력행위였다. 예수의 구세사업은 역시 폭력을 당함으로 끝나게될 것이다. 다만 이번폭력은 정의로운 폭력이었고 마지막 폭력은 불의한 폭력이란 점이 다르다. 이 광경을 지켜본 제자들은 아연실색 놀랄뿐이었다. 주님의 이런 행위가 어떤 대가를 치르게 될지 제자들은 잘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성전 당국자들에게 반하는것은 죽음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제자들은 훗날에야 시편을 생각하며 그행동의 뜻을 되새길 뿐이었다. 『하느님의 집을 아끼는 내 열정이 나를 불사르리이다』. 그러나 예수님은 구제도는 물러나야하고 새제도를 세울 첫걸음으로 생각하고 계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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