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3년
12월 10일 수요일
초량을 출발하여 부산진까지는 기차로 여행했다. 다음 동래까지(판독안됨). 그리고 상곡-기장지방까지는 말을 타고 갔다. 나는 일찍이 선교사로서 성사집행을 했던 높은 산 꼭대기에 위치한 이 마을을 다시 보게 되어 기뻤다. 그때 공소집은 대낮에도 램프를 켜야했다. 그후 교우들이 거기에 매우 편리한 작은 경당을 지었다.
12월 11일 목요일
대구: 새 대수도원장인 보니파시오 신부가 지난 토요일 시베리아 횡단열차편으로 서울에 도착했다고 한다.
12월 16일 화요일
나는 오늘 아침에 성 베드로ㆍ성 바오로를 주보로 하여 순정성당을 강복했다. 그곳에 성체를 모시고 성사집행을 했으며 저녁때에는 성체강복을 했다.
12월 31일 수요일
투르뇌 카넬 김아오스딩 신부 등이 오는 저녁에 왔다. 올해는 새 주교관을 갖게 된 해이다. 근 날짜가 현관문에 새겨졌다. 천주께 감사!
■1914년
1월 6일 화요일
분도회원들은 그들의 사범학교를 다시 열지 않을 것이다. 카시아노 신부가 수도원의 원장으로, 안드레아 신부가 부원장으로 임명되었다.
1월 24일 토요일
무세 신부와 카탁스 신부가 오늘 아침에 전라도로 떠났다. 뤼카 신부가 페셀 신부와 함께 저녁 5시 기차로 도착했다. 그는 나의 동창생이며 만주에서 2년동안 포교활동을 하다가 사망한 그의 형과 많이 닮았다.
2월 23일 월요일
전 공소에서와 마찬가지로 이 공소에도 부족한 것이 많다. 아마 다음 공소들도 그럴 것이다. 카넬 신부는 아무 의미가 없기 때문이라고 하며 교우들과 이야기도 하지 않고 밥도 먹지 않는다. 그의 임무를 위해 그래서는 안되는데 여러 징후들이 신학교 생활같이 보여 나는 그를 꾸짖었다. 그는 시골생활에 익숙해질 수 없음을 보임으로써 신학교로 가기를 기대한는 것일까?
4월 27일부터 5월 3일까지 선교사들의 피정이 있었다. 신학교교장이 된 샤르즈뵈프 신부가 있던 목포는 카넬 신부가 그 후임이 되고, 카넬 신부가 있던 마산은 베르봉 신부가 후임이 되고, 베르봉 신부가 있던 되재는 그곳에서 선교의 첫발을 내딛는 튀카 신부가 그 후임이 된다. 신학교로 임명된 페셀 신부가 있던 안대동은 후임이 임명되지 않을 것이다. 나는 홍콩에서 인쇄된「교구지도서」의 책을 나누어주었다. 애긍(哀矜)은 균등하게 나누지 않고 보고서에 나타나는 필요에 따라 할당하기로 과반수 표결로 결정되었다.
5월 11일부터 17일까지 한국인 신부 피정. 역시 내가 강론을 했다. 김스테파노(金洋洪) 신부와 이발도로메오(李尙華)) 신부는 월요일에 내가 보낸 전보로 수요일에야 도착했다. 그들은 작년처럼 피정이 연기된줄로 생각했었다. 피정이 끝나는 일요일, 대성당에서 장엄미사가 있었다. 10시30분에 장해의 신학교 성당의 초석이 축성되었다. 교우들이 굉장히 많았다. 장래의 신학교 공부방에서 나와 강론을 했다. 모든 의식을 성가로 했다. 초석을 봉인하고, 서명을 하고, 조서를 넣는 동안에도 악대가 연주를 했다. 조서에는 나와 로베르,무세, 김스테파노, 김요셉, 김아오스딩, 소세, 이발도로메오, 김베드로 신부 등이 서명을 했다. 끝으로 유스티노 성인에 관해 다시 간단한 연설을 하고 주교강복을 주고나서 악대의 음악에 맞추어 공보방으로 돌아왔다. 성당은 교우들로 가득차 있었다.
5월 22일 금요일
나는 샤르즈뵈프, 카넬 신부와 함께 8시에 섬으로 가는 배를 타러갔다. 2시에 우리는 자은도(慈恩島)의 작은 마을에서 하선(下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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