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4년
5월 23일 토요일
오늘은 21명의 고해자가 있었는데 그중 22명은 냉담교우이고 5명은 성인 영세자였다. 교우들과 나눈 이야기에 의하면 이 섬에서 있었던 일들은 이러했다. 섬사람들 몇몇이 1898년 목포로 와서 단순히 보통 예비자들처럼 교리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1901년에 섬의 몇몇 신입교우들이 괴롭힘을 당했다. 데사예 신부가 지도군수에게 항의하러 갔다. 그는 냉대를 받았고 그의 복사는 매를 맞았으며 신부 자신도 손에 가벼운 상처를 입었다. 서울에서 항의를 했고, 그래서 군수는 징계를 주교인들과의 갈등을 피하라고 지시했다. 섬으로 가는 포졸들이나 세금 징수자들은 천주교인인지 아닌지부터 물어보았다. 천주교인이라고 하면 규정된 세금만을 요구했고, 천주교인이 아니라고 하면 일반 사람들처럼, 즉 그들에게 3~4배를 더 지불케 했다. 결과는 즉시 나타났다. 집단 개종이 일어난 것이다. 데사예 신부는 가장 훌륭한 공소건물을 갖게되는 섬이 그 신부를 맞아 들일 것이라는 희망을 갖게 했다. 그래서 교우들만이 아니고 외교인들에 의해서도 건축된 기와집들이 생겨나게 되었다. 대부분의 경우 이 외교인들의 헌금은 자발적이었을 것이다.
이 지출은 그들이 군수의 착취를 면해 저축한 금액에 훨씨 못미치는 것으로 생각되었다. 일진회(一進會)가 하의도에서 생겼을대 천주교인들은 일본인들에게 매수외어 합방으로의 길을 준비하는 악당들로부터 보호해주기를 신부에게 호소했다. 물론 선교사는 아무일도 할 수 없었고, 그런 소문이 퍼졌다. 그때부터 천주교가 이 세상에서 아무 소용없는 것으로 여겨져 모든 것이 단번에 무너져버렸다.
5월 29일 금요일
강론과 미사, 그리고 9시에 출발했다. 길은 진흙투성이고 또 독이 없는 뱀이 아주 많았는데 샤르즈뵈프 신부는 길을 걸어가면서 태연하게 20마리가량을 죽였다. 정오에 주막에 도착했다. 5명에 3개의 밥그릇, 그리고 더운물 뿐이였다.
6월 13일 토요일
베이 드 바야주교와 대구수녀원의 신설을 내게 위임하는 계약을 맺었다. 소화 테레사 수녀에게 감사한다. 나는 이 문제를 그 수녀에게 맡겼었는데 그녀는 거의 기적적으로 그것을 처리했다.
8월 2일 일요일
작년에도 방문했던 도쿄의 독일 예수회 선교사인 힐리히 신부가 급행열차편으로 도착했다. 그들의 학교는 일부가 완성되었는데 지하실을 포함한 3층건물이다. 150척(尺)에 45척(尺)이다. 건축가는 오스트리아인이고 시공자는 일본인이다. 부속물을 제외하고도 10만엔, 총 비용은 12만엔이다. 대지 구입에 145만엔이 들었다.
8월 9일 일요일
부주교 일기-확실히 역사에 유례가 없는 일이 일어났다. 오늘 드레즈 주교님이 그의 선교사들중 9명 등과 함께 성당에서 여행 기도하고 시모노세끼로 가기위해 기차를 타러 떠났다. 우리의 출발자들은 전혀 슬퍼하지 않았으며 가장 슬퍼한 사람들은 남아있는 로베르, 베르모렐, 샤르브뵈프, 미알몽, 트르뇌 신부 등이었다. 찌는 듯한 더운 날씨였고 기차는 사람들로 가득차있어서 주교님께서 용감하고 순박하게 일본인들과 한국인들 사이의 3등실에 앉는 것을 보기가 정말 민망했다. 계급이 있기 때문에 2등실에 앉을 권리가 있는 카닥스 신부가 주교에게 자리를 양보했지만 주교는 자신은 졸병으로서 여행해야한다고 하면서 사양했다.
8월 26일 수요일
부주교일기-트르뇌 신부가 부산을 거쳐 자기집으로 돌아갔다. 비에모 신부가 엽서를 보내 신문들이 전한 교황 비오 10세의 서거소식을 확인시켜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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