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정경에서의 위치
모압여인 룻에 관한 참신한 목가적 단편인 룻기는 아가, 애가, 전도서, 에스텔과 함께 다섯두루마리(메길톨)에 속한다. 고대의 사본들은 룻기를 다섯두루마리의 첫째나 둘째에 배열하고있다. 70인역과 불가타는 룻기를 판관기 다음에 놓는데, 이는 아마도 시대적 배경(1,1~5)을 감안한 역자들의 판단에 따른 분류일 것이다.
2.내용
전적으로 두 여인, 며느라와 시어머니의 신뢰와 애정을 다루고 있는 이 소품은 모두 4장인데 여섯장면으로 되어되어있다.
장면1) 모압-베들레헴 태생의 나오미가 기근을 피하여 이주했던 모압에서 살다가 남편과 두아들이 죽자 며느리들에게 친정으로 돌아갈 권유를 한후 자신은 고향으로 돌아가려 할때 작은 며느리 룻이 따라온다.(1,1-18)
장면2) 베들레헴-룻과 함께 돌아온 나오미가 고향인들로부터 환영을 받는다.
이때 나오미(기쁨을 가진자)는 자기를 마라(싸라림)로 불러달라고 한다. (1,19~22)
장면3) 추수밭-룻이 식량을 구하러 밭으로 나가 이삭을 줍는다. 시아버지의 친척이요 지주인 보아즈는 룻이 모압여인인줄 알면서도 그녀의 효성에 감동하여 호의를 베푼다. (2,1~23)
장면4) 타작마당-보아즈가 룻에게 베푼 자비르 알게 된 나오미는 며느리가 새생활을 찾도록 적극적으로 나선다. (3,1~18)
장면5) 성문-룻이 마음에 든 보아즈는 성문회의를 열고 장로 열사람을 불러 룻과 정식으로 혼인할 수 있는 절차를 밟는다. (4,1~12)
장면6) 결론-룻이 보아즈의 아내가 되어 아들을 낳자 가아기는 나오미 가문을 이을 아들, 다윗의 할아버지인 오벳이 된다. 그리하여 이제 나오미는 마라가 아니라 다시 나오미가 된다. (4,12~22)
3. 저자와 집필연대
탈무드 시대부터 추수기 끝날 무렵인 오순절에 회당에서 읽혀지는 룻기의 저자가 누구인지 모른다. 탈무드 전승은 유배이전의 인물인 사무엘이 사무엘서와 판관기, 룻기를 썼다고 전한다. 이야기속에 담겨있는 풍습과 사상을 엿 볼 수 있는 언어적 특징에서 연대는 유배후 또는 귀환직후로 추정한다.
4. 문학유형
룻기는 단편 창작의 필수요건을 완벽하게 갖추고 있다. 또한 비교적 정확하고 적절한 고대 풍습에 대한 세부적 사항을 극적으로 구사하고 하느님의 섭리를 은연중에 드러내는 인물상을 제시하며 이야기의 시작에서 주는 궁금증을 마지막판에 풀어주는 세련된 화술로 인해 지혜설화문학으로 간주한다.
5.저술목적
룻기는 두개의 계보(4,17:18~22)로 끝을 맺는다. 대수롭지 않은 이 계보에 이 글의 저술목적을 찾아볼 수 있다. 이스라엘의 별, 다윗왕의 조상이 방계의 모압인과 밀접하게 연결된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다. 실제로 다윗은 망명시 모압왕에게 보모를 돌봐달라는 부탁을 한 적이 있다는 기록(1사무32,3~4)은 룻기가 구체적으로 말하는 전승이 사실임을 뒷받침한다.
더불어 룻기는 예언자들과 현자들이 대대로 가르쳐온 「가문에 대한 충성」의 전형적, 모범적 가정상을 제시하고 있다. 죽은자의 형제가 형(제)수와 혼인하여 대를 잇는 관습(신명25,5~10)의 실마리를 주는 이 이야기는 형제관계를 넘어 친척의 범위까지 넓히면서 헌신적 효성에 대한 하느님의 보답을 아름답게 서술한다(1,8:2,12ㆍ20:3,10). 끈기있게 시어머니를 섬기는 며느리는 유다교 개종자로 간주되고 마침내는 번영과 행복으로 보상되는 이야기를 통하여 인간으로서 바른 도리를 다하면 인종에 관계없이 보상을 받는 야훼신앙의 진정한 우주성을 드러낸다.
6.배움
『어머님 가시는 곳으로 저도 가겠으며… 어머님의 겨레가 제 겨레요 어머님의 하느님이 제 하느님이십니다』(1,16~17)
이 귀절은 다윗과 요나단의 우정, 남성들의 우정 예화에 대한 여성간의 진실된 우정의 상징으로 자주 언급되어왔다. 상투적인 의무나 종족을 뛰어넘는 헌신적 애정의 결과 룻은 구세주 가문에 들어가 마태오의 족보(마태1,5)에 나오는 네 여인중의 하나가 돼 성모 마리아의 예형에 드는 더할 수 없는 영예를 차지한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유다인의 순수 혈통을 강조하던 느헤미야의 좁은 소견(느헤13,1~3:에즈10장)과는 달리 룻기에서 「모든 사람을 친척으로 여기는 애정의 율법」,예수님의 보편적 사랑의 율법을 배울 수 있다. 사회의 기본 공동체인 가정이 점점 축소화되어 세계는 하나의 가족 공동체를 이루어야만 함께 이 세상을 보다 살기좋은 곳으로 만들수 있는 오늘의 현실에 룻의 이타심은 오래되었으면서도 늘 새로운 진리, 그리스도의 사랑을 새삼 일깨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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