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사연구소와 교회사연구회는 1월 25일 오후 2시 명동사도회관에서 한ㆍ불수교 1백주년 기념월례간담회를 개최했다. 다음은「한국에서의 프랑스문학의 소개와 교회의 역할」을 주제로한 조정옥 수녀(효성여대 불문과교수ㆍ샬뜨르 성바오로수녀회 대구관구)의 발표내용을 간추린 것이다.
I 한국과 불문학
「한국에서의 프랑스 문학소개와 교회의 역할」을 얘기하기 위해서 좀 무리한 구분이기는 하나 1831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2기로 나누어 생각해보겠다.
1. 여명기(조선교구 설정부터 광복까지)좀 억지스러운것 같기는 하지만 교황이 1831년 9월 1일 한국에서의 선교를 프랑스 선교사들에게 맡긴 그날을 이나라 불문학의 여명기 기점으로 삼았다.
이같은 사실은 크게 3가지 관점에서 살펴볼수 있는데 첫째 선교사들의 소양이다. 그당시 프랑스 고등교육 과정에서는 고전교습이 의무화되어 있었으며 성직자들은 바로 이런 고등교육을 받고 양성되었다.
둘째 이런 고등교육을 받고 한국에 파견된 선교사들이 신학교 교수진의 주축을 이루었다. 당시 신학생들은 교수들과의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이 불가능하였으므로 불어를 배우는 과정에서 불문학을 접했다고 보겠다.
셋째로 선교사들이 출판한 교회서적 중 불문학 작품이 있었는데 1887년 발간된「성모성월」각장 말미에 실은「성모님의 기적이야기들」과「성인전」등을 들 수 있다.
여명기에서 특기할 바는 조선말기의 쇄국정책과 일제의 침략과 감시로 인해 불문학이 빛을 발하지 못했으며 故 윤을수 신부만이 1937년 소르본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을 뿐이다.
2. 개화 및 발전기(1945~현재) 해방 후 많은 대학들의 불문과 설치ㆍ불문학자의 배출 등으로 불문학의 소개가 활기를 띠고있는 편이다.
그 가운데 손우성박사의 실적을 비롯 가톨릭신문 1927년 4월 1일자 창간호부터 86년 1월 19일까지에 실린 불문학 및 철학관계 기고실적ㆍ성바오로출판사에서 발행한 불문학관계 번역서 및 효성여자대학교와 성심여자대학의 불어연극공연 연보 등을 들수있다.
II 수교후 불문학조류와 한국에서의소개상
1. 제 1기(1886년~1944년)
19C말엽은 프랑스 역사상 사회ㆍ경제ㆍ정치 등 모든 측면에 있어서 크고 많은 변혁이 있었던 시기였다.
이 시기의 불문학은 기존의 고전주의 및 이성주의는 물론 낭만주의 高踏派(Parnasse) 상징주의(Symbolisme) 사실주의(Realisme) 자연주의(Naturalisme) 다다이즘(Dadaisme) 초현실주의(Surrealisme)가 주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이시기에도 상기의 유파들과 구분되는 작가가 있다. 신비주의작가 또는 크리스찬쇄신파(Renoveau chretien)란 집단이다. 여기에 속하는 작가는 뻬기(Charies Peguy) 나클로델(Paul Claudel) 등이며 이들의 작품은 예언적인 순수에서 오는 깊은 영성을 담고 있으나 사상이 고차원인데다가 전례용어 등 종교적용어가 깔려있어서 우리나라 학자들에게는 난해서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2. 제 2기(1945년~1968년)
제 2차 대전의 종전 등으로 인해 시대교류에 예민한 문학은 일대 전환기를 맞게 되며 작가들은 그전과 다른 목소리를 들려준다. 「新(Neo)」「反(Anti)」이라는 접두사를 붙인 유파들이 태동하기 시작한다. 이시기의 작품들은 주로 부조리ㆍ실존주의ㆍ행동주의계열이 많으며 역대 프랑스인 노벨문학상 수상자 12명중 6명, -지드(47년수상) 모리악(52), 까뮈(57년) 쌩쟝 뻴스(60년) 싸르트르(64년) 베게뜨(69년)-이 이시기 작가군에 속한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보다 깊이있는 훌륭한 작품의 학산이 아쉬운 실정이다. 세스부롱의「성인지옥에 가다」를 비롯 까뮈작품 중에서도「뻬스뜨」보다는「이방인」을, 생떽쥐뻬리의「인간대지」보다는 「어린왕자」를 선호하는 경향은 대작, 난해서에 도전하기 보다는 안이함에 자족하려는 듯한 아위움을 남기게 한다.
3. 제 3기(1968년~1982년)
이시기 불문학은 거의 모든 유형에「新」또는「反」이 붙을 정도로 다양하다. 신시ㆍ신고전ㆍ반소설 등「누보로망」으로 표현되는 이들 작품은 일견 횡설수설ㆍ중구난방ㆍ어불성설인듯한 인상을 주나 실은 기성의 틀에서 해방된 끝없는 미래에로 열리고 뻗어나가려는 그 무엇을 시사하고 있다.
국내에는 로브그리에(Alain Robbe-Grillet)의「질투」, 85년도 노벨문학상수상자 끌로드시몽의 작품 등으로 누보로망이 소개되고있다.
III 교회의 역할
우리나라 불문학자들이 펴낸 불문학관계의 역서ㆍ저서ㆍ논문ㆍ평론 속에는 본의 아닌 오역ㆍ곡해문들을 흔히 발견하게된다.
원작의 저변에 깔리 정수를 깨우치지 못하기 때문에 그처럼 아름답고 깊고높은 차원의 작품을 비속한 것으로 전락시키는 우를 범한다. 그분들의 학력 지력ㆍ능력ㆍ해박성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가톨릭적 종교심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비크리스찬적 감성ㆍ윤리관 심미감ㆍ행복감ㆍ영웅관으로 프랑스작품을 대하기 때문이다.
한국교회는 불문학을 한국내에 소개하면서 말없이 드러나지 않은 기여를 해왔다.
그러나 어느 시기에서건 불란서 문학의 바탕을 이루고있는 가톨릭적 종교심, 그 영성에 대한 이해가 없이는 프랑스문학은 제대로 이해할 수가 없다.
앞으로 보다 좋은 교수들의 질적ㆍ양적 배출로불문학 발전에 실질적인 길이 트이기를 요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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