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활동으로 일생을 헌신하고 노후에는 불우한 「무의탁 노인들의 벗」으로 살아가고 있는 김진해(71세.마리아)여사는 춘천 시립종합후생원에서도 「김회장」으로 불리우고 있다.
84년 1월 1일부로 춘천교구가 운영권을 이양받은 춘천 시립종합후생원은 전쟁으로, 또한 급격한 가족제도의 변화로 오갈데없는 외로운 노인 80명이 친구처럼 여생을 오손도손 살아가는 마지막 보금자리.
김진해 여사는 이곳에서 사랑을 갈구하는 노인들의 참된 친구로 애환을 나누고 이들에게 영원한 생명으로 이르는 길을 제시해주고 있다.
수탁운영 초창기부터 춘천시 우두동 소재 「춘천 시립종합후생원 」에 기거하면서 무의탁 노인들의 보다 가까운 손발이 되고자 애써왔던 김회장은 2년여의 짧은 기간동안 80명에 달하는 이곳 노인들을 영세 입교토록 돌보아왔다.
태중교우로 어려서부터 그리스도의 삶을 따르고자 했던 김회장은 28세때부터 전교활동에 투신, 15년을 함북 성진과 청진에서 활동하기도 했는데『6.25를 겪으면서 체험한 일들이 무의탁노인들의 마음을 위로하는 데 큰 힘이 된다』고 토로했다.
일생동안 독신으로 하느님의 복음을 전해온 김회장은 춘천교구 주교와 죽림동본당에서만 20년을 활동했고 시립종합후생원에 오기 직전까지는 진부본당 횡계공소에서 공소 부흥에 심혈을 기울여왔다.
『어려서부터 고아원이나 양로원에서 봉사하고 싶었던 소망이 반백년이 흐른 지금에 이뤄졌다』는 김회장은 전교사로 쏟았던 정열을 춘천 시립종합후생원에 모으고 있다.
이 양로원이 견진자만 53명을 배출할 만큼 종교면에서 노력을 경주해온 김회장은 『그리스도를 모른 채 세상을 살아온 노인들이 하느님 사랑안에서 평화를 찾을때 더없는 보람을 느낀다』고.
가족으로부터 버림받고 그나마 가족조차 없어 외로운 노인들이 함께 생활하다보니 거칠기만 했던 이곳이 날로 가족적인 분위기로 변화되는 것이 김회장에게는 남다른 기쁨이기도 하다.
이같은 결실은『대소변조차 가리지 못하는 노환의 노인들을 서슴없이 보살피는 라우렌시아 원장수녀 이하7명 직원들의 공동소산』이라고 강조한 김회장은 그 자신이 결코 적은 나이가 아님에도 불구, 후생원내 어려운일에도 발벗고 나서 세상을 떠난 노인들의 장례절차를 손수 돌보기도 한다.
말 한마디라도 다정하게 손길 한번도 더자주 대해주어야하는 외로운 노인들과 벗하고 있는 김회장은 『이곳을 마지막 봉사지로 알고 세상끝날까지 무의탁 노인들의 좋은친구로 살고싶다』면서 『종교를 초월, 사랑을 나누려는 사람들이 많아 힘을 얻는다』고 조금씩 늘고 있는 사랑나눔에 감사해했다.『사랑은 혈육을 나눈 형제처럼 대해주고 상대방이 진정 원하는대로 해주는 것』이라는 자신의 사랑관을 몸으로 실천하고있는 김회장은 『후생원 노인들이 더 오래 사셨으면 좋겠다』면서 『나도 깨끗하게 선종했으면… 』하고 7순의 노인답게 웃었다.
<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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