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톨릭교회 음악의 토착화에 관한 논문이 최근 발표됐다. 대구 계명대학교 교육대학원 음악교육전공 조형숙씨는 85년 12월 석사학위 논문으로 「한국가톨릭음악의 토착화방안-제2차 바티깐공의회가 한국 가톨릭음악에 미친 영향을 중심으로」를 제출, 관심을 끌고있다. 차제에 본보는 논문 내용을 요약, 소개한다.
「로마는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라는 말도 있는 것처럼 토착화 작업이 단번에 이루어질수는 없다. 또한 여러 세기를 걸쳐서 그 효력이 지속될 수 있는 완벽한 토착화 작업도 불가능한 일이다. 왜냐하면 시대의 변천에 따라 사람들의 사고방식이나 그 표현방법이 계속해서 변하기 때문이다. 다만 토착화란 오늘
의 시대를 특징화하는 토착화이며 오늘의 시대가 요구하는 토착화인 것이다. 이렇게 볼 때 한국민족이 지닌 고유한 사상이나 감정이 무엇인지 재확인하지 못한 상태에서 토착화를 논의한다는 것은 앞뒤가 뒤바뀐 일인지도 모른다.
그러므로 유아적 수준에 머물러있는 토착화 작업을 본궤도에 올리기 위해서는 먼저 한국음악의 특성을 찾아보고 그 응용방법을 모색하는 일이 급선무다. 물론 세계주의적 가톨릭교회의 특성과 한국가톨릭교회가 지닌 고유한 특성간에 조화점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약간의 혼란은 피치못할 것이며 이점은 가톨릭음악도 마찬가지라 본다.
따라서 본인은 토착화 방안에 대한 다기한 견해의 모순과 혼란을 다기한 견해의 모순과 혼란을 인식하면서도 일차로 그방안의 기준을 한국음악의 전통적 특성에서 찾고 그 과정상의 혼란은 음악 외적 혹은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놓음으로 써 방지하여야 될 것으로 본다.
한국음악적 특성에 관하여 본론에서 가사, 가락, 리듬, 화성으로 구분 분석하였고 그레고리안 성가의 적용방안을 논의하였다. 토착화는 한국음악적 특성을 지키는데 있고 혹은 서양음악에서 한국의 5음 음계적 성격에 부합하지 않는 요소를 배제시키는데 있다고 생각하므로 이에 대한 이중적 언급은 피하고 한국음악적 특성의 응용방법론을 간단히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일본의 음계구조인 都節(미야꼬부시)음계를 피한다. 둘째, 미국 찬송가조의 음울림과 분위기를 피한다. 셋째, 서양의 조성음악의 음울림을 피한다. 즉 도움욕구가 강한 음정인 중 5도 감7도 장3화음을 피하면서 가사, 가락, 리듬의 특색을 살리도록 한다. 화성적인 것으로는 4도 화성, 5음계적 화성 등을 모색하면서 비화성음, 변화음, 부가화음을 사용하고 다조적 대위법적 기교의 개발을 모색하고 응용하여야 한다.
음악외적 요인으로 가톨릭성가의 토착화 방안은 여러가지로 언급할 수 있으나 그 중에서 피자가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몇가지 만을 언급하고자한다.
첫째, 다양한 성가 작곡을 장려하되 심의보급은 일원화한다. 1975년 이전 각 교구 내지 본당마다 무정부적으로 성가가 작곡되고 보급 출판되었던 페단이 오늘날 제거되기는 하였지만, 성가보급의 일원적 기능이 활성화되지 않음으로써 현재 개별 작곡가가 수시로 작곡하는 성가곡이 성가집에 수록되고 보급될 기회가 줄어버렸다. 그러므로 개별 작곡가가 작곡한 작품은 반드시 중앙기구에 심의를 거쳐 등록을 하도록 하고 이렇게 등록된 작품은 수시로 보급 및 출판 혹은 기존 성가집에 첨가사용이 가능하도록 한다.
둘째, 한국 전통음악을 보급하는 과도기적 노력의 일환으로 각 교구마다 연구기관을 두며 실험실습 본당을 지정하여 여기서 일정기간 시행해본 후 전국적 보급을 하도록 한다. 다만이 실험실습 지정본당에서는 국익기사용 미사 등 과감한 시도를 허용하되 여타 본당에서 개별적 시도를 방지한다.
셋째,성가지도자의 육성을 위하여 노력한다. 성가의 발전을 위해서 음악 전문인의 양성이 중요하다. 그러나 비전문인 중 특히 사제단의 성가에 대한 지식과 인식을 개발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넷째, 미사진행 방법을 개선한다. 일부 본당에서는 미사강론 중 복음과는 무관한 본당의 재정문제따위를 언급하는데 시간을 소모함으로써 미사의 단절을 야기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것이 필요하다면 미사후에 하도록하며 봉헌과 영성체의 시간단축 방법을 모색하여 시행함으로써 미사의 여타과정이 충실하게끔 하고, 그런 과정에서 성가가 불리워질 시간을 늘리도록 한다.
다섯째, 한국 가톨릭중앙협의회는 토착화에 관한 지침을 제공하고, 그것이 각 분야에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시행되어야 하는지 기준을 밝혀 각 본당의사제 및 신자들이 인지하도록 노력한다. 가톨릭성가에 관한 지침은 그중의 하나가 될 것이다.
교회가 예술창조에 있어 그 시대와 문화에 기여한 공적은 매우 크다. 그러나 한국 가톨릭 교회에서 가톨릭성가가 사회에 기여하는 바는 아직 매우 미흡한 상태라 할것이다. 그러므로 교회예술의 발전역사의 핵심인 전례,그 전례의 각종 공식 텍스트와 전례행사 자체와 결코 떼어놓을 수 없는 성가의 발전을 위한 노력은 교회 및 사회문화 발전에 핵심적 역할을 할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가톨릭교회가 1984년 교황 요한바오로 2세의 방한과 당시 1백 3위 시성식을 게기로 하여 「토착화」에 대하여 과거 그 어느때보다 큰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하였고 또한 교회자체가 사회로부터 보다 많은 관심을 받게 되었다. 그러므로 이러한 관심을 보다 구체화시키고 확산시키면서 그 방향으로 노력한다면, 비록 현재의 상태는 매우 미흡한 상태라 할지라도 앞으로의 성가의 발전전망은 매우 밝은 것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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