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3개월간 스와힐리어를 배우고 나이로비에 있는 작은 마을에서 부녀들을 위한 일을 했다. 물론 말연습을 하기위해서였지만 그들은 기쿠유부족이라 스와힐리어를 쓰지 않았다. 이 마을에는 주로 여자들이 사는 가정이 많았다. 그 이유는 생계를 위해 매춘부가 되었던 것이다. 집세를 내고 자녀들을 학교에 보내기위해 어려운 길을 걸어야했다. 나는 시간이 있을때마다 그들과 같이 있었고 또 국민학교에 가서 꼬마들과 같이 스와힐리어를 공부했다.
그해 11월 나는 사막에서 몇달간 지내게 되어 짐을 정리하고 짚차에 올라탔다.
찌는 더위는 정말 지독했고 이글이글 타오르는 벌판에는 오로지 가시나무만 서있었다. 흙길을 따라 8시간 가는 길에 땀은 비오듯이 흘러내렸다. 기근과 질병으로 많은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었다.
이곳은 주로 소말리아 사람들과 올마부족들이 살고있었다. 두 갈래로 따내린 머리와 긴 천을 온몸에 두른채 밝게 웃으면서 우리들을 환영했다. 그 여인들의 웃음은 황금의 비단길처럼 밝고 아름다웠다. 흙에서 짐승들과 같이 사는 이들이 밝고 평화로운 웃음을 자아내는 모습을 볼 때마다 나는 늘 행복했다. 나는 이 평온하고 행복된 마음속에서 하느님을 뵙곤했다.
이곳은 너무 더워서 오후에는 일을 하기 힘들었다. 아침 일찍 일어나 괭이를 들고 그들과 함께 밭에서 김도 매고 약도 주고 풀도 뽑았다. 그리고나면 아침 8~9시경 집에 와서 아침을 먹고 다시 가정방문을 했다. 모두들 어렵게 살고 있었고 학질과 설사병에 걸려 많은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었다.
어느날 모스탐 집을 방문했는데 학질로 두 아들을 잃었고 딸이 또 학질에 걸려 누워있었다.
먹지도 못하고 약도 구할 수 없는 이들은 우리들에게 살려달라고 하는것 같았다. 85년 여름에 많은 사람들이 학질로 죽었고 한 가정은 한달안에 4명이 죽기도했다.
메마른 땅, 가난하지만 어려울때 서로 도와주고 나눠주는 이들의 삶은 그 어느 것에 비할 수 있으랴! 이것은 바로 그리스도의 정신인 것이다.
정부에서 구성된 팀이 이곳 부라에 와서 목화 옥수수를 심게했으나 추수후 농작물을 착취하였고 1년에 한번 지불하는 돈이 2백불도 되지 않았다. 1985년 나는 기탈레에서 살게 되었다. 기탈레는 부라와 달리 아름답고 늘 시원한 살기좋은 초원이다. 그래서 농부들이 많았다. 방학때마다 세미나가 있었고 또 부녀들 모임도 정기적으로 가질수 있어 「해바라기 그룹」이라 이름지었다.
우리들은 서로 가르쳐 주고 배우고했다. 성경공부,영양조절법,가사일돕기 등 가정방문도 했다. 1년에 한번씩 농산부에서 제공하는 쇼에도 참석, 솜씨자랑으로 여러번 상도 탔다.
나는 매주 2회씩 가정방문을 했다. 그곳 아주머니들은 아침 일찍부터 점심때까지 아침에 차 한잔, 점심은 주로 먹지못하고 저녁은 옥수수 가루로 만든 음식 우갈리(Ugali) 과수크마 (Sukuma) 잎을 먹는다. 때로는 방콩과 감자를 섞어먹기도 한다.
이곳 역시 (지역적으로 좋은 환경이지만) 아이들이 영양부족과 학질 등으로 많이 죽어갔다.
아픈 꼬마들을 차가 없어 병원에 데려가지도 못하고있는 실정이다. 우리는 어느때는 3시간씩 걸어 어느마을에 도착했고 또 아주머니들은 2시간씩 걸어 중간지점에서 우리를 만나곤했다.
그런 어려운 처지에서도 우리는 만나서 무척 즐거웠고 또 기쁨과 충동으로 하느님께 감사드렸다. 때로는 우갈리를 가져와 같이 나눠먹었다.
미사를 볼때도 토속악기의 반주에 맞춰 춤을 추면서 미사를 드리곤 한다.
미사중 아기들은 젖을 먹으면서 춤을 추고 아저씨들은 어깨와 엉덩이 춤을 추면서 주일을 거룩하게 보낸다.
우리 본당 주일 봉헌금이 한달에 10달러이다. 때로는 곡식을 가져오기도 한다. 옥수수, 바나나, 해바라기씨, 야채, 사탕수수, 닭, 계란, 염소, 양들은 제대위에 바쳐진다.
맑은 하늘과 구름 푸른언덕은 우리와 하나되어 오늘을 장식하고 늘 해와 주님을 바라보는 해바라기 연인들은 흙냄새와 함께 오늘도 사막의 장미꽃을 피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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