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문화공보부에 정식 등록되어 있는 불교종단의 수효는 18개에 이르고 있지만, 이밖에도 수많은 불교종단들이 나름대로의 명칭을 갖고 전국적으로 산재해 있다. 그러나 대한불교조계종과 대한불교태고종을 제외한다면, 그 대부분은 신흥불교들로서 아직도 군소종단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 상태에 있다.
대부분의 불교종단들이 신흥불교라는 사실은 최근에 논란이 되고 있는「불교재산 관리법」에 관한 논쟁에서도 잘 나타난다. 이미 입법예고까지 끝낸 이 법이 불교계의 강한 반발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것은「50년 이상된 사찰을 2개 시ㆍ도 이상에 소유하고 있어야만 등록이 가능하다」는 조항 때문이다. 이 조항을 적용할 경우, 미등록종단들은 물론 이미 등록된 종단 중에서도 조계종ㆍ태고종ㆍ 대한법화종원효종ㆍ화엄종ㆍ보문종 등 6개 종단을 제외하고는 등록조차 불가능한 형편이다. 이러한 사실에 비추어 본다면, 대부분의 불교종단들은 기성 불교가 아닌 신흥종교임을 알 수 있다.
현재, 불교계 신흥종교의 수효는 약 70개에 이르고 있으며, 신자의 규모는 1백만명을 약간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불교제 신흥종교들은 그 연원이나 발생에 따라 다시 몇가지의 계통으로 분류된다.
그 첫째는 정통불교에서 분파된 종단이다. 이러한 예로서는 일제시대에 나타난 영각교ㆍ원융교ㆍ대각교ㆍ불교극락회ㆍ감로법회와, 광복직후 발생한 진각종(원래는 心印佛敎) 등을 들 수 있다 그러나 오늘날 상당수의 종단들은 1962년 정부에서 불교재산등록법과 그 관리법을 발표함으로써 조계종내에서 비구승과 대처승간에 나타난 분규와 재산소유에 따른 분규로 인해 분파된 것들이다. 예를 들면, 태고종ㆍ총화종ㆍ보문종ㆍ원효종ㆍ화엄종ㆍ정토종 등은 이러한 재산분규로 인해 새로이 등장한 종단들이다. 이들중 비교적 교단규모가 큰 종단들은 예외지만, 소규모의 종단들은 재래불교를 부흥시킨다는 명목아래 타 종교의 사상이나 민간신앙 등을 불교교리와 혼합시킴으로써 기존 불교와는 다른 성격을 나타내기도 한다.
둘째는 교리나 연원에 비추어 볼 때, 불교와는 깊은 관련이 없으면서도 불교처럼 행세하는 경우이다. 특히 일제시대에는 조선총독부가 민족정신을 고취시키는 민족정신을 탄압하고 1938년에는「유사종교해산령」을 발표하자, 동학계와 증산교계의 일부 종단들은 자신들을 불교인 것처럼 위장함으로써 탄압을 피하는 경우가 흔히 있었다. 오늘날의 용화종ㆍ미록종 법상종 등은 문화공보부에 불교종단으로 등록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증산교계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또한 광복 이후에는 다른 계통에 속해 있거나 계통불명인 신흥종교들이 민중세계에 보다 쉽게 파고들기 위해 불교간판을 내세우는 경우도 많았다. 특히 무속계의 신흥종교 들은 대부분 불상을 모심으로써 경우가 많다. 이러한 무당불교의 예로서는 천태종과 용화불사 등을 들 수 있다.
셋째로는 불교나 기타 어떤 기성종교와도 관계없이 독립된 불교를 만든 경우이다. 예를 들면 현재 한국신흥종교 중 건전하게 발전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 받고 있는 원불교를 비롯하여 광복직후 등장한 대한불교교도회ㆍ법시회ㆍ대각회ㆍ거사림ㆍ천화불교 ㆍ통불교ㆍ생활불교 등은 이러한 유형에 속한다. 이들의 대부분은 기성불교와는 달리 독립된 민족종교로서의 성격을 강하게 갖고 있다.
넷째로는 외국에서 발생한 불교계 신흥종교들이 유임된 경우이다. 이 유형에는 일본계의 불교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이들은 일본의 민족신을 신앙대상으로 하며 군국주의적인 성격을 다분히 띠고 있는 것
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이들중에는 원래의 신앙대상인 천조대신(天照大神)을 불상이나 단군상으로 대처시켜 불교나 민족종교인 것처럼 위장하는 경우도 있다. 한국불교법화종ㆍ대한불 교법화종ㆍ일승종불입종ㆍ보문법화종ㆍ영산법화종 등은 일련정종(창가학회)에서 나온 법화사상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교단들이다.
원래 한국의 불교는 대승사상의 이상에 바탕을 둔 고매한 이론과 실천을 표방하는 종교이다.
또한 한국의 불교는 화엄경의 일승원융(一乘圓融) 사상에 바탕을 두고 현실과 이상을 하나로 조화시켜려 하기 때문에 종파주의를 지양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불교계 신흥종교들은 개인의 기복(祈福)을 강조하고 종파주의적 성격을 띤다는 점에서 기성불교와는 구분된다. 또한 이들은 불교뿐만아니라 타종교나 민간신앙들을 혼합하고 있으며 기성불교와는 다른 종교적 신행(信行)을 갖고 있다.
불교계 신흥종교들의 공통사상은 미륵불출세신앙(彌勒佛出世信仰) 과 용화 세계건설신앙(龍華世界建設信仰) 이다. 이 신앙은 원래 불교의 불국정토론(佛國淨土論)에서 나오는 것으로서, 장차 57억 6천만년 후에는 미륵보살이 이 세상에 출현하여 용화세계라는 이상세계(理想世界)를 건설하게 된다는 불교적 메시아 사상을 말한다. 이 사상은 오래전부터 민중이 고통을 받을 때마다 성행하였는데, 오늘날 불교계 신흥종교들은 지금이야말로 미륵불이 출현하여 지상선경(地上仙境)을 건설하는 시기라고 강조하면서 소외되고 고통받는 하류계층에게 접근 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죽은 뒤의 극락보다도 살아서 지상극락에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하면서, 각종의 재앙을 피하고 복을 받는 방법은 오직 자기 교단을 신봉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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