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의 복음화-이것은 우리 평신도들의 사명인 동시 한국 교회가 목표하고 있는 지상과제이기도 하다. 그러나 복음화에의 길은 멀고도 험한 것. 여기에는 해결해야 할 숱한 난제들이 깔려 있다.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사회 속에 교회가 더욱 깊이 동화되도록 하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 평신도의 역량과 활동이 요구되고 있다. 丁己年 새해에는 교회의 이러한 시대성(時代性)에 부응, 더욱 더 능동적으로 사회 속에 교회를 심는 평신도가 되어야 하겠다. 각 액션 단체장들의 신년 포부를 들어봄으로써 복음화의 途程을 가늠해 본다. (편집자註)
◆평신도사도직협의회 (김기철 회장) - 시성시복운동에 총매진
해마다 의욕적인 새해 포부를 피력한 바 있지만 결과적으로 포부대로 10분 성과를 거두지 못한 데 대하여 본인은 새삼 본인 자신의 부덕과 비재함을 통감하는 바이다.
그러나 대과 없이 중책을 수행할 수가 있었던 것은 오로지 자애로우신 천주님의 가호와 관심을 기울여주신 많은 성직자 및 우리 1백만 평신도의 사심 없는 협조의 덕이라고 본인은 믿어마지 않는 바이다.
丁己 새해에는 지난날의 불비했던 경험을 거울삼아 평협 총회에서 의결을 본 바 있는 알찬 사업을 기필코 이룩해 놓는 도약의 해로 설정하여 그 달성을 향해 매진하겠다.
새해의 중점사업으로는 첫째로 시성시복운동을 들 수 있는데 합리적이고 실효성이 있는 방향으로 운동을 전개, 우리 한국 교회에도 많은 성인과 복자를 모시는 영광을 쟁취하도록 노력하겠다.
두 번째로 평협 조직 정비와 그 강화에 대한 사항인데 제2차「바티깐」공의회의 본지에 따라서 사도직 활동의 중요성을 대내외에 인식시켜 체계적인 조직으로 강화토록 노력하겠다.
세 번째로 신자 개인의 자질 향상을 위해서 중점적인 비중으로써 평신도 재교육에 노력함과 아울러 교회 간행물 보급운동 및 도시교회와 농촌교회 간의 자매결연에 대해서도 연구 노력하겠다.
◆가톨릭농민회(최병욱 회장) - 완전무장한 여행자처럼
그렇게도 하고픈 이야기가 많았지만 말하지 못했던 병진년이 간다. 이제 1977년 역사의 나이테를 새겨야 할 여기 우리는 그 어느 해보다도 회오리바람 같은 현실의 도전 앞에 천 근 만 근 무거운 마음이다. 그러나 희망을 갖고 이 해를 출발한다. 우리가 가야 할 장소와 목적을 분명히 쥐고 이정표를 확인하며 필요한 것들을 빠짐없이 갖추고 떠나는 여행자의 그 가벼운 마음으로 말이다.
「농민의 절실한 문제에 대답하자」는 병진년의 본회 활동을 되돌아본다. 절실한 문제에 완전히 대답할 수 있었느냐? 미흡한 점이 있다. 7ㆍ8월 따가운 뙤약볕을 참아온 농민이 이루어놓은 풍년은 농민에게 빈 주머니밖에 안겨주지 못했던 것이 아니었던가?
여기에서 다시금 생각해 본다.
우리 농민의 소리는 너무 적었던 것이다.
또 한 해를 선물로 받은 우리 가톨릭농민회는 모든 농민들이 생각하고 불의와 압박 그리고 모든 소외된 상황으로부터 저항할 줄 아는 농민이 될 수 있는 활동을 위한 새 설계로 그리고 그리스도의 진정한 사랑과 봉사를 실천한다는 우리의 자세를 다시금 가다듬으면서 힘차게 새해의 첫 발을 딛는다.
◆정의평화위원회 (최상선 부회장) - 기본 사명에 충실할 터
가톨릭 교회 내 활동단체들 중에서 현대 사회의 요청에 부응하는 대표적 단체가 정의평화위원회이다. 제2차「바티깐」공의회의 정신에 따라 교회가 시대적 사명감을 가지고 사회에 참여하여 국체적ㆍ국내적으로 사회 정의를 실현하고 발전도상국가와 가난한 사람들을 도와 자립케 하는 것이 교황청에 본부를 둔 정의평화위의 창설 동기이다.
한국 천주교 정의평화위 규약에서도 한국의 정치ㆍ경제ㆍ사회ㆍ문화분야 발전 계획을 추진함에 있어 인간의 존엄과 정의와 평화를 구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한국 천주교 정의평화위가 그 사명의 중대성으로 인해 주교회의 직속 기구로 재출발하게 된 것은 76년부터였다. 지난 1년 동안에 정의평화위는 인권ㆍ사회 경제ㆍ교육ㆍ홍보 등 4개 분과별로 사업 계획을 추진하였다.
이 중에서 두드러진 성과는 교육분과의 「인권」 세미나였고 인권 분과가 변호인단을 구성하여「3ㆍ1 사건」및「수도회 수사필화사건」을 변론케 한 점이다. 또 위원회 자체가 주관하여 2회에 걸쳐「구속자들을 위한 시국기도회」를 개최한 것이었다.
77년도 사업도 위에서 본 바대로 정의평화위의 기본 성격 및 사명에 따라 역시 4개 분과별 사업을 전년도와 같이 추진할 것이며 필요에 따라서는 시국 기도회를 월 1회 간격으로 계속 실시할 것이다. 또 본위원회 활동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정의ㆍ평화」회보도 발간할 계획이 서있다. 한편 지난해부터 추진되어온 사회경제분과 및 홍보분과의 조사 연구 보고가 매듭지어짐으로써 좋은 수확이 기대된다.
끝으로 한 가지 과제는 교구별 위원회의 조직을 완료하는 일인데 각 교구장님들의 협조 아래 잘 해결될 것으로 믿는다.
◆꾸르실료 전국협의회 (문창준 회장) - 대외적 복음 전파에 주력
1977년은 꾸르실료운동이 우리나라에 들어온 지 꼭 10년이 된다. 1967년 5월 4일에 제1차 꾸르실료가 시작된 이래 서울대교구에서만도 남성 30차, 여성 17차를 거듭해서 1천7백46명의 꾸르실리스따를 배출했다. 전국적으로는 교구마다 독립된 사무국을 갖고 있으며 독자적인 운영을 하고 있다.
여기서 배출된 꾸르실리스따의 총수는 7천8명에 달하며 그 중 성직자의 수가 주교님들을 포함해서 3백87명에 달한다.
꾸르실료의 공과 죄는 이미 10년이란 세월의 과거가 역력히 증언해 주고 있다. 이 10년의 역사를 꾸르실료운동 第1次元 시대라고 부르고 싶다.
1977年부터 第2次元 시대로 접어든다. 꾸르실료운동을 이끌고 가는 전국협의회는 제2차원 시대의 모두인 이 시점에서 하나의 약진을 설계하고 아래와 같은 청사진을 그려본다.
①꾸르실료운동이 교회운동인 만큼 성직자와 평신도가 혼연일치되어 전개하는 교회운동 본연의 자세를 확립할 것.
②대내적인 핵적 존재에서 탈피하여 대외로 복음을 퍼붓는 방사능 역할을 할 것.
③순결하고 청초한 초대교회의 참모습을 되찾는 혁명 세력으로 육성할 것.
④꾸르실료 헌장 정신에 따라 이 세상을 야수적인 것에서 인간적인 것으로 인간적인 것에서 신적인 것으로 전환케 하는 환경 정복에 총진군할 것 등이다.
◆나사업가연합회 (엠마 회장) - 5대 목표 달성 이룩할 터
①계몽사업
나병은 유전병이나 불치병이 아닌 조기 발견ㆍ조기 치료하면 완치될 수 있는 만성 전염병이다. 특히 편견을 버리고 치유된 음성자와 그들 자녀들을 따뜻이 대해야 함을 알리겠다.
②의료사업
재가 치료를 원칙으로 하되 입원 치료 투약 각종 대소 수술 등과 극빈자 수술비 보조 등에 더욱 관심을 쏟을 것이며 무의무탁한 불구 환자들의 수용보호문제 이동 치료반을 통한 조기 발견 조기 치료나 재가 환자 관리 피부 질환의 진료를 통한 신환자 색출에도 역점을 둘 것이다.
③교육사업
각종 영농교육 기술교육 환자 자녀들의 직업교육 신앙교육 가족계획 교육 등 매우 다양하나 특히 정착장의 소득 증대를 위한 이동 교육반을 국가 교육기관과 협의 편성하여 순회교육을 실시할 것이다.
④정착장 자립사업
이는 76년도 최대 역점사업 중의 하나였으나 신년에도 계속 의존심을 배제하고 스스로의 노력으로 의식주를 영위할 수 있도록 계속 지원할 것이며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각 정착장의 기존 부녀회의 육성과 강화책에 힘쓸 것이며 아울러 재가 극빈 나환자들의 지원문제에도 눈을 돌릴 것이다.
⑤후원회 육성사업
현재 국내 2백여 개 기관 1만여 명의 회원들이「릴리회」를 통하여 매월 지원해 주고 있다. 실로 갸륵하고 아름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국민들의 생활 수준이 점차 향상되고 어려운 이웃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가고 있으니 어느 분야 못지 않게 대대적인 운동을 전개할 각오이다.
◆가톨릭노동청년회 (신현도 회장) - 회원 의식화 교육에 우선
1977년 새해에는 우선 사회 각계에 밝은 서광이 속속들이 비춰 들기를 기원한다. 일찌기 대영제국의「유니언ㆍ잭」에는 해 지는 날이 없다고 자랑해왔지만「가노청운동」(가톨릭노동청년운동)에는 일 년하고 열두 달 삼백육십오 일 단 하루도 그 모임들이 그치는 날이 없다. 이것은 운동의 면면한 역사요, 그 역동적인 사명감의 소산이라 아니 할 수 없다. 항구하고 계속적으로 자신이 속하고 있는 환경 내에서 한 알의 썩은 밀씨의 역할은 그 무엇에도 견줄 수 없는 것이다.
1977년도의 역점사업은 역시 회원 의식화 교육 및 운동의 확장이다. 이것은 본회의 계속적인 주안점이다.
운동의 기본 단위인 팀으로부터 시작하여 교구, 전국 단위 등의 각급, 각종 활동은 본질적으로 교육 곧 의식화 작업이요, 사회환경 특히 노동 사회 환경 변화 작업이다. 이는 가노청운동의 교육이「활동을 위한 교육」「교육을 위한 활동」을 모또로 하고 있고 이러한 의미에서 가노청운동은 본질적으로 노동청년의 의식화운동이요 생활조건 및 환경변화운동인 것이다.
이와 같이 각급의 통합된 자발적 교육을 통한 강력한 의식의 집단을 형성하는 일을 전제로 대사회, 대노동계 그리고 특별히 오늘의 고통받고 있는 교회에 대하여 노동자의 대다수를 점하고 있는 노동 청년의 현실을 주지시키고 그 소망의 변을 토로하고 공동의 과제를 토하여 공동의 작업을 전개하여 나갈 것이다.
결국 가난한 노동자 평신도에 기반을 두고 있는 교회가 현실의 안주에만 머물러 있다면 교회는 종교라는 아편을 이용한 또 한편의 수탈자의 앙상을 띠고 있다는 동일한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다. 평신도나 성직자들과의 광범한 대화나 공동활동을 통한 전 교회의 의식화 촉발작업 또한 무엇과 바꿀 수 없는 중요한 과업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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