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현할수조차 없는 절망감 속에서도 오직 하느님께 매달리면서 살아온 10여년.
이제는 오로지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살며 같은 이유로 인해 고통받는 이들의 아픔을 어루만져 주고 있는 정종화(헤레나ㆍ49세)씨.
특수학교에서 조차 적응할 수 없어 뒤쳐지는 정박아동들을 위한 배움과 휴식의 집 바오로 교실 (서울 북가좌동 1동385~17 한서빌딩 2층)을 운영하고있는 헬레나씨는 바로 정박아의 어머니.
정씨의 정박아에 대한 교육열은 14년전 막내아들을 낳을 당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막내 윤홍기(14세ㆍ바오로)군이 태어난지 5개월 만에 정신박약 증세의 일종인「몽고리즘」진단을 받은것.
절망속에서도 기대를 저버릴수 없었던 헬레나씨는 아이가 만 3세가 되자 특수 개인지도를 시작했다.
홍기군이 7세때 조기교육센타로 데려갔으나 적응을하지못하고 오히려 퇴보하는 것을 발견한 정씨는 학교보내는 것을 포기ㆍ 집에서 개인교습을 계속하면서 주위에 정박아가 있으면 함께 데려다가 교육시켰다.
이때부터 정박아 교육기관에도 갈 수 없는 어린이들을 위한 시설을 마련하겠다는 생각을 키워 온 정헬레나씨는 지난 83년 1월 자택을 지을때 특별설계를 부탁, 정박아교육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적게는 2명, 많을 때는 7~8명까지 자신의 집에서 교육시켰으며 현재까지 20여명의 정박아가 바오로 교실을 거쳐갔다.
아이들이 집안 구석구석을 다니면서 난장판을 만들어도 얼굴 한번 찌푸리지 않고 사랑을 쏟아온 정씨의 처음계획은 정박아들이 함께 사는 농장 운영이었다.
『구태여 비정상적인 아이들이 정상인의 틈바구니에서 어렵게 살아가기 보다 자신들끼리 자연 속에서 하느님의 숨결을 느끼며 편안하게 살아가는 것이 나을 것이란 생각으로 농장 부지를 물색하러 다녔다』는 정종화씨는 1년간 다녔으나 아직은 역부족임을 깨닫고 우선 바오로교실의 내실화를 도모하게 됐다.
이미 바오로교실을 자택에서 분리시켜 지난 2월 5일 현위치로 옮겼으며 서울 가톨릭 사회복지회와 협의, 산하기관으로 등록키로 했다.
현재 바오로교실은 교사 1명, 봉사자 1명, 언니 2명이 9명의 정박아를 돌보고 있으며 수업료는 무료.
『바오로와 함께 저도 특수교육을 많이 받았지요. 그러나 엄마가 선생님이 될 수는 없어요. 엄마는 엄마로 따로 존재해야죠』하면서 밝게 웃는 정헬레나씨는『부모에게서도 사랑을 받지 못하는 정박아를 볼 때 가장 가슴 아프다』고.
또한『남들의 동정을 받을 때가 제일 싫었으나 이제는 외롭지 않다』는 정씨는『이 일을 전해들은 미주지역 한인교회 신자 한분이 계속 성금을 보내오고 있으며 수색본당 성가대에서도 후원을 약속했다』면서 감사의 마음을 표했다.
정종화씨는『과거 15년간 국민학교서 교편생활을 했다』고 밝히면서 그때의 경험을 되살리면서 아이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참으로 편안한 마음으로 살아요. 정박아를 돌보는 일은 하느님이 제게 주신 선물이죠. 바오로는 우리집의 보물이예여.』
바오로교실의 어린이들을 통해 하느님의 참뜻을 깨닫는다고 눈물을 글썽인 정종화씨는 앞으로도 이 일에 자신을 산화시키며 그들의 부모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심어줄 의욕에 가득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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