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교는 물론 서구사상의 원천을 이루고 있는 설토마스 아퀴나스(1225~1274)의「신학대전」. 신학대전중 일부에 해당하는 번역 첫권은 발간과 함께 신선한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지난해 10월 선보인「신학대전」은 성토마스 아퀴나스의 사상체계를 종합한 대작답게 짧은 기간동안 많은 학자들의 탐구욕을 고취시키면서 종교계는 물론 학계ㆍ문화계 전반에 걸쳐 기대와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토마스 아퀴나스의「신학대전」은 정의채 신부(불광동주임ㆍ서강대교수)가 중세철학의 불모지 한국땅에서 구철학의 뿌리를 올바로 찾아 근세 현대철학은 물론 미래까지 재조명한다는 의지 속에 시도한 첫 소산물. 지난 79년 4월 대작업의 거보를 내디딘 이래 6년만에 이룩한 첫번째 결실로 발간과 함께 관심의 초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신학대전」의 번역은『신학대전이 天地를 관통하는 광활한 사상을 단일체계안에 포용하는 저서이며 인류 사상사에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방대한 저서』라는 평가에서부터 번역의 의를 찾아볼 수 있다. 더구나 「철학과 신학의 놀라운 조화를 제시하는 저서」로도 불리는 신학대전의 번역작업은 중세 철학 연구분야에 있어 아직 초보단계에 머물고 있는 한국사상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러 일으켜줄뿐만 아니라 그의 사상 전반에 나타난 철학과 신학의 관계를 제시해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 사상계가 초보단계에 머무를 수밖에 없었던 배경은 언어소통의 문제와 사상이 해에 대한 난점때문이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라띤어에 능통하고 당대 철학사상에 통해야하는 까다로운 조건을 모두 구비한 정의채 신부의 번역작업은 풍요로운 인류사상의 원전을 그대로 접하게 해줌은 물론 한국사상계의 발전을 가늠케 하는 중요한 전기가 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신학대전」은 모두 3부로 구성돼 있는데 전체를 번역할 경우 모두 20권에서 30권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이 될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이번에 번역된 제 1부는 1백 19개의 문제중 12문까지 번역한 것으로 「신학」「신론」을 비롯, 하느님의단순성ㆍ완전성ㆍ선성(善性)ㆍ무한성ㆍ신의 편재ㆍ불편성ㆍ영원성ㆍ단일성을 논하는 한편 하느님은 우리에게 어떻게 인식되는가 하는 등의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이밖에 「토마스 아퀴나스의 생애와 저서」「토마스 철학의 특성」「토마스 사상에 있어서의 철학과 신학」그리고 신학대전의 내용개요 등을 간략히 묶어 연구자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지난 79년 토마스 아퀴나스 및 아우구스띠노 라띤어 원저서 번역작업의 첫 발을 내디딘 정신부는『그동안 2백주년 사목회의 실무에 매달려 번역작업을 전혀 할 수 없었다』고 토로하면서『2백주년 마무리와 함께
다시 번역 작업을 전개, 어려운 결실을 보게된 것』이라고 번역경위를 설명했다.
정 신부는『「신학대전」은 하느님과 세계와 인간을 깊이 통찰하여 그 본질과 존재를 유감없이 탐구한 저서이기 때문에 숙독하면 할수록 미래지향적인 면과 접촉하게 하는 인류의 보전』이라고 강조하면서『이제 우리 철학계와 신학계는 몇 단계를 거쳐 서구사상을 전수받던 시기는 지났다』고 지적, 『原典들과 직접 접촉, 학문을 깊이 있게 그 뿌리에서부터 파헤쳐가야 할 시기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정 신부는 처음 기획했던 대로『토마스 아퀴나스와 함께 성 아우구스띠노(354~430)의 주요 저작들도 번역을 할 것』이라고 밝히고 『지속적인 사명감과 끝없는 인내와 희생이 요구되는 대작업을 위해 신자들의 기도와 협력』을 요청했다. 철학자이기전에 신학자였고 신학자이기전에 한 사람의 수도자였던 성토마스 아퀴나스-당시의 모든 학설과 사상을 그리스도교사상에 의거, 하나의 새로운 종합을 이룬 그의 사상과 교부들 중에 가장 위대한 교부중의 한사람으로 중세와 근세 현대에 걸쳐 가톨릭사상을 풍미하고있는 성아우구스띠노의 사상 전반을 수록하고자하는 정신부의 번역작업은 수십년에 걸쳐서라도 반드시 이루어져야할 값진 작업으로 전망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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