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요한 23세께서는 공의회 제1회기를 폐막하고 돌아가셨다.
실로 위대한 교황이었다.그 후계자로 바오로6세께서 등극하시고 끝맺지 못한 공의회를 계속하셨다.
1962년 9월 29일 바오로 교황은 제2회기 개회식에서 이번 공의회의 중심과제인「교회론」에 초점을 맞추어 말씀하셨다. 『교회는 그리스도를 거울로써 스스로의 모습을 바라보지 않으면 안된다. 만일 그 얼굴에, 또한 그 혼례의 화려하고 깨끗한 예복에 그늘이 지거나 어떤 오점이 스며들었다면 본능적으로 교회는 무엇을 해야할 것인가는 명백한 일이다.
『교회는 스스로를 쇄신하고 스스로를 바로 하고 하느님의 모습에 상응한 자가 되지않으면 안된다.
이것이야 말로 교회의 기본적인 의무일 것이다』라고 강조하셨다. 옳은 쇄신은 교회를 혼란시키거나 그의 아름다운 전통을 단절시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교회가 본래의 있어야 할 모습으로 되돌아가는 것이다.만일 교회에 잘못이 있다면 잘못의 용서를 청하고 겸손되이 그리스도인 외의 사람들과도 대화하고 또한 모든 사람들에게 그리스도인의 참모습을 보여주지않으면 안된다. 1964년 8월 4일 교회에 대한 회칙「에끌레시암 수암」(Ecclesiam Suam)을 내시고 교회의 사명과 앞으로 해야할 일에 대해 상세히 가르치시고 교회는 스스로 자각하고 쇄신하고 같이 사는 세계의 모든 사람들과 대화해야 할 것을 가르치셨다. 요한 23세는 처음 공의회를 개최하실 때 기본정신으로「아죠르나멘또」(AGGIORNAMENTO=현대로의 적응)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현대화」라는 낱말은 그후 교회와 모든 비그리스도 세계에서도 사전에 오를만큼 유명해졌다. 이 현대로의 적응이란 바로 제2차 바티깐 공의회의 정신이라 할 수 있다.
현대화란 근본적인 가치를 부정하지않고 변천하는 시대의 특별한 필요에 따라 스스로를 적응시키는 것이다. 변천하는 사회에 사는 사람은 그가 비록 트라피스트 수도자라 하더라도 매 한가지인 것이다. 20세기에 사는 수도자는 이미 성 베르나르도 시대의 수도자가 아닌 것이다. 노동에 사용되는 도구도 달라졌고 정신적, 지적 분위기도 다르다.
하느님께 예배를 드리는데도 현대의 트라피스트 수사의 한 사람으로서, 즉 다른 수도회와 같이 현대화된 회칙과 관습으로 현대화되어 가는 한 수도자로서 예배를 드리는 것이다. 이와 같이 모든 사람은 변천하는 사회와 함께 변화되고 있기 때문에 때로는 스스로가 어떻게 변모되었는지 조차 모를 때가 있다.
교회는 현대화 되어가는 세상에 적응하면서도 또 스스로 어떻게 변모되었는지도 모르는 사람들의 스승으로써 불변의 가치를 가르쳐야 한다. 요한 23세가 말하는 AGGIORNAMENTO는 어디까지나 현대에 적응하는 것이지 본질적으로 교회자체가 변화하는 것은 아니다. 요한 23세가 승하하신 후 바오로 6세 교황이 등극하시고 제2회기 개막 때의 말씀은 「교회의 쇄신」(RENOVATIO ECCLESIA)을 공의회의 목표로 삼았다. 두교황은, 하나는「현대로의적응」또 하나는 「교회의 쇄신」을 공의회의 목표로 한것이다. 교회의 쇄신이란 무엇일까. 이미 요한 23세께서 공의회 초기에도 강조한바 있듯이 현대로의 쇄신은 바로 교회의 쇄신이고 교회의 쇄신이란 바로 초세기적인 신앙으로 되돌아가라는 것이다. 한 개인이나 교회전체는 초세기의 교회생활을 본받아 참 그리스도인다운 생활을 하라는 것이다.
그리스도를 본받은 순수한 신앙과 지극히 겸손된 자세가 아니면 그리스도인 개인이나 교회는 자기가 맡은 사명을 다하지 못할 것이다. 시대를 따라 변천하는 사회와 더불어 너무나 많이 교회도 변천했다. 그것은 결코 현대화도 아니요 쇄신이나 적응도 아니다. 공의회의 가르침은 바로 이 점을 강조한 것이다. 초세기에 가졌던 순수한 신앙으로 되돌아가라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쇄신이다.
수도생활의 쇄신과 적응에 대한 교령에도 보면 모든 수도회나 수도자들은 설립자 정신으로 되돌아가라는 것이다. 이러한 정신은 본래의 순수한 목적대로 살라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과연 어떤가 그리스도 신자나 성직자 수도자는 과연 순수한 신앙생활로 하느님의 교회를 빛내고 있는가. 아니면 그리스도의 교회를 내세우고 바리사이파적인 신앙생활을 하지는 않는지 생각해 볼 일이다. 공의회의 가르침은 4가지 헌장인 교회ㆍ계시ㆍ전례ㆍ현대세계 등과 9가지 교령 및 3가지 선언으로
되어있다. 그중 가장 핵심적인 것이 교회헌장이다. 하느님과 인간과 밀접한 관계를 그리스도를 머리로한 인류전체의 일치로 표현하고 세계를 받음으로 하느님의 백성으로 새로난다고 했다. 그러므로 사람은 사명을 가지고 하느님 백성으로써 부끄럽지 않은 생활을 해야한다.
바오로 6세 교황은 공의회 목적을 4가지로 요약해서 제2회기 개막때에 말씀하셨다. 즉 교회의 자각을 강하게 하고, 교회의 본성에 대한 이해를 높일 것이고, 교회내의 쇄신을 시도하고 또 그리스도교계의 일치를 촉진할것과 현대인과의 대화를 증진시킬 것 등이다.
이 모든 말씀들은 무엇을 말하는가. 스스로를 십자가에 못박고 인류구원의 뜻만을 가지고 세웟던 교회는 그간에 많은 때가 묻었던 것이다. 그것을 다시 씻어내고 본연의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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