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체성사와 가정의 성화를 결론부터 말하자면 가정이 성체성사를 모시는 작은 성당이 되면 성화되었다고 하겠다.
거룩하다는 말은 두가지 뜻을 포함하고 있다. 첫째 뜻은 깨끗하다, 하자가 없다, 죄가 없다는 것이고, 둘째 뜻은 속되고 잡스러움에서 분리된 순수함을 말한다.
그렇다면 엄밀하게 절대적으로 거룩한 분은 홀로 하느님 뿐이다. 하느님은 유일, 단수, 초월하시기에 순수하시고, 전선(全善)하시므로 깨끗하시다. 그래서 성서는 하느님을『거룩하신 분』(이사5, 24:10, 20)이라고 부르고 있다.
그러나 성서나 일상 언어에서 거룩하다는 말을 인간이나 물질에도 사용하는데, 이 경우의 거룩함은 전부 상대적인 것이다. 윤리적으로 거의 완벽한 사람을 성인이라 하지만, 사실 절대적으로 완벽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어떤 장소나 물건을 거룩하다고 말하는 경우가 있지만, 물질의 본질이 거룩하다는 말이 아니고, 하느님이나 성인과 특별한 인연이 있어서, 그것들을 속되고 잡된 용도에서 갈라놓아 성스러운 목적에만 사용되는 경우를 말한다.
가정이 거룩하다는 말은 그 가정이 하느님의 거룩하심을 나누어 받고, 하느님의 거룩하심을 증언한다는 뜻이다.
구약의 희생과 제사는 인간을 외면적으로 정화하였으나, 그리스도의 제사는 인간에게 하느님의 거룩하심의 결과인 은총을 줌으로써 인간을 내면적으로 성화한다. 세례성사를 통하여 인간은 죄에 대해서는 죽고 그리스도와 함께 하느님의 생명에 참여하고(I 꼬린 1, 30) 동시에 성령을 받아서 성령의 궁전(I꼬린6, 11ㆍ20)이 되고 성성의 원천이신 성령과 일치하여 성도(聖徒)가 된다(로마16, 2:Ⅱ꼬린 1, 1).
성도들은 『왕다운 사제들이며, 거룩한 겨레가』(I베드2, 9)되어 그리스도와 더불어 자신들을 거룩한 제물로 봉헌한다(요한17, 19:로마12, 1:15, 16). 이 봉헌은 죄와 이 교도의 악습을 끊어버리고(1데살4, 3)은총에 맞갖게 사는 것이다(에페4, 30~5, 1:로마6, 19).
성서의 가르침을 종합하면, 사람이 거룩해지는 것은 스스로의 노력의 결과가 아니고, 하느님께서 주시는 성령과 그 은총을 받음으로써 되는 것이다. 교리상의 성인은 덕행을 많이 닦은 사람이 아니고 은총에 충실히 머무는 사람이다. 결과는 비슷하게 보이지만, 성성의 원인은 은총이지 공로가 아니다.
모든 신자는 세례받을 때에 성령과 그 은총으로 축성된 성인이다. 그러므로 신자는 성인답게 살아야 하는 것이지 지금부터 성인이 되려는 것이 아니다. 쉽게 말해서 신자를 보고 지금부터 성인이 되자는 말은 틀린말이고, 우리는 성인이니 성인답게 살자는 말은 옳은 말이다. 결론적으로 거룩한 인간은 성령을 모신 인간이다.
성체성사는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제사를 재현하고 그제물인 그리스도를 먹여주는 성사이다. 그렇다면 우리
는 성체로써 구원 은총의 근원이신 그리스도 자신을 받아서 은총의 샘안에 완전히 잠기고, 현세에서 경험
할 수 있는 마지막 단계의 하느님과의 일치를 이룩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세례로써 성령을 받고 영성체로써 그리스도를 받는 것 이상으로 효과적인 성화의 방법이 달리 있을수 있겠는가? 따라서 가족의 영성체이상으로 더 큰 성화의 방법은 없다.
성체께 대한 신앙은 우리를 가장 가까운 길로 하느님께 일치시키는 것이며 영성체 이상으로 성체를 잘 공경하는 방법이 있을수 없다. 성체강복, 성체보재, 성체거동 등은 중세부터 신자들이 교리를 깊이 몰라서 영성체를 아니하기 때문에 교회가 성체께 대한 최소한의 신앙이라도 붙들어 보려고 궁여지책으로 만든 예식에 불과하다. 성체는 본래 먹으라고 주신 것이지 모셔놓고 보라고 주신 것이 아니다.
영성체를 논하면 자연히 미사성체가 거론된다. 그리고 성체성사와 가정의 화를 논한다면 당연히 정의 미사참례가 그 핵심이 될 것이다. 미사에 하는 것은 그리스도의 구속사업의 핵심에 참여하는 것이고 그리스도와 함게 우리 자신을 제물로 바치는 것인만큼 미사보다 더 큰 기도가 없고, 미사참례보다 더 장엄한 신앙고백이 없다.
그런데 미사참례는 영성체로써 완결된다. 미사에 참례하면서 영성체를 아니하면 잔치에 가서 음식을 먹지않는 것과 다름없다.
그래서 가정성화의 기본적 방법은 가족이 자주 미사에 참례하고 영성체하는 것이다. 영성체로써 그리스도와 성령을 받아서 성화되기 때문이다.
미사는 말씀의 전례와 성찬의 전례를 합한 것이므로 처음부터 끝까지 참례해야 되지만, 핵심부분은 역시 사제가 혼자 발음하는 성찬기도문 부분이다. 감사송에서 시작하여 영광송으로 끝나는 이 기도문은 여러 기도를 합한 것이 아니고 단일 기도문이다.
성찬기도문은 감사, 기원성체축성, 기념과 봉헌, 전구, 영광송이라는 내용을 담고있다. 감사:인간구원을 위한 하느님의 배려를 감사한다(감사송). 기원:성체축성전에 성령께서 오시어 이미사가 참된 제사가 되게 하여 주시기를 청한다. 성체축성:사제가 주님의 말씀을 외면서 빵과 포도주를 성체 성혈로 축성한다. 기념과 봉헌:거양성체 후에 주께서 인간구원을 위하여 행하신 수난, 부활과 승천, 재림 등을 기념하여 성체성혈을 제물로 성부께 바친다. 전구:제사봉헌에 힘입어 교회와 산이와 죽은이를 위하여 공동체가 전구한다. 영광송:이 미사봉헌으로 성부 성자 성령께 영광이 있으시기를 축원한다.
사제가 성찬 기도문을 외는 동안 참례자들은 사제와 한 마음으로 위에 지적한 내용을 음미하면서 듣고, 영광송끝에 성찬 기도문의 내용 전체에 동의하는 뜻으로 장엄하게「아멘」이라고 대답한다.
미사참례는 위에 설명한 최소 한도의 의식을 가지고 해야 제대로 하는 것이다. 가정미사를 자주 봉헌하고 온 가족이 참례하여 영성체하는 것을 가정성화의 제일 방법으로 권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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