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가 그 고유한 목적에 사용하기 위해 어떤 물건이나 장소ㆍ사람들을 축성하면 성(聖)자가 붙게 된다. 이는 세상의 속된 것과 구별하기 위함이다. 바로 성지주일(혹은 예수수난주일)에 사용되는 나무가지 즉 성지(聖枝)도 그 한예이다.
성지로는 옛부터 종려나무가지를 일반적으로 사용해오고 있다. 종려나무를 라틴어로 빨마(Palma)로 부르는데서 예수수난주일을 성지주일(聖枝主日)로 부르고 있다. 지역에 따라서는 올리브나무가지가 성지로 사용되고 있다.
우리 교회가 나무가지를 축성해 성지주일에 사용하는 직접적인 동기는 예수님이 예루살렘에 입성(入城)하실때 백성들이 승리의 상징으로 종려나무와 올리브 나무가지를 길바닥에 깔고「호산나」를 외치며 환영한데서 비롯됐다. 이를 성지주일의 전레행사로 정착시킨 것은 4세기부터로 알려져있다.
종려나무는 키가 크고 줄기가 우아할 뿐 아니라 톱니모양 가지들과 그늘을 제공하는 잎들로 인해 은신처로서 또한 사막경계선에서는 음식물을 제공함으로써 옛부터 이집트ㆍ바빌로니아ㆍ앗시리아 그리고 유태인들가운데 귀하게 여겨졌다.
그리고 이 종려는 유태인들과 로마인들에게 있어 승리나 기쁨의 행렬에는 반드시 등장했다. BㆍC 293년에는 전쟁에 승리한 로마병사들이 종려가지를 엮어 머리에 쓰고 로마시가를 행진한 기록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종려는 공식경기에서 승리의 상징으로 수여됐다.
이스라엘인들은 초막제를 거행할 때 이 종려가지를 가져오도록 했으며(느헤미아 8, 15:레위기23, 40)이것은 꽃다발의 일종으로 축제일에 승리를 경축하거나 혹은 존경이나 충성의 상징으로 바쳐졌다.
신약에 들어와 종려는 순교와 연관됐고(사도7, 9)또 순교자의 영광스런 죽음의 상징으로 까따콤바의 무덤이나 무덤표시로 장식됐다.
우리가 성지주일에 성지를 들고 행렬을 한 후 성지를 집으로 가지고 가는 뜻은 바로 그를 통해 성사적으로 또한 상직적으로 현존하시는 그리스도를 가정에 모시기 위함이다. 따라서 일년동안 성지를 정성스럽게 모시는 것은 그만큼 축복받을 일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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