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의 사도 프란치스꼬 사베리오
사베리오는 가고시마의 신자들을 야지로에게 맡기고 히라또로 갔다. 히라또의 성주(城主)는 사베리오 일행을 우대하여 이곳에서 불과 3개월만에 1백여명에게 영세를 주었다. 사베리오는 히라또를 토레스 신부에게 맡기고 페르난데스 수사를 대동하고 산수가 수려하고 아름다운 야마구찌(山口)로 갔다.
사베리오는 선교여행을 다닐때 양식으로 볶은쌀과 속옷 3~4벌을 가지고 다녔으며 일본의 실정을 알기 위하여 해로(海路)를 피하고 육로로 다니느라 더 고생을 하였다. 사베리오는 동상에 걸려 부은 다리로 눈이 쌇인 곳에서 노숙(路宿)하는 예가 허다했고 복장이 초라한데다가 외국인이므로 어린아이들에게 척석(擲石)과 조롱까지 당했다고 한다.
당시 야마구찌(山口)는 조선 중국 포루뚜갈 스폐인 등과 무역을 하던곳으로 일본의 부(富)는 이것에 집중되었다해도 과언은 아니었다. 생활 풍속은 교오또(京都)와 거의 비슷하였다. 사베리오는 거리로 다니며 가두 강론을 많이하였고 일본인들은 이국땅에서 온 승려의 강론을 듣기 위하여 호기심을 갖고 많이 모여들었다.
천황 알현을 거절당함
1551년 사베리오 일행 3명은 추운 겨울에 교오또(京都)에 갔으나 초라한 이국인(異國人)을 천황에게 추천해 줄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천황을 알현 하려면 상당한 지위에 있는 사람의 추천이 있어야할 뿐만 아니라 귀중한 헌상품과 좋은 옷으로 몸단장을 잘해야 된다. 사베리오는 초라한 옷 차림에 긴 여행으로 몸은 지쳐 수척하고 총독의 친서와 예물은 히라또(平戶)에 남겨 두었다.
궁중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사베리오의 남루한 옷과 헌상품이 없는 것을 알고 천황의 알현을 거절했다. 사베리오는 헌상품이 필요하면 가져오겠다고 사정을 했으나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어느사람이 사베리오에게 일러주기를 천황으로부터 선교의 자유를 얻는다해도 무익한 것이라 함으로 사베리오는 천황 알현을 단념하였다.
야마구찌 군주에게 헌상함
사베리오가 야마구찌 군주를 알현하려고하자 주위에서 좋은 옷을 입고 군주를 알현하라구 총고하였다. 사베리오도 이 총고를 타당하게 생각하고 화려한 비단 수 제의 (祭衣)를 입고 예물을 가지고 야마구찌의 오우찌 요시다가(大內{}隆) 군주를 찾아갔다. 오우찌 요시다가 군주는 화려한 제의를 입은 사베리오를 보고 마치 천상에서 내려온 것 같다며 감탄해하였다. 사베리오의 헌상품은 일찌기 일본에서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진귀한 건이었으므로 오우찌 요시다가 군주는 대단히 기뻐하였다. 사베리오의 진공품은 다음과 같다.
망원경ㆍ양금(洋琴)ㆍ비단ㆍ종ㆍ유리화병ㆍ거울ㆍ안경ㆍ서적ㆍ소총 10자루ㆍ자명종. 오우찌 요시다가는 보도(寶刀) 한자루와 황금 한상자를 사베리오에게 답례로 주었다. 사베리오는 이 답례품을 사양하며 「저에게는 이런 황금이나 칼이 필요하지 않읍니다. 저에게 선교의 자유를 주시어 사람들의 영혼을 구하게 해 주십시요」라고 하였다. 이 말에 오우찌 요시다가 군주는 『일본의 승려들은 황금을 거절하지 않는데 천축(天竺 인도)에서 온 서승은 황금을 싫다하시니 실로 도인(道人)이요』라고 말하며 대단히 감격해했다.
오우찌 요시다가 군주는 즉시 야마구찌 시가에 천주교를 신봉해도 좋다는 포고문은 붙이게 하였다.
가두에서 강론
사베리오와 페르난데스 수사는 매일 가두에서 강론하느라 분망하였다. 하루는 페르난데스 수사가 군중앞에서 열심히 설교하는데 그중에 폭도(暴徒) 하나가 페르난데스 수사의 얼굴에 침을 뱉았다. 페르난데스 수사는 조금도 화를 내지않고 태연히 손수건을 꺼내어 얼굴을 닦고 강론을 계속하였다. 폭도는 헤르난데스 수사에게 감동되어 염서를 하고 천주교 신자가 되였다.
일본인 청년 예수회 입회
야마구찌에는 이미 신자가 5백여명이 넘었다. 25세가 된 반 맹인 청년이 예수회에 입회하였는데 학색이 높고 악기를 만드는 기술이 있었다. 이 청년은 교오또(京都)각처에 다니며 선교를 하고 고니시 유끼나가(小西行長) 부자에게 선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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