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의 국교가 유교였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나 당시의 유교는 민중의 생활체험보다도 지배계급의 일방적인 정책에 의해 국교로 채택되었기 때문에 민중의 삶이나 종교적 욕구와는 상당한 거리를 갖고 있었다. 이와같은 유교와 민중간의 괴리현상은 조선후기에 이르러 유교가 민중억압과 민중수탈의 도구로 전락함으로써 보다 심화되었다.
유교계 신흥종교의 발생은 조선왕조의 몰락과 관련된다. 유교에 의해 통치되어오던 조선왕조가 외세의 침략에 의해 위기를 맞게 되자, 사회 일각에서는 쇠퇴와 병폐현상을 보이고있는 유교를 수정. 보완함으로써 국가적 위기상황을 극복하려는 운동을 나타내기 시작하였다.
이러한 운동은 일제시대에 들어와서도 계속되었다. 1907년 공자를 신앙대상으로 하여 서울에 창교되었던 태극교를 비롯하여, 일제시대에 발생하였던 공자교 ㆍ모성교ㆍ대성원ㆍ대성교회ㆍ 조선유도회 등은 이러한 운동의 결과였다. 그러나 이 당시의 유교계 신흥종교들은 유교적 통치방법에 의해 억압과 수탈을 받아온 민중의 오랜 역사적 경험으로 인해 별로 큰 호응을 얻지 못하였다. 뿐만아니라, 당시의 유교계 신흥종교들은 일제 당국의 탄압과 「유사종교해산령」에 따라 모두 소멸되고 말았다.
현재. 유교계 신흥종교로서는 갱정유도(更定儒道ㆍ일명 一心敎)만이 명맥을 우지할뿐, 그밖의 종단들은 거의가 유명무실한 상태에 있다.
갱정유도는 TV에서 몇차례 소개됨으로써 사회적인 관심과 흥미를 불러 일으키는 종교이다. 이 종교의 신도들은 옛날의 선비들처럼 보발(保髮)을 하고 큰 갓을 쓰며 도포를 입는다.
또한 이들은 자녀들을 일반 학교에 보내지 않고 서당에서 한학을 가르친다.
이종교는 한때 50만 신도를 호칭할정도로 위세를 떨쳤지만, 1954년 창시자의 구속과 거기에 따른 사망으로 인해 교세가 꺽이고 분파를 이루게 되어 현재에는 5만 정도의 신도를 갖고있다. 이 교단의 본부는 전북남원에 있으며 지리산 청학동에는 수련소가 있다. 또한 서울과 대전 등 주요도시에는 지부를 두고있다. 이 종교는 영신황제(迎新皇帝) 또는 강천자(姜天子)로 불리우는 강대성(姜大成ㆍ1889~1954)에 의해 1963년 창교되었다.
그는 1929년 부인과 10세된 아들과 함께 입산하여 수도하였다고 한다. 그는 천지인(天地人)삼재 (三才)로 보면 하늘은 선(仙)이고 땅은 불(佛)이며 사람은 儒)이고, 부부자(夫婦子)삼인으로보면 아버지는 선이고 어머니는 불이며 아들은 유라고 하여 방 3개를 각각 유ㆍ불ㆍ선으로 나누어, 선도방에는 황천상제위(皇天相帝位)를 모시고 자신이 선법 수행을 하고, 불도방에는 칠성존위(七星尊位)와 산신존위(山神尊位)를 모시고 부인이 들어가 불법수행을 하고 유도방에는 아들이 들어가 윤리범절의 유도법을 수련하였다고 한다.
이러한 수행과정을 통해 이들 3인은 상제(上帝)로부터 천지공사(天地公事)위 큰일을 맞게 되었다고 한다. 즉 지나온 세상은 천상에는 선(善)이 모이고 지상에는 악(惡)이 모인 세상이었으나 다가오는 세상은 천상에 모여있던 영(靈)들이 자상으로 내려 오고 지상의 모든 악은 천상으로 올라가게 되는 변역천지(變易天地) 가 되는데 이들3인이 그것을 이루게 하는 책임을 맡게 되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천황씨(天皇氏)인 남편은 천상의 기운을 인간세계에 내려보내고, 지황씨(地皇氏)인 부인은 인간세계의 모든 악을 천상으로 보내며, 인황씨(人皇氏)인 아들은 지금까지 쌓여온 모든 인간의 원한들을 해원시킬 책임을 맡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상의 악을 천상에 올려 보내기 위해서는 부인은 죽어야만 하므로 이들 가족은 서로 붙들고 울었는데, 그때 흘린 눈물을 수건으로 닦아 모으니 각각 한사발씩 되었다고 한다. 이들은 이 눈물을 서로 바꾸어 마셨다고 하는데, 이것이 이종교의 핵심교리의 하나인 누건수(淚巾水) 교리이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그의 부인은 육체는 죽었으나 영혼은 남편에게 와서 살았으며, 남편은 육체는 살았으나 영혼은 하늘의 기운을 통솔하며 부인의 뱃속에서 죽었고, 아들은 어머니의 뱃속에 있던 아버지와 영혼을 바꾸어 소위 생사교역(生死交易)을 함으로써 함생을 구제하고 지상선경의 토대를 이루었다고 한다.
이러한 교리를 통해 볼 때, 갱정유도는 유교라기 보다는 유ㆍ불ㆍ선 을 혼합한 종교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천지공사와 해원사상을 강조한다는 점에서는 증산교의 교리와 유사한 면은 띠우기도 한다.
일반인들에게는 이 종교의 신도들이 옛날 복장을 하고 주로 농업에 종사하기 때문에 이 종교가 고루한 중교로 인식되기도 한다. 그러나 갱정유도는 정치에 대한 관심과 참여가 대단히 활발하다. 이 종교에서는 21세기에는 한국이 만국(萬國)의 종주국(宗主國)이 되여, 천하를 통솔할 진리는 한국에서 나오게 된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1954년 세계를 통솔할 새 정부가 한국에서 나온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UN총회에 보냈다가 국가보안법 위반혐의로 창시자인 강대성이 구속된 일이 있으며 (이 사건으로 인해 그는 사망하였다), 1965년 6월에는 신도 5백여명이 서울에 올라와 미국과 소련을 멀리하고 남북한의 인민들은 서로 화합하라는 내용의 삐라를 육십만장이나 뿌리면서 데모를 벌여 수십명의 간부들이 구속되고 사회로부터 조소를 받기도 하였다.
이들은 외래의 이데올로기인 민주주의와 공산주의의 이념 때문에 한반도가 분단되고 한 민족이 대립하게 되었다고 주장하면서 외세를 배격하고 민족의 전통사상으로 통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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