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정주성 신부(수원교구 부곡본당 주임)가 보내온 「사목회와 평협」논문이다. 본보가 4회에 걸쳐 소개할 이 논문은 사목회의 조직 ㆍ 설립 근거 및 사목회와 평협의 운영 등의 순서로 구성돼 있다

머리말

3백년대에 들어선 한국 천주교회는 사목회와 평협의 조화로운 활동에 새로운 기대를 걸기에 이르렀다. 司牧會와 平協은 사목협의회와 평신도사도직협의회의 준말이다. 그러나 제2차 바티깐 공의회에서 평신도에 대한 뜻을 문헌을 통해 명확히 천명해 주었고, 또한 교회헌장과 교령을 통해 사목회와 평협의 개념까지도 명시해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두 협의 기구를 사목 일선에서 조화롭게 운영해 가기는 고사하고 그 개념조차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혼선을 빚고 있는 듯한 현실은 안타깝기 그지 없다. 이는 아마도 아직까지는 단위교회(본당)에서 그 조직활동이 미약하지만 평신도가 주축이 되어 조직되고 운영되는 평협과, 사목자가 중심이 되는 사목회에 평신도가 참여한다고 하는 이원성의 현실 문제에서 야기되는 갈등인지 모르겠다.

급변하는 현대문명의 사조속에서 절대수가 부족한 사제들만에서 절대수가 부족한 사제들만에 의해 운영되는 사목은 지극히 어려운 실정에 봉착한것이 오늘의 교회이다. 그렇기 때문에 제2차 바티깐공의회에서도 공의회 문헌이나 교회의 사목을 적극적으로 협조할 협의기구로서 평신도도 참여하는 사목협의희는 물론, 평신도만의 협의기구인 평신도 사도직협의회를 조직 운영토록 권장하기에 이른것이다.

오늘의 교회는 평신도의사도직 참여를 적극 고대하고 있다. 복잡하고 다양한 생활 양식속에 살아야하는 현시대의 평신도는 성직자와 수도들 보다 폭넓게 협조할 수 있는 일급의 전문직 구성원이 되면서 근본적으로 목자에게 길러지는 양떼(信徒)로서의 권리와 의무를 수행해야하는 주체들이라는 정이다. 양떼없는 목장을 생각할수 없듯이 평신도없는 교회는 무의미하다. 양떼가 있는 목장이되 훈련과 조직이 잘된 목장이 훌륭하듯이 교회의 구성원들인 평신도들이 보다 더 사도직에 열성적일때 그 교회는 더욱 발전하게 된다. 물론 목자의 지도를 전제한 평신도의 사도직일때를 말한다.

그러므로 평신도가 교회의 지도를 받는 사도직 수행은 하느님께 받은 신앙 생활의 막중한 의무와 권리를 갖는다. 이러한 의무를 지닌 평신도는 교회에서 이미 결정한 사목회나 평협에 적극 참여하여 새로운 가톨릭 운동을 전개시켜야 하는것이다

그러함에서도 불구하고 지도층의 이에 대한 인식 부족과 활동 대상의 한계에 대한 혼란에서부터 시작하여 운영까지도 중구난방(衆口亂防)식이어서 뜻있는 이들의 개탄을 금치 못하게 하고 있다. 그리하여 이런 혼란을 정리하기 위해 1986년 가을 전국 평협 회장 명의로 한국 주교단에 활동단체의 용어와 그 권한과 한계, 그리고 방향 등에 대한 질의를 건의 양식을통해 제출했으나 아직도 아무런 교시가 없는것으로 알고 있으며, 오히려 주교단은 금년 춘계 주교회의에서 평협, 농민회, 그리고 학생회의 중앙기구의 활동을 잠정적으로 중단을 시켰다. (월간조선 5월호 참조)

이에 의상과 같이 사목회와 평협에 연관된 이미 제시된 문제들을 상고함으로써 일말의 발전적 진로를 제시하고자 하는데 본 논고의 목적이 있다

1,사목협의획(사목회)의 조직

현대 교회의 사목은 사목자와 평신도의 협력이 없이는 이루어지기 힘들다는 사심을 누구나 잘알고 있다. 그러므로 교회헌장에서도 이를 다음과 같이 천명하고있다.

『…평신도와 사먹자들이 이상과 같은 친밀한 교류에서 우리는 많은 교회의 선익을 기대하게 된다. 이러므로써 평신도들은 책임감이 커지고 또 그 정열이 강해지면서 보다 쉽게 사목자들의 사업에 협력할수 있게 된다. 그리고 사목자들은 평신도의 경험에서 도움을 받아 영신 사정이나 현세의 사정에도 보다 명백하고 적절한 판단을 내릴 수 있게 된다. 따라서 교회 전체는 모든 지체들의 힘이 합해져 현세의 사명을 보다 효과적으로 완수하게 될것이다』(교회헌장 37항)

교회헌장 제 4장에서는 다음과 같이 평신도의 주체성과 역할을 지적하면서 그 품위를 고무시키고 있다.

『평신도들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지식과 능력을 자격에따라 교회의 이익을 위한 일에 스스로 의견을 맑힐 권리는 물론 때로는 의무까지도 있다…목자들은 평신도들이 교회 안에서 지니고 있는 품위와 책임을 인정하고 또 고무시켜주어야 한다.

그들의 의견을 기꺼이 참작하고 믿으면서, 교회에 봉사할 일들을 그들에게 맡기되 그들에게 행동의 자유와 여유를 가질 수 있도록 함으로써 자발적인 참여의식이 유발되도록 격려할 일이다.』(교회헌장 37항).

이상과 같이 교회 협력에 있어서의 평신도의 사기를 높이면서도 평신도사도직 교령 24항에서는 만일 성직자의 직무를 평신도가 위임받아 수행할 경우라고 하면 그 평신도는 주교나 본당 신부에게 종속되어 수행해야 된다는 점을 명백히 밝혔다. 그리고 또 성직자들이 명심해야할 사항도 평신도사도직교령 25항에서 맑혀주고 있다.

사제직무교령 9항에서는 사제와 평신도간에 일어나서여러가지 관계를 잘 설명해준다 . 한 걸음 더 나아가 주교사목교령 27항에서는 사제와 평신도와의 협력 정신을 구체적으로 사목에 구현시키기 이하여 사목협의회이 조직 설립을 강력히 권장하고 있다. 그내용은 다음과 같다.

『교구마다 사목협의회를 구성하기 바란다. 사목협의회는 주교의 관할하에 특별히 선정된 성직자·수도자·평신도로 구성된다. 이 협의회는 사목활동에 관한 일을 연구검토하여 실천적 결론을 추출해 내야 한다』

이상에서 살펴본대로 평신도의 도움이 절대로 필요한 사목협의회이지만 사목 그 자자체는 사제 즉 성직자 고유의 것이므로 어디까지나 평신도는 사제직(主敎·神父)에 종속되어 협조하는 위치이상이 아님을 명백히 하고 있다. 왜냐하면 평신도에게 사목을 담당시키지 않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