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에서는「SOB」라는 약자(略字)를 놓고 레이건 대통령과 기자들간 실랑이를 벌인 사실이 토픽으로 소개되었다.
사건의 발단은 레이건 대통령이 필리핀 사태와 관련, 기자들로부터 집요하고 거센 질문을 받자 무심결에 내뱉은 말이「X새끼들」(Sons of bitches)이었다.
이말은 일반 취재기자들에게는 들리지 않았으나 기자회견장에 설치된 TV방송의 녹음테이프에 수록돼 뒤늦게 밝혀짐으로써 기자들로 부터 즉각적인 항의를 받았다고 한다.
사람을 동물에 비겨서 하는 욕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역시 큰 욕에 속하는 모양이다.
그래서 기자들은 T셔츠에다「SOB」라는 약자를 새겨 레이건 대통령에게 선물했는데 이 약자의 해석이 천양지차로 나타났다.
기자들은「SOB」의 의미를 백악관의 프레스센터가 있는「지하층에서 일하는 사나이」(Son of the basement)로 풀이하는데 반해 레이건 대통령은「예산을 절약하자」(Save our budger)는 뜻으로 해석했단다. 역시 통이 크고 머리회전이 빠른 미국사람들다운 기지를 보여준 한 예라 하겠다.
우리 교회에도 이와 유사한 오해를 불러일으킨 약자가 있었다. 「AMDG」가 그것이다.
한때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모자 귀퉁이나 T셔츠 뒤에다 이약자를 새겨다닌 적이 있었는데 그들의 해석은 「아니꼽고 메스껍고, 더럽고, 지저분하다」는 뜻이란다. 어쩌면 세상돌아가는 꼴이 그들 눈에는 그렇게 부정적으로 보였는지 모르겠다.
그러나「AMDG」의 본래의 뜻은「보다 더 큰 주님의 영광을 위하여」(Ad Majorem Dei Gloriam)란 라틴말의 약자이다.
이 약자는 마르틴 루터에 의한 소위「종교개혁」이 한창일 때 교회쇄신운동의 일환으로 예수회를 설립한 이냐시오 로욜라성인이 수도회의 설립이념으로 정한 모또로서, 모든일을 하느님게 더 큰 영광을 드리기위해 행하겠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SOB」의 시비를 계기로「AMDG」의 본래 의미를 되찾으면 싶다.
<鳳>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