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을 위해 생명을 바친 민족의 횃불, 義士 안중근(토마ㆍ서거당시32세). 3월26일 안중근의사 서거 76주기를맞아 서울 명동대성당에서는 서거 76주기 추모미사를 봉헌, 그의 뜨거운 조국애와 투철한 신앙을 기리는 뜻깊은 자리를 마련한다.안중근의사 76주기 추모미사는 지난 79년 안의사 탄신 1백주년을 기해 기념미사를 봉헌한데 이어 80년 서거 70주기 추모 미사를 가진이래 6년만에 이어지는것으로 교회로서는 3번째 갖는 공식행사. 따라서 이번 76주기 추모미사는 몸바쳐 나라를 구하고자했던 살신애국(殺身愛國)의「애국자 안중근」과 함께 투철한 신앙의 소유자인「신앙인 안중근」의 생애를 다시 한번 조명하는 중요한 계기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으고있다.
1879년 황해도 해주에서 태어난 안중근은 1897년 이미 입교했던 부친 安泰勳(베드로)의 인도로 전가족과 함께 불란서인 홍석구 신부에게 세례를 받고 신앙인의 길로 들어섰다. 개화적인 사상을 지녔으며 우국충정의 강한 의지의 소유자인 부친 안태훈의 신념과 신앙은 맏아들 안중근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쳤고 특히 천주교 신앙의 입문은 그의 생애에 새로운 장을 펼치는 전환점이 되었다.
영세신부인 홍신부를 따라 황해도 일대에서 명쾌하고 호소력있는 명강론으로 암운속의 동포들에게 복음을 전하던 신앙인 안중근은 을사보호조약 체결로 일본의 침략이 노골화되자 빼앗긴 국권회복에 투신할 것을 결심하게 된다. 스스로 강한 힘을 길러 주권을 회복해야한다는 신념으로 全 동포의 분발을 촉구한 그의 활동은 사재를 털어 三興학교와 敦義학교를 설립, 미래 주인공인 청소년들에게 투철한 민족정신과 조국애를 심어주는 것으로 발전했고 결국 광복 의병대를 조직, 동포들을 무지한 압제자로부터 구해내기 위한 독립전쟁에 들어갔다.
굳은 신앙심을 바탕으로 의병대 생활을 통해서도 정의와 평화를 철저하게 신봉한 그는 거듭되는 위기를 헤쳐가며 동지들에게 복음을 전파하고 대세를 주는, 신앙인의 삶을 키워나가도록 했다.
굽힐줄 모르는 저항정신과 조국광복의 신념은 1909년 9월 31일 하르빈 역에서 조선침략의 원흉 이등박문(伊藤博文)을 저격, 사살함으로써 뚜렷이 입증됐고 그의 의로운 독립전쟁의 서막은 대한민국 국민 뿐만아니라 중국대륙에까지 큰 기쁨과 희망을 안겨주었다.
조국의 광복과 동양의 평화를 위해 죽음조차 두려워하지 않았던 안의사의 의거는 사랑하는 조국과 민족을 죽음으로부터 건지기 위해 아낌없이「我」를 버린「독립전쟁」의 일환이었다. 조국을 향한 뜨거운 사랑과 평화를 추구하는 염원속에 5개월간의 옥중생활동안「자서전」과「동양평화론」을 집필, 후대에 남긴 안의사는 여순감옥을 찾은 홍석구 신부로부터 고백성사를 받고 미사에 참례하는 등 신앙인으로서 삶을 마무리하는 준비끝에 1910년 3월 26일 파란 많은 생애를 마쳤다.
나라와 겨레를 생각하는 큰뜻을 가슴에 품고 고향을 떠나「광복의병대」를 조직한지 2년만이었으며 그 큰 뜻을 실행에 옮긴지 불과 5개월, 그의 나이 32세였다.
애국자이자 한사람의 신앙인이었던 의사 안중근은 1979년 탄신 1백주년을 맞아 처음으로 교회의 관심을 끌기시작했다.
79년 9월 2일 명동대성당에서 故 노기남대주교 집전으로 봉헌된 안 의사 탄신 1백주년 기념미사는 한국교회가 신앙인 안중근을 새롭게 인식한 공식행사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80년 3월 26일 서거 70주기를 기해 이어진 추모미사를 끝으로 교회안에서의 안 의사 추모 및 기념행사는 사실상 끊어진 상태였다. 따라서 이번 76주기 추모미사는 6년만에 재개된 교회의 공식행사라는 점에서 안의사 추모사업 관계자들을 비롯, 관심있는 이들의 특별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한 그동안 두번의 행사가 외부단체의 요청에 의해 치뤄진 것과는 달리 이번 76주기 추모미사는 한국교회사연구소의 발의로 명동대성당이 자발적으로 주관한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돋보이고 있다. 한편 한국교회사연구소 소장 최석우 신부는『의사 안중근은 나라와 겨레를 사랑했던 애국자이기 이전에 한 사람의 진실한 신앙인이었다』고 전제, 『그의 깊은 신앙은 애국활동의 폭과 깊이를 더해주는 원동력이 될 수 있었다』고 견해를 밝히고 따라서『안 의사의 정의로운 삶과 깊은 신앙을 추모하고 널리 알리는 기념행사, 사업이 교회안에서 지속적으로 이어져야 할것』이라고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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