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근래에 드물게 보는 좋은책 한권을 대하게 되었다. 그것은 가톨릭대학 신학부에서 10여년간 종교심리학을 강의하신 윤주병 신부님이 펴내신「종교심리학」이란 서책이다. 이책은 종교교육을 위해서는 더 말할 것도 없고 어쩌면 일반교육계에 더 긴요한 책인지도 모른다. 우리 교육계는 해방후 40여년동안 그 숱한 교육 전문가들의 연구와 노력과 투자에도 불구하고 청소년의 인간교육에는 계속 실패를 거듭해 왔기 때문이다.

그것은 아마도 우리네 교육이 가장 중요한 부분, 즉 종교교육을 도외시 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런 의미에서 이 저서는 우리 일반 교육계의 기초적 공동(空洞)을 메워줄 것으로 생각한다.

이책의 핵심은 제 2부로 생각된다. 2부는 모두 7장으로 유아기로부터 성인기에 이르기까지 발달 심리학적 관점에서 각 시기의 종교적 발달 즉 종교적 사고, 종교적개념, 행동자세, 특성 등 인간 종교심의 전반적인 관점을 그리고 마지막 장에서는 종교적 성숙의 본질적인 구성 요소를 서술한다. 특히 2부에서는 부모, 교육자, 사목자들에게 종교교육과 지도를 위한 실천적인 방안 모색의 이론적 토대가 제공 되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유아기의 종교 심편에서 학교 교육 이전에 가정에서의 조기교육 혹은 유아교육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잘 드러내주고 있다.

또한 이책은 유아기의 종교심에서 출발하여 아동기의 종교심 특히 가정에서 아버지를 하느님 상으로, 어머니를 하느님의 속성상으로 자기를 형성해 오던 테두리를 넘어 학교라는 사회로 진출할 때 나타나는 어린이의 심리적 변화, 종교심리의 변화를 섬세하게 다룬다. 더 나아가 청소년 전기의 종교심과 후기의 종교심 그리고 청년기의 종교심을 다룬다.

이런 여러단계를 거치면서 한 어린 생명이 어떻게 종교적 성숙에 이르게 되는지 또 그 성숙의 특성이 무엇인지등을 전문가들의 깊은 연구와 체험을 통해 누구에게도 공감할 수 있게끔 풀어간다.

이런 여러 단계에서 한 어린 생명은 지성적으로 정서적으로, 의지적으로 다시 말해 지식론적, 심리학적, 미학적, 사회학적, 종교심리학적 여러 측면에서 어떻게 확신과 회의, 갈등과 혼돈을 거듭하게 되는지 그리고 어떻게 더 높은 차원의 확신과 조화와 안정 그리고 보람된 삶을 성취하여 가는지를 잘 드러내준다.

급기야는 성숙한 종교심에 이르러 인격의 성숙, 인간존재의 완성에로의 길을 제시한다.

종교심의 성숙은 시간안에서 이루어진다. 성실한 종교심을 발달의 여러단계의 어려운 문제를 적절하게 해결하여 간다.

성숙한 종교심은 도달한 확실성의 기초위에서 가장 위대한 진리에로 향하게 된다. 그러므로 성숙한 종교심은 탐구의 모험을 감행한다.

사실 종교적으로 성숙한 사람은 체험안에서 신앙에 대한 확실성과 회의가 모순되지 않음을 깨닫게 된다. 그것은 회의와 확실성은 적극적 의지의 표현이며 더 깊은 진리에로 향하는 것을 드러내 주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성숙한 종교심의 역동성은 철학적이고 과학적 탐구의 긴장과 조화를 나타낼 뿐만 아니라 인간의 불안정한 역사와 개인적 체험을 지속적으로 드러내주며 새로운 안정과 균형을 창출해 낸다.

무엇보다도 성숙한 종교심은 인간의 자유를 인정하며 책임있는 선택과 존재론적 의무를 요구한다.

또 봉헌적 행동에로 사람을 이끌어가며 보다 숭고한 도덕성을 촉구한다.

그러므로 이 책은 빈약한 우리네 종교 교육계에 좋은 길잡이 구실을 다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