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7년
9월 17일 월요일
전라도에서 돌아오는 베드로 봉 신부가 오늘 저녁에 도착했다. 그는 뤼카 신부가 고질적인 천식으로 몹시 지쳐있다고 알려주었다. 혼인조당 때문에 상당히 오랫동안 냉담을 했으나 현재는 수제하고 있는 대구의 한 교우가 동굴을 위해 내게 1천원을 가지고 왔다. 그는 벌써 성당을 위해서도 그만큼을 냈는데 12월에 같은 금액을 또 내겠단다.
9월 20일 목요일
산책에서 돌아오자 무세 신부가 전보를 주기에 내 배편이 연기되었다는 콩바주교의 전보일 것이라는 생각을 하며 평온하게 전보를 뜯었다. 그런데「사즈 주교 사망. 슐레」라고 적혀있었다. 무엇보다 예기치 않았더 일이고 다음에는 주교직에 오른지 2년반만에 그의 연로한 주교를 그대로 남겨두고, 38세의 나이로 세상을 하직하는 보좌주교를 본다는 것은 슬픈 일이기에 비통하고 세상을 놀라게 하는 소식이다. 사실 우리는 참으로 하찮은 존재이다.
9월 25일 화요일
오후에는 5년전 백여명에 불과했으나 현재 4백명이 넘는 학생들을 헤아리는 마리아니스트 수도원의 카이세이(海尾)학교를 방문했다. 나는 거기서 신도(神道)문제에 로마가 개입하게된 경위를 알게되었다. 마리아니스트회의 제자이자 로마주재 해군무관이며, 이미 많은 문제들을 제기했던 아주 훌륭한 가톨릭신자인 야마모토씨가 로마에 양심의 문제를 제기했다. 돌아오는 그의 임명 때는 그는 해군소장이 되어야하는데 아마도 신도때문에 해군소장이 될 수 없는 모양이다. 그점에 대해서 로마는 도쿄대주교에게 주교들의 의견을 들은후에 로마에 보고서를 올리도록 요청했다. 나는 불행히도 이 보고서가 페트렐리 주교에 의하여 하찮은 관점에서 가볍게 처리된 것 같다는 사실을 알고는 놀랐다. 한편 종교문제가 올겨울에 의회에서 다루어질 예정인것 같은데 카이세이 학교의 외교인 일본인 교수들의 의견은 자유당이 승리할 것이라는 것이다. 이것은 다수의 개신교외원들과 미국내 일본인들이「미개인들의 종교」에 대한 호의를 철회하려는 놀랄만한 움직임을 보이는 미국인들의 재판에 굴욕을 느꼈기때문이다.
10월 3일 수요일
7시30분에 로파홍 자동차가 경리부로 나를 데리러왔다.
소성당 입구에는 게인 지도신부와 대성당의 피에 주임 신부가, 미사를 돕기위해 복사복을 입고 있는 로씨와 함께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10월 11일 목요일
투르뇌 신부가 오늘 아침엔 외출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정신이 혼미해진 상태가 되었다. 사람들이 그를 죽이려한다면서 땅을 구르며 울부짖고 있다.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는데 적어도 서너시간 동안은 뇌염의 상태였다. 4시 기차편으로 로베르 신부와 함께 그를 홍콩으로 보냈는데 역으로 그를 데리고 가는 것은 손쉬운 일이 아니었으며 그의 고함소리는 스캔달을 일으킬뻔 했다. 얼마나 가슴 아픈 일인가. 나는 특히 루르드의 성모님을 생각하고 있다. 마귀가 오랫동안 조용하게 있을 수 없는 한은 언제나 그러했고 또 언제나 그러할 것인데 요는 전부를 하는 며칠동안만이라도 주님께 일임하고 최선을 다 해 행동하는데 있으며 우리는 교회의 안에서 계속되는 전투에 도전해야만 한다. 그리고 아무런 걱정도 없이 대사건을 기다리면 되는 것이다.
10월 14일 일요일
오늘 명도회의 회의를 재개하였으며, 약 40명이 참석했다.
8월 25일자 서신들을 받은 이틀전에야 받았는데 6월 중순의 우편물이 도착했다. 마침내 성영회를 위해서 우리 수녀들은 통상적인 명목의 배당금을 받게되었는데, 이는 모두들, 특히 서울에서 성공할 수 없다고 단정하던 교섭의 좋은 성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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