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세기 당시 한국 땅을 밟은 최초의 서구인으로 임진왜란이 한창이던 한국의 격동기에 유일한 서구의 증인이었던 스페인 예수회 그레고리오·데·세스뻬데스 신부의 일대기를 원전에 입각, 상세히 소개하고 있는 책.
한국외국어 대학교 박철 교수가 85년 스페인 국립 마드리드대학에서 문학박사학위를 받은 논문의 일부를 국내학계의 요청에 따라 번역, 발간했다.
이 책은 그동안 외국인 학자들의 연구에 의거한 단편적 소개로 많은 논란을 불러 일으켜온 세스뻬데스 신부의 일대기를 그가 쓴 서간 등을 통해 직접적으로 접근, 역사적·교회사적·문학적 측면에서 다각적으로 조명하고 있다.
저자는 해박한 어학실력을 바탕으로 16세기 포르투갈 및 스페인, 로마, 일본등지에 산재해있던 수십통의 고자료를 발굴, 세스뻬데스 신부의 출생과 가계, 방한과정에 대해 모호했던 점을 명쾌하게 밝혀주고 있다.
저자는 세스뻬데스 신부의 한국방문은 1653년 제주도에 표착한 화란인 하멜보다 60년이나 역사적으로 앞서고 있으며『지금까지 국내문헌에서 기술해온 것처럼 일본인의 종군신부로 따라온 것이 아니라 순수한 복음전파의 포부를 갖고 선교사업을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또한 기록의 어휘 하나하나를 분석해 볼 때 선교사들이 일본을 편파적으로 옹호하거나 한국을 불리하게 기술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 『그가 일본인 천주교 대명들의 주선으로 한국땅을 밟게 됐다고해서, 당시 침입자들과 같은 적대감정으로 평가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밝히고 있다.
한편 관계자들은 이 책에 실려있는 임진왜란 및 당시 우리 문화수준에 대한 기록들이 국학연구에 튼튼한 객관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뒷받침한다고 평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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