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고있는 허름한 잠바위에 부착된 십자고상이 선명하다.
이 십자가 위에 예수님께 자신을 봉헌 이요한 수사(31세)는 가난한 이들가운에 현존하시는 예수님을 찾는동시에 가난한 이에게 몸들 내주며 생활하고 있다.
요한수사가 원장으로 있는 부산시 우암동 소재 사랑의 선교 수사회는 1980년에 설립됐다. 이 수사회의 창립자는 인도 「켈커타」의 마더 데레사로서 한국세는 9년전 진출했다.
「그리스도 안에서 단순하고 기쁘게 생활하자」는 수도회 창립 정신에 따라 요한수사는 묵상과 성경 속에서 만난 그리스도를 가난한 이 가운데서 체험하고 있다.
요한 수사에게있어 가난하고 보잘 것 없는 이는 바로 예수 그리스도이시다.
현재 요한수사는 5명의 동료수사들과 함께 자갈치ㆍ국제시장 등에서 구걸하던 이와 길거리에 쓰러져있던 40여 행려환자들을 데려와 돌보고 있다.
이들은 또 대부분 노인들이라 6년동안 장례도 50여번이나 치러 이젠 염하는데도 능숙해졌다고.
아무런 수입원도 없이 50여명(수사6명포함)의 생계를 책임진 요한수사는 걱정을 하지 않는다.
착한 이를 통해 주님께서 계속 도와주셨기 때문이다.
기적같이 느껴지는 이 사실을 두고 요한 수사는 『6년동안 우리 가족들은 단 한번도 끼니도 거르지 않았습니다』고 밝힌다.
요한 수사의 활동은 수도원내에서 생활하는 환자들을 돌보는 것보다 직접 나가서 가난한 이를 만나는 일에 치중해 있다.
예수께서 둘씩 짝지어 제자들을 파견하신 것처럼 동료수사와 함께 요한 수사는 부산의 산동네ㆍ빈민가를 매일 찾아 다니며 빨래도 해주고 대화도 나누며, 양식이 떨어진 이들에겐 수도원의 라면 등을 가져다 끼니도 잇게 해준다.
『서너끼씩 굶고 있는 가정이 너무나 많다』며 그 동안의 활동결과를 알려준 요한수사는『쌀ㆍ라면 등을 계속 실어 날라줘도 우리 집은 주님께서 보충해 주시더라』며 먹을 것이 없으면 구걸하러 나가면 되지 않겠느냐고 되묻는다.
요한수사를 비롯한 6명의 수사들이 생활하는 방에는 가톨릭신문을 제외하고는 신문도 구독않고 텔레비나 라디오도 없다.
이 사실을 두고 요한수사는 『하루 종일 일해도 5백원 벌이가 어려운 이들과 일거리조차도 주어지지 않는 이들의 세계와, 일반 매스컴이 알려주는 세계는 완전히 다른 세계입니다. 추석이나 구정이 돼도 전혀 실감하지도 못하는 이들 가운데 생활하다가 매스컴의 별세계를 접하면 어쩔 수 없이 분노만 솟구치곤 합니다』라고 밝힌다.
TV나 일간지 기자들의 예리한 시각에도 전혀 비쳐지지 않고 잊혀져 버린 불우한 이웃들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찬 요한 수사는 『가난한 이웃 속에 하느님의 靈이 생활하실 뿐아니라 하느님이 당신과 동일시하시던 분이 바로 가난한 이웃』이라며 그 동안의 체험들을 들려준다.
어려울 때마다 찾아가도 무료로 돌봐주던 부산시 암남동의 구호병원(마리아수녀회경영)을 비롯, 메리놀병원ㆍ봉생병원 등과 일일이 열거할 수 없는 은인들은 요한 수사의 묵주알 속에서 되살아나는 이들이기도 하다.
예수님이 하신 것처럼 불우한 이들과 자신을 일치시켜가는 요한 수사는 그리스도의 빛을 땅위에 번지게 하는 작은 일꾼임에 틀림없다.
※연락처=(608)부산시남구 우암2동125의3 사랑의 선교수사회(69)8452
<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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